시사랑 이달의 시에 최우용 시인의 ‘이방인’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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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문학신문사
2006-07-29 11:16
서울--(뉴스와이어)--도서출판 시사랑(대표:박인과)에서 ‘시사랑 이달의 시’에 최우용 시인의 ‘이방인’을 선정 발표했다.

도서출판 시사랑에서는 아무런 조건 없이 오직 작품력으로만 신인들을 문단에 데뷔시키기 위해서 항상 “시사랑 신인문학상” 작품을 공모하고 있으며, 당선작이 있을 경우 수시로 매스컴에 발표하고 있다. 이 “신인문학상 공모”는 “모든 것이 시장경제의 원리로 돌아가는 사회의 척박한 현실 속에서 작품이 있어도 여러 가지 사정으로 한국 문단에 데뷔를 못하고 있는 유능한 인재들을 발굴시켜 이 사회의 문화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취지”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한다. 이 밖에도 시사랑에서는 “창조세계문학상”과 “횃불문학상”을 제정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번 ‘시사랑 이달의 시’(발표 : http://www.sisarang.co.kr)는 최우용 시인의 시사랑 신인문학상 당선작이었던 미발표작 ‘이방인’이다. 작품은 다음과 같다.
참조: www.duineserelegien.com/write.htm


이방인

희뿌연 간유리창 너머로 한 사내의 모습이 보인다. 그는 다리를 절며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있다. 마침 우박이 쏟아지던가, 사내는 어두운 두 눈을 부라리며 하늘을 노려보지만 철지난 카키색 점퍼 위로 궂은 바람이 펄럭이고 사내의 뒤를 쫓는 한 무리의 동네 아이들은 그의 피리소리를 듣지 못한다. 수심어린 사내의 호흡은 납골된 그의 그림자를 일으키며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그의 남루한 발길을 따르는 잿빛 언덕을 지나 은사시나무 가지들 틈새로 그가 잠시 사라진다. 그가 돌아오자 우리들은 자갈돌처럼 어지럽게 수런거린다. 그의 체취는 불온하다. 그의 손가락은 구부러져 있고 그의 검은 손아귀에서 연기처럼 붉은 꽃이 피어오른다. 사기치고 있군. 그러자 그는 품에서 죽은 비둘기를 꺼내 보인다. 그는 물론 사기를 칠 생각이 없었노라 말한다. 그러자 그의 어깨 너머로 하얀 비둘기 떼가 쉼 없이 분수처럼 솟구쳐 오른다. 우리는 그 정도에 놀라지 않는다. 교묘하군. 그는 자신이 마술사가 아니라고 강변한다. 사랑과 희망만이 기적이다. 역시 사기꾼이야. 그는 더 이상 항변하지 않는다. 그의 침묵 속에 얼어붙은 번개, 혀를 짤린 우레의 골조가 드러나자 우리는 그가 떠나온 곳을 서둘러 은폐한다. 우리는 결코 우리의 근거와 테두리를 의심하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 밖을 나서지 않으리라. 그러자 그는 순식간에 눈앞의 간유리창을 깨고 죽은 비둘기와 함께 뛰어내린다. 그날 우리가 본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쏟아지는 우박이 유리창을 깨뜨렸을 뿐.

<시감상>

현대인의 고독과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으로 방황하는 시대의 모습을 스케치한 시이다. “희뿌연 간유리창 너머로” 한 사내를 등장시키며 또한 피리소리도 등장시킨다. 그렇지만 “납골된 그림자”처럼 우리의 호흡은 은사시나무 가지 사이로 얼굴을 감추게 된다. 그러나 “우리의 근거와 테두리를 의심하지 않는다.”며 여러 가지 이미지들을 번갈아 교체하며 시대와 역사를 고발하기 위해 시적 애매성을 적절히 활용하여 신비감을 더해주고 있는 시이다.

이 시의 도입부에서는 간유리창이 한 사내를 보여주는 역할을 하지만 마지막 결말 부분에서는 이 간유리창을 깨뜨려버림으로서 시대적 판단의 오류에 빠지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면서 사내의 피리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 최우용 시인이 시에서 마지막에 깨트려버린 간유리창은 우리의 우상이었다. 간유리창은 사내를 보호하지 못한 상태로 부서지면서 이제 사내를 더 이상 보여주지 못한다. 이제 자신의 투명한 가슴에 품을 사내는 없는 것이다. 아니 사내를 품을 간유리창이 없어졌다. 최우용이 깨트려버린 유리창은 우리의 시야를 왜곡하는 거짓이고 한 사내의 모습을 보여줄 때의 간유리창은 우리의 진실한 마음의 거울로서 ‘우리의 근거와 테두리를’ 의심하지 않는 정념이다. 최우용의 이러한 시어들은 오늘날 우리의 혼돈을 이야기 한다. <도서출판 시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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