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랑 평론 “시어의 위치와 혈자리의 위치는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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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문학신문사
2006-07-31 09:46
서울--(뉴스와이어)--도서출판 시사랑에서 자사의 홈페이지(www.sisarang.co.kr)를 통해 좀 특이한 평론을 발표해서 눈길을 끌고 있다.

도서출판 시사랑 대표인 박인과 평론가의 평론 “시어의 위치와 혈자리의 위치는 동일하다”가 바로 그것인데 한의학 용어들과 동양의학적 지식을 평론의 언어로 해부하고 분석·조명한 것으로서 이제 그의 평론이 문학적 시각의 문화예술적 차원을 건너 전문적인 지식 기반의 계층에도 이르고 있는 듯하다.

박인과 평론가는 그의 시 “뜸, 뜸을 뜨자”를 발표하면서 한의학적 견지에서 양지경희한의원 원장 정용현 박사의 의학적 용어 풀이를 인용, 문학적 영역에서 평론한 것으로서 내용은 다음과 같다.

♠ 뜸, 뜸을 뜨자 ♠ / 박인과 시인

뜸, 뜸을 뜨자
머리 쪽 열이 뜨는 희망의 정수리,
어깨,
허리,
무릎, 팔, 다리……,
통증이 뭉친 신열의 자리마다,
경혈(經穴)의 압통점에 압봉을 붙이고
온 몸을 도는 경락(經絡)의 혈(穴)자리에 뜸을 뜨자
엽록소가 풍부한 쑥 이파리 뜯어,
태백산맥(太白山脈) 등줄기로 뻗어 내리는 인진쑥의 그 힘센 줄기들
질기고 쓰디 쓴 그 쑥향을 뭉쳐, 남근(男根)에
뜸을 뜨자
차가운 사랑의 쑥뜸을 뜨자

침, 침을 놓자
백두산 天池 그 깊은 샘,
평양과 대포동,
반도의 허리 비무장지대,
황룡산, 태백산,
지리산으로 이어져 푸른 산맥의 정기 흐르는
백두대간(白頭大幹)의 경혈(經穴)마다 군침 도는 침을 놓자
한반도의 핏줄로 도는 혈자리에 침을 놓자
초록의 얼굴로 긴장하는
압록강, 낙동강……, 그 한반도의 자궁에
외떡잎식물 그 대나무를 높이 깎아
침을 놓자
뜨거운 사랑의 대침(大鍼)을 놓자

■ 양지경희한의원 정용현 원장의 한의학 용어 해설
경혈(經穴): 침을 놓는 자리, 뜸을 뜨는 자리.
혈(穴): 혈자리를 말하는데, 경락으로 흐르는 기와 혈이 모여 있는 자리이다. 그 혈자리를 자극해서 질병을 고치는 것이다.
경락(經絡): 우리 몸의 기와 혈이 흐르는 통로. 경락은 온 신체에 연결되어 있다. 정확한 곳에 침을 놓게 되면 병이 낫는다. 침을 놓아서 기운을 다스려주고 정신을 맑게 해주는 것이다. 기를 잘 흐르게 함으로써 생명이 싱싱하게 해주는 것이다. 신체 전체의 리듬을 조화롭게 해주는 것이 한의학의 묘법이다.
혈(穴)자리: 우리 몸이 정상인지 비정상인지 나타내주는 곳이다.

■ 박인과 평론가의 한의학적 평론
<시어의 위치와 혈자리의 위치는 동일하다>
시를 쓸 때 시인에게 있어서 시어는 중요하다. 시인은 시어를 잘 다스리고 시어의 위치를 잘 찾아야 좋은 시를 창출할 수 있다. 그런데 침을 놓을 때 한의사에게는 혈자리가 중요하다. 한의사는 침을 잘 다스리고 혈자리의 위치를 잘 찾아야 좋은 치료를 할 수 있다.

한의사는 살아있는 육체에 퍼져있는 경락을 따라서 경혈을 찾아내고 그 혈자리에 침을 놓게 되는 것이다. 시인은 시를 마치 살아있는 생물체로 인식하면서 한의사처럼 시의 경락을 따라서 혈자리를 찾아내고 그 경혈에 침을 놓듯이 혹은 뜸을 뜨듯이 시어를 꼭 놓아야 할 위치에 꼽아놓는 것이다. 그래서 시어를 놓는 것은 기능면에서 침을 꽂는 행위와 유사하다.

이 시 “뜸, 뜸을 놓자”는 마치 그런 혈맥을 짚어가듯이 시어들을 다스리며 시어의 혈자리를 잘 찾아 침을 꽂듯이, 뜸을 뜨듯이, 시어들을 잘 다스리고 있다. 그러면서 시와 문학의 이미지를 동양의학, 혹은 전통의학의 이미지에 접목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 “처치법은 다르지만 언어학과 한의학이 원리는 다 같다”고 말하듯 한의학과 시문학의 공통적인 특징을 나타내고 있다.

경희한의원 원장 정용현 박사는 “경락이란 몸 안의 생기가 돌아다니는 통로로서 인체의 곳곳에 흐르고 있고, 정확하고 적당한 위치에 침을 놓거나 뜸을 뜨면 몸이 회복된다”고 한다. 그 적당한 자리가 바로 혈자리(침이나 뜸을 놓는 자리)라고 한다. 그래서 “침을 잘 맞으면 회춘할 수 있다”고 말한다.

시와 문학은 인류의 삶 중에서 이루어지는 행복하고 건강한 생활과 연관이 있다. 그래서 좋은 시를 쓰거나 좋은 문학을 한다는 것은 바로 건강한 생활을 꾸려나갈 수 있는 뿌리가 깊은 튼튼한 정서와 사상의 나무를 제공하는 것이 되는 것이다.

그러면 좋은 시란 무엇이며 좋은 문학이란 무엇인가. 그 정의는 바로 보다 희망적인 기쁨의 풀무불 같은 깊은 샘을 제공하며, 보다 아름다운 삶의 언저리를 두드려주는 최첨단의 언어로 이루어지는 시인 것이다. 그리고 희망적이지 못하고 비관적이거나 자멸적인 문학은 인류를 병들게 할 수도 있다고 본다. 왜냐하면 그의 시들이 비관적이거나 자멸적인 사망의 혈을 두드렸기 때문에 시인은 스스로 자신의 언어(시어)에 의해 죽어가는 것이다. 그래서 시를 낳고 있는 시의 모체인 시인과 시의 관계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시에서 시어들이 시의 생기가 도는 혈을 자극한다는 것은 바로 그 시인의 삶의 혈을 싱싱하게 자극하는 것으로서 새로운 희망적 삶의 촉매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말이라는 것은 마치 살아서 움직이는 것 같아서 가려서 정확한 위치에서 적당하게 사용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것은 필수적인 삶의 지혜이며 성경적인 근거가 있다. 그래서 부연하면 시어들을 배치하는 것은 바로 한의학에서 말하는 침을 놓는 행위와 마찬가지이며, 좋은 혈자리에 침을 놓아야 한다는 침의 시술법은 바로 아주 적당한 자리에 꼭 알맞은 시어들을 꼽아놓아야 한다는 시의 작법과 같아서 그러한 시의 법칙이 인류의 건강의 혈을 자극하여 삶이 풍요로워지고 아름다워지며 푸른 생명력으로 약동하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진실은 비운의 시인들은 자신의 비운의 인생들과 같은 비운의 시를 쓰며 살았다는 것을 유추하게 한다. 희망을 노래하는 시인들은 희망을 찾게 되고 절망과 사망을 노래하는 시인들은 죽음이 그들의 친구가 될 수밖에 없으며, 그런 결과는 바로 그들의 시어로 그들의 삶의 혈자리(희망이거나 죽음이거나 하는 혈자리)를 두드렸기 때문이다. 우리는 간혹 많은 광고판을 보고 무엇을 살 것인가 결정하게 되기도 한다. 그 광고판들은 우리의 구매 욕구를 불러일으키게 하는 것이 되기 때문에 그 광고판들은 우리의 구매욕구에 대한 혈을 자극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시가 광고판과 같다면 우리의 시가 사망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면 그것은 우리가 사망하게 하는 삶의 혈을 두드려 우리를 죽음으로 몰고 갈 수도 있다.

이와 같이 모든 표식이나 언어는 우리의 생활과 깊은 연관관계가 있는 것을 용비어천가에서는 ‘샘이 깊은 물은 가뭄에도 마르지 않게 되어있고, 뿌리 깊은 나무는 흔들리지 않게 되어있다’고 표현하고 있다. 신이 창조한 창조의 세계는 이렇게 무수한 삶과 기의 혈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의식하거나 무의식적인 정신세계에서도 마음의 샘이 깊어야 하고 정신의 뿌리가 깊어야 하는 것이다.

이 시에서 ‘혈자리’는 시어로서 이 시의 ‘혈자리’에 위치하고 있다. 또한 이 시의 ‘혈자리’란 언어는 시어의 위치에 정확하게 위치하고 있다. 그래서 이 시에서는 구조적으로도 시어(=혈자리)의 위치와 혈자리(=시어)의 위치는 동일하다.

“뜸, 뜸을 뜨자”의 시 1연은 인체를 생리학적 관점에서, 2연은 한반도를 지리학적이고 생리학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으로서 개인의 건강에서 나라의 무궁한 건강에 대한 소망을 담고 있는 듯하다.

1연이 13행, 2연도 13행으로서 이루어져 있고 1연과 2연이 합쳐져서, 1연도 산처럼 2연도 높은 산처럼 시어들의 배열이 이루어짐으로써 1연과 2연 사이에서 백두대간의 큰 산맥들이 갈라지는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다. 그래서 이 시 자체가 한반도의 지맥이 되는 것이다. 마치 우리나라 지도에서 3.8선이 국토를 남북으로 구분하듯이 이 시에서도 정확히 중간에 시어들이 서로 넘을 수 없는 시의 비무장지대가 존재한다. 그런데도 1연의 시어들과 2연의 시어들은 서로 같은 원리들을 말해주고 있는 듯하다. 즉 인체도 생기를 돋구기 위해서 침과 뜸을 놓듯이 한반도도 그러한 문화와 사회적 역사적 희망의 침과 뜸을 놓아야 할 것을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1연에서 “경혈(經穴)의 압통점에 압봉을 붙이고 / 온 몸을 도는 경락(經絡)의 혈(穴)자리에 뜸을 뜨자”라며 통증이 유발된 곳에 압봉을 붙이고 혈자리에 뜸을 떠서 활력이 샘솟게 하자는 것이다. 2연의 “백두대간(白頭大幹)의 경혈(經穴)마다 군침 도는 침을 놓자 / 한반도의 핏줄로 도는 혈자리에 침을 놓자”에서도 볼 수 있듯이 병들어 있는 한반도를 치료하고자 이해와 사랑의 협력으로 서로 침을 놓고 뜸도 뜨자고 하는 것이다.

특히, “평양과 대포동, / 반도의 허리 비무장지대”라는 시어들은 작금의 현실을 깊이 앓고 있는 듯하다. 평양과 서울이 긴장하고 있는 사이에 대포동에서 미사일이 발사되었기 때문이다. “백두산 天池 그 깊은 샘”이 우리 것이듯이 우리는 모두 둘이 아닌 하나이기 때문에 “초록의 얼굴로 긴장하는 / 압록강, 낙동강……, 그 한반도의 자궁에 / 외떡잎식물 그 대나무를 높이 깎아 / 침을 놓자”라고 하며 우리의 병든 국토가 대나무처럼 푸른 생명으로 회복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엽록소가 풍부한 쑥 이파리 뜯어”에서는 엽록소가 풍부해야 쑥의 효과가 배가한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게 한다.

1연의 “태백산맥(太白山脈) 등줄기로 뻗어 내리는 인진쑥의 그 힘센 줄기들 / 질기고 쓰디 쓴 그 쑥향을 뭉쳐, 남근(男根)에 / 뜸을 뜨자 / 차가운 사랑의 쑥뜸을 뜨자”에서 한민족과 한반도의 등뼈를 상징하는 ‘태백산맥(太白山脈) 등줄기’로 끈질기게, 삭풍에도 연연하지 않고 살아있는 인진쑥의 생태를 예시하며 그렇듯이 우리가 끈질긴 한민족의 인내로 일어설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인진쑥은 차가운 성질의 식물이다. 그래서 “통증이 뭉친 신열의 자리”마다 이 쑥이 효능을 발휘하는 것이다. 그래서 “차가운 사랑의 쑥뜸”이 되는 것이고 병이 나서 온몸이 열이 난 상태를 회복시키고자 하는 소망이 담겨있는 내용이다.

2연의 “초록의 얼굴로 긴장하는 / 압록강, 낙동강……, 그 한반도의 자궁에 / 외떡잎식물 그 대나무를 높이 깎아 / 침을 놓자”에서도 외떡잎식물이고 나란히맥을 표현하고 있는 대나무는 차가운 성질을 가지고 있어 남과 북이 뜨겁게 열 받고 있는 상황을 식혀주는 처치법으로써 바로 대나무침, 그것도 대침을 맞아야 할 상황에 놓인 것이다.

1연에는 “남근(男根)”이 나오고 2연에는 “자궁”이 나온다. 그래서 이 시 두 연이 합쳐져야 서로 하나가 되어 평화가 올 것을, 남북이 서로 합쳐져야 한반도의 미래가 완전하다는 것을 남녀의 “뜨거운 사랑의” 결합에 의한 생리(生理)적인 안정감으로써 형상화하고 있는 것이다. 남녀가 서로 믿음과 신뢰로써 교합(交合)하는 순간에 서로 안정이 되고 혈액과 기의 순환이 서로의 정신과 육체를 오고가며 순환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엄청난 우주적 작용이며 필연적인 자연의 이치이다. 이것이 바로 침을 놓는 행위이며 싱싱한 생명의 신호를 우주적 에너지로서 받아들이는 것이다.

창조문학신문사 개요
창조문학신문사는 한민족의 문화예술을 계승하여 발전시키고 역량 있는 문인들을 배출하며 시조의 세계화를 지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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