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야광용 반사필름, 세계 3번째로 유럽 규격 통과
리플로맥스(사장 김현대)는 최근 유럽 MTL(Mechandise testing laboratories)가 주관하는 ‘고선명안전복 강제규격(BS EN 471: 2003)’을 미국 쓰리엠(3M), 리플렉사이트 사에 이어 세계 3번째로 획득했다. 이 회사는 지난 1996년부터 밤에 빛을 받으면 빛을 반사하는 성질을 이용해 상대방에게 사물·사람을 인식시키는 야광용 특수필름을 제조해왔다.
교통경찰용·환경미화원용·소방수용 야간 안전조끼·야광 운동화·가방·신발 등에 쓰이는 야광용 특수필름을 제조하는 기법은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 PVC 표면에 현미경으로 인식할 수 있는 사이즈의 둥근 구슬들을 코팅시켜 반사필름을 만드는 것(일명 유리구슬법)이다.
둘째 PVC의 한 면에 특수물질을 첨가한 뒤 엠보싱 표면처리를 해서 1cm2에 7,000여개의 삼각형 프리즘 모형을 생성시키는 기법이다. 이 기법은 ‘필름표면에 미세한 마이크로 크기의 프리즘이 생성되기 때문에 마이크로프리즘법’으로 명명된다.
유리구슬법은 빛을 반사 능력이 상대적으로 강하나 물속이나 빗속에서는 빛을 반사하지 않는 단점이 있다. 반면 마이크로프리즘법은 우천시에도 빛을 반사하는 특징이 있고 여러 각도에서도 빛 반사도가 우수해 이 제조법이 선호되고 있다. 그러나 기술 자체가 힘들어 ‘3M’과 ‘리플랙사이트’가 유럽규격에 맞는 500촉광(촛불 500개를 켜놓은 밝기) 이상 밝기와 세탁 25회 이상에도 품질이 유지되는 고품질 마이크로프리즘 야광필름을 만들어 왔다.
서울 가리봉동 소재 벤처 및 중소기업의 요람 대륭테크노타운에 위치한 리플로맥스는 유럽규격에 맞는 야광필름을 제조하기 위해 지난 3년 동안 독일의 모 기술연구소와 협력해 마이크로프리즘 야광필름 제조용 ‘금형틀’ 개발연구를 해온 끝에 마침내 이번에 유럽 마이크로프리즘 야광필름 규격을 통과했다.
아이러니하게도 EU에 야광필름 제조업체가 많으나 EU기준을 통과한 업체가 없다. 따라서 이번 유럽 규격 통과를 계기로 리플로맥스 영업팀은 영국·덴마크·프랑스·이태리·독일·스페인 등에 수출을 타진하고 있다. EU에는 경찰·소방수·환경미화원·항만업 종사자 등은 이 규격에 맞는 옷을 입어야 한다는 의무규정이 있어 앞으로 3M, 리플렉사이트 등과 함께 시장점유를 위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올해 6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리플로맥스는 내년에 유럽수출 40억원을 포함해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 이 업체의 매출액의 70%가 수출실적일 정도로 국내보다 외국에서 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리플로맥스는 그간 여러 가지 연구성과를 냈다. 먼저 기존에 유리구슬법으로 만든 야광필름 수명을 6개월에서 최고 2년까지 연장시켰다. 그리고 이 야광필름의 빛의 반사도 및 제품안전도를 미국규격(ASTM) 및 유럽 규격(EN471)에 맞춰 나이키·아디다스·리복· DKNY·FILA·GAP·GUESS 등에 수출하고 있다. 또한 남미·중국·동남아 60여 개국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는데 남미 콜럼비아의 경우 국가 시장의 85%를 리플로맥스가 점유하고 있다.
그리고 한일월드컵 당시 청원경찰용 안전조끼 등을 공급했으며, 현재도 또 한국도로공사 안전요원용 조끼·대기업 작업자 안전복· 청소원 안전복 등에도 제품공급을 하고 있다.
김현대 사장은 “유리구슬법을 이용한 야광필름은 코팅기술만 있으면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마이크로프리즘법으로 기술이동이 없으면 앞으로 국내 야광필름 업체는 중국이 저가공세에 무너질 것”이라면서 “우리 회사는 이번 기술인증으로 중국과 수 년간의 한번 기술격차를 벌였다”고 강조했다.
미래 포부로 “한 밤에 자동차라이트를 비추면 빛나는 국내 교통표지판도 3M이 독점하고 있어 이를 막고자 교통신호판용 반사필름 연구에 들어갔다”고 밝힌 김 사장 “교통표지판은 쇠판이라 겨울에 축소되고 여름에 늘어나는 성질이 있고, 온도변화가 심해 이런 변화에 내구성을 지니는 필름을 개발하려면 최소 5년의 연구기간이 잡고 있다”고 소개했다. 따라서 5년 후에는 운전자들이 국산 제품이 들어간 야광용 교통표지판을 보게 될 것이라며 그는 강 한 자신감을 보였다.
이 회사는 유럽 규격과 같은 기준을 한국에도 만들어 우리나라 현장 요원들의 안전을 법으로 보장할 수 있도록 한국산업표준원과 협의 중에 있다.
지난 1989년부터 3M사 제품 납품업체를 운영하던 김 사장은 이 회사가 독점기술을 바탕으로 고수익을 올리는 것을 보고 상대적 저가인 일본제품을 수입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IMF가 터지면서 국내화폐가치가 하락하자 일본에 보내야 할 3억원의 제품판매대금이 불과 석 달 새 7~8억원으로 불어나는 아픔을 겪으면서 “내 기술 없이 사업하면 외부환경 변화로 쓰러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깨달고 96년 회사를 차려 야광필름 기술개발에 들어갔다.
그러나 한양공고 전자과가 최종학력인 그는 초창기 좌충우돌의 연속이었다. 연구원들과 1원5천만의 자금을 들여 만든 기계는 크고 복잡해 도저히 제품생산이 불가능했다. 그래서 몇 푼이라도 건지려고 고철업체에 가져가라고 문의하니 고철값보다 분해비용이 더 들어간다며 거부당하는 쓰라림을 맡봐야 했다.
그래도 좌절하지 않고 기술개발에 몰두했는데, 일이 희한하게 풀려갔다. 바로 20년 전 군대에서 레이더장비 분해 및 조립기술을 익힌 것이 도움이 된 것이다. 그래서 결국 지금의 반사필름 제조용 기계를 개발해 냈고 마침내 세계 3번째로 유럽규격 인증까지 획득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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