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대한변협이 ‘일반 법률사무 등 변호사 업무가 국회 법사위 소관 사항과 무관하다’는 유권해석을 내리면서 국회법상 상임위 직무관련 영리행위 금지 조항이 심각하게 훼손될 위기에 놓였다. 국회의 입법은 사회적, 정치적, 역사적 논의와 조정의 결과물이다. 그럼 점에서 변호사들의 이익집단인 대한변협이 국회개혁을 위해 수년간 사회적, 정치적 논의를 거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정반대의 유권해석을 내려 혼란을 조장한 점은 유감스럽다. 국회의원들은 혹시라도 자신의 이해관계 때문에 변협의 유권해석을 앞세워 스스로 만든 법의 근간을 흔들고 시행에 유보적인 태도를 취해서는 안 될 것이다. 국회는 법 시행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과 대책을 전혀 마련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직무관련성 판단에 혼란을 야기한 책임을 통감하고 시급히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법사위는 법원, 검찰에 대한 포괄적인 감사권한을 가지고 있는 상임위이다. 따라서 의원들이 수임한 재판의 유형을 따져 상임위 직무연관성을 판단하는 것은 황당한 주장이다. 또한, 참여연대가 각 지방변호사회를 통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변호사 출신 의원들은 의원직을 하면서도 연간 수백 건에서 많게는 수 천 건에 이르는 사건수임을 하고 있다. 의정활동만 해도 눈코 뜰 새 없다는 의원들이 어떻게 이렇게 많은 사건을 수임할 수 있는지 참으로 의문이다. 물론 대개의 의원실에서 해명하듯이 의원이 직접 재판에 출두하여 변론활동을 하지 않을 수는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이 운영하는 법률사무소에 이처럼 많은 사건이 쏟아지는 것은 의원 신분의 변호사가 나서면 재판에 유리할 것이라는 기대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닌가? 이로서 이미 공직과 사익간의 이해충돌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법사위의 변호사 출신 위원 11명 - 열린우리당 문병호, 이상경, 이상민, 이종걸, 임종인 의원, 한나라당 김명주, 나경원, 박세환, 안상수, 주성영, 최병국 의원 - 중 변호사직의 겸직철회를 신고한 의원은 나경원, 문병호, 안상수, 이상경, 이종걸, 임종인, 주성영 의원 등 7명이고, 실제로 대한변호사협회에 휴업신고를 한 의원은 김명주, 이상경, 이상민, 임종인 의원 4명 뿐이다. ‘겸직을 금한다’는 것은, 공무를 수행하는 동안 영리행위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는 의미이다. 국회에 겸직 철회 신고를 해놓고 실제 ‘휴업’ 처리를 하지 않아 언제고 마음만 먹으면 사무실 문을 다시 열 수 있도록 조치해 두는 것은 입법취지에 반하는 편법임을 분명히 밝혀둔다.

국회의원의 직무관련 영리행위 금지의 취지는 공무 이외의 사적인 영리활동을 제한하여 공무에 집중하도록 하고, 공무와 자신의 사익간의 이해충돌을 차단하려는 것에 있다. 국회의원 이외에 최근 유급화가 이뤄진 지방의회 의원들의 영리행위 금지 등 후속 입법과제가 밀려 있는 상황에서 국회가 자신들의 이해관계 때문에 예외를 만들고 원칙을 흔들어서는 안 될 일이다.

무엇보다 국회는 국회 내에 직무관련성을 판단할 수 있는 상설기구를 설치하고, 판단 기준 등 세부적인 국회규칙을 제정하여 법 해석을 둘러싼 혼란과 의혹을 정리해야 한다. 또한 18대 국회가 출범하기 전에 국회의원의 포괄적인 영리행위 금지를 추진하여 임기 중 충실하게 의정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법적장치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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