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협약은 일본의 대표적 핵연료 공급업체인 원자연료공업(주)의 핵연료 지지격자에 대한 열수력 안전성능 검증 시험을 한국원자력연구소가 자체 보유한 각종 실험시설을 이용해서 수행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1차 실험에서는 한국원자력연구소의 프레온 임계열유속 실험장치에 원자연료공업(주)의 핵연료 지지격자를 장착해서 임계열유속 실험을 수행하기로 합의하였다.
구체적인 실험 내용까지 합의를 마쳐 8월 중순에 50만달러 규모의 1차 시험 기술 수출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원자연료공업(주)는 1차 시험이 성공적으로 끝날 경우 향후 유사한 열수력 실험을 계속 한국원자력연구소에서 수행하고 싶다는 뜻을 비치고 있어 전체 계약 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원자연료공업(주)는 일본 내에서 가압경수로와 비등경수로의 핵연료를 각각 40~50%씩 공급하고 있는 대표적인 핵연료 제조회사다.
한국원자력연구소가 시험하게 될 핵연료 지지격자는 연료봉들의 위치를 잡아주고 진동을 최소화해주는 핵심 부품이다. 가압경수로의 경우 핵연료가 140~250개의 연료봉을 묶은 집합체(다발) 형태로 원자로에 장착되는데 연료봉 내에서 생성되는 에너지(열)을 제대로 제거할 수 있는 냉각 성능의 확보가 필수적이다. 특히 지지격자가 어떻게 설계되느냐에 따라 핵연료 집합체 부근의 냉각수 흐름이 바뀔 수 있어 냉각 성능을 크게 좌우하게 된다.
연료봉에서 발생하는 높은 열로 연료봉 주변의 냉각수가 끓어오르면 기포가 생겨 처음에는 열전달이 좋아지지만 증기막이 연료봉을 완전히 둘러싸게 되면 열전달이 급격히 나빠지고 연료봉 온도가 급상승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을 ‘임계열유속(Critical Heat Flux)’이라고 하는데, 임계열유속이 발생하면 핵연료가 손상되어 방사성물질이 누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를 방지할 수 있도록 핵연료집합체가 설계되어야 한다. 특히 지지격자의 구조가 임계열유속의 방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데 한국원자력연구소가 보유한 프레온 실험장치를 통해 지지격자가 제대로 기능하는지를 시험하게 되는 것이다.
이번 기술 수출은 원자력 선진국에 대한 최초의 열수력 실험 수출로서 의미가 크다. 한국원자력연구소가 보유하고 있는 열수력 실험시설과 관련 시험기술 및 품질 관리의 우수성을 입증함으로써 향후 다양한 국외 실험 수주의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국내 원자력 안전 기술의 신뢰성 제고에 기여하고, 관련 분야에서 국제적 위상이 제고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원자력연구소는 1992년부터 과학기술부 원자력연구개발사업을 통해 원자력 열수력 안전분야의 기술을 개발하고 실증 실험 인프라를 구축하여 왔다. 대표적인 실험 인프라로는 신형경수로(APR1400)와 한국표준형원전(OPR1000)의 다양한 사고를 실제 압력과 온도 조건에서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아틀라스(ATLAS) 열수력 종합실험장치, APR1400에 채택된 새로운 안전 개념을 검증하기 위한 실험시설(MIDAS, VAPER 등), 임계열유속 현상을 중심으로 한 핵연료 열수력 실험시설 등이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소는 이같은 시설을 활용, 국내 유관기관과 협력을 통해 원자로 개발, 설계, 인허가 및 안전 현안 해결에 필요한 다양한 실험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 실험 시설의 종합적인 규모면에서는 미국, 일본 등에 뒤지지만 실험 기술과 능력 측면에서는 거의 대등한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수출에 사용될 프레온 열전달 실험장치는 과학기술부 원자력연구개발 중장기계획사업을 통해 수행된 ‘핵심 노심 열수력 안전특성 실험’ 과제에서 구축하였다. 이 장치는 프레온 냉매를 이용한 열전달 실험장치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지니고 있어서, 핵연료 지지격자의 개발 단계에서 열전달 특성이 우수한 지지격자를 선별하는데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용어 설명
▣ 핵연료집합체(Fuel Assembly)와 지지격자(Spacer Grid)
가압경수로의 핵연료는 원자로 내에 140~250개의 핵연료 집합체(다발) 형태로 장착됨. 하나의 핵연료집합체는 14x14, 15x15, 16x16, 17x17 등 정방형 배열로 배치된 연료봉들로 구성됨.
집합체 내에서 연료봉들의 위치를 잡아주고 진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지격자가 사용됨. 지지격자는 설계에 따라 핵연료집합체 주변의 냉각수 흐름을 바꿀 수 있어 냉각 성능을 크게 좌우하는 중요한 부품임.
▣ 열수력 실증 실험
원자력 안전은 방사성물질과 환경 사이에 여러 겹의 방벽을 두고, 정상운전뿐만 아니라 사고시에도 최소한 하나 이상의 방벽이 제 기능을 유지하게 함으로써 확보하고 있음.
특히 원자로(구체적으로는 연료봉)에 대부분의 방사성물질이 위치하므로, 핵분열 에너지 발생을 잘 제어하고 발생한 에너지를 잘 냉각시키는 것이 원자력 안전의 가장 중요한 과제임.
방사능 물질을 대량으로 함유하고 있는 원자력 발전소에서는 우려되는 사고를 직접 일으켜볼 수 없으므로, 설계에 도입하기 전에 실증실험 시설을 통해 충분히 검증해야 함.
열수력 실증 실험은 정상운전 및 다양한 사고시의 원자로(또는 핵연료)의 냉각 성능을 실제적으로 확인하고 검증하기 위한 실험으로, 신형 원자로 및 신형 핵연료 설계와 안전성 평가에 필요한 데이터를 제공함.
▣ 임계 열유속 (Critical Heat Flux; CHF)
핵연료봉은 보통 빠른 속도로 흐르는 물(냉각수)에 의해 냉각되는데, 정상운전시 핵연료봉 표면 온도는 냉각수 온도보다 수십도 높은 수준임.
핵연료봉 표면 근처의 물이 높은 열에 의해 끓어올라 기포가 생기면 열전달은 더 효율적이 되지만, 기포가 늘어나 증기막이 핵연료봉 표면을 완전히 둘러싸게 되면 열전달이 급격히 나빠지고 연료봉 온도가 급상승한다. 이러한 현상을 임계열유속이라 함.
임계열유속은 핵연료봉의 손상을 유발하고 원자로 전체의 성능을 저하시킬 수 있어, 핵연료 집합체는 이를 방지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함. 최적의 설계를 위해서는 원자로 내부의 냉각수 흐름 등 열수력 현상을 모의할 수 있는 임계열유속 실험 장치를 통한 정확한 시험 데이터가 반드시 필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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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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