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노무현 대통령은 24일 오전, 국립중앙박물관 ‘용’극장 앞 광장에서 열린 ‘용산기지 공원화 선포식’에 참석했다.

용산기지 공원화 선포식 노무현 대통령 축사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서울시민 여러분, 그리고 내외 귀빈 여러분,

참으로 뜻깊은 자리입니다. ‘용산이 정말 우리 품으로 돌아오는구나.’ 실감이 납니다. 용산기지 공원화 사업이 첫발을 내딛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이곳 용산은 아픈 역사를 가진 땅입니다. 124년 전 임오군란을 빌미로 청나라 군대가 주둔하여 우리나라의 국정을 좌지우지 해왔고,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을 계기로 일본이 강점하면서 제국주의 침략과 지배의 전진기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해방 후에는 미군이 주둔하여 우리의 국방을 기대어 왔던 땅입니다.

이제 이 땅에 새로운 미래가 열리고 있습니다. 침략과 지배, 전쟁과 고난의 역사를 과거로 보내고, 자주와 평화의 대한민국, 세계를 향해 비상하는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기념비적인 공원이 들어서게 될 것입니다.

우리 후손들은 이곳에서 지난날 고난과 수치의 역사와 함께 도전과 극복의 역사를 돌이켜 보고, 대한국민의 긍지와 자신감을 확인하고, 새로운 미래를 다짐할 것입니다. 이 땅의 의미가 달라지는 것입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이곳은 서울시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새로운 삶의 공간이자, 미래 서울을 이끄는 새로운 번영의 축이 될 것입니다.

서울 한복판에 새로 열릴 80만평의 녹지공원은 생각만 해도 가슴을 부풀게 만듭니다. 시민 누구나 차표 한 장 들고 부담 없이 찾아와서 역사와 문화,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시민의 마당이 될 것입니다. 북으로는 남산에서 북한산으로 이어지고, 남으로는 한강을 건너 관악산까지 뻗어가는 생태축은 서울의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입니다.

쾌적하고 품위 있는 삶의 공간은 미래 도시경쟁력의 핵심요소입니다. 이곳 용산이 매력 있는 삶의 공간이 되면, 고속철도역 역세권 개발과 결합하여 강·남북의 균형발전을 이끌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용산은 이제 서울의 용산을 넘어서 대한민국의 용산, 나아가서는 동북아시아의 용산, 세계의 용산으로 발돋움 하게 될 것입니다. 서울을 세계 일류 도시로 끌어올리는 견인차가 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용산기지 이전은 미래지향적인 한미동맹 구상의 토대 위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참여정부가 어느 날 갑자기 시작한 일이 아닙니다. 오래 전부터 우리 국민들이 요구해 왔던 민족의 숙원사업입니다. 그래서 1990년에 노태우 정부가 기본합의서까지 체결했고, 그 이후 외환위기 등으로 미루어 오던 것을 참여정부 들어서 마무리 지으려고 하는 것입니다.

용산기지 이전을 비롯한 주한미군 재배치가 이루어지면, 평택에 349만평을 제공하는 대신에 전국 각지에 있는 5,100만평의 미군기지를 돌려받게 됩니다. 서울·부산·대구·인천·춘천의 반환기지는 도시모습을 새롭게 바꿀 것이고, 특히 의정부·동두천의 900만평은 접경지역의 소외를 해소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이 일을 위하여 평택시민들은 새로운 군부대를 받아들였습니다. 많은 농민들이 삶의 터전을 내놓아야 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이러한 아픔과 갈등을 극복하고 용산기지 이전에 협력해 주신 평택시민 여러분께 이 자리를 빌어 다시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정부는 이 변화가 앞으로 평택시민에게 새로운 부담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가 되도록 최선의 지원을 다해 나갈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서울시민 여러분,

세계 어디에도 대도시 중심부에 완전히 새로운 그림을 그릴 수 있는 80만평의 대지, 이런 대지가 백지상태로 남아있는 곳은 없습니다. 그런 만큼 방향을 잘 잡고, 지켜야 할 원칙들은 분명하게 지켜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엇보다도 계획단계부터 실행과정까지 국민들이 큰 관심을 갖고 활발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우리 국민의 예술성과 창조적 역량이야말로 공원화 사업의 가장 확실한 성공의 열쇠가 될 것입니다.

서둘러 완결하려고 해서도 안될 것입니다. 용산공원은 지금 세대만이 아니라 미래 세대들에게도 소중한 자산입니다. 긴 시야를 가지고, 푸르고 넓게 활용하면서 차근차근 완성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 사업에는 걱정이 되는 점도 있습니다. 서울시민 중에는 이 사업을 서울시가 시민의 뜻에 맞게 추진하기를 원하는 분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 당연한 생각입니다. 그러나 이 사업은 그 뜻에 있어서 국가적 의미가 매우 큽니다. 그리고 그 결과 또한 국가적인 것입니다. 또한 용산기지 이전에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고, 이것은 전 국민이 부담해야 합니다.

따라서 중앙정부가 전 국민의 의견을 모으고, 서울시민과 전체 국민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면서 추진하는 것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사업을 국가사업으로 중앙정부가 주도해 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서울시와의 관계는 앞으로 원만히 협의해서 모든 것이 갈등없이 잘 진행되도록 조정하겠습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국민의 지혜를 하나로 모아 용산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나갑시다. 이곳 용산공원이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와 번영을 상징하는 희망의 광장이 되도록 만들어 갑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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