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리소스 암특집, 간암

서울--(뉴스와이어)--간은 거대한 생화학공장이다.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영양소를 합성,저장하는것은 물론 각종 노폐물과 독소,세균 등을 제거하는 ‘검문소’의 역할도 수행한다. 이처럼 중요한 기능을 하는 간이지만 통증을 느끼는 신경세포가 없어 질병에 둔감한 탓에 ‘침묵의 장기’로 불리기도 한다. 때문에 암이 생겨도 조기 발견이 어렵고,병원을 찾을 땐 이미 늦은 경우가 많다.

간암 발생률(2002년 암통계)이 위암(20.2%),폐암(11.9%)에 이어 3위(11.3%)를 차지하고 있는 데는 이같은 병리적 특성이 작용하고 있다. 사망률(17.7%)도 폐암(20.0%),위암(18.7%)에 이어 세번째로 높다.

간암은 대부분 만성 간 질환자에서 발생한다. B,C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나 간경변증(간경화) 환자에게서 주로 발생한다.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B형의 경우 5%, C형은 80%이상이 만성화되어 만성 간염, 간경변증으로 진행된다. 특히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는 정상인에 비해 간암에 걸릴 확률이 약 50∼100배 높다고 알려져 있다. B형의 경우 또다른 문제는 비교적 초기의 ‘건강 보유자’인 젊은 나이에도 간암에 걸릴 수 있다는 점이다. 반면 C형은 만성화나 간경변없이 젊은 나이에 간암이 발생하는 경우는 비교적 드물다.

이 때문에 대한간학회는 30세 이상의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는 간염, 간경변증의 발생 유무에 관계없이 6개월 간격으로 간암 검진을 시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술은 알코올 자체가 간암을 유발하지는 않지만 지속적인 과음으로 인해 알코올성 간염이 올 경우, 간경변증을 거쳐 간암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술은 또 기존의 B,C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간 질환을 더욱 악화시키기 때문에 이들 간염 바이러스 감염자들은 절대 금주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특히 알코올성 간 질환자가 계속 늘고 있는 추세여서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그밖에 땅콩, 옥수수 등에서 생기는 곰팡이 독소 ‘아플라톡신’이 간암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아프리카 등지에서만 문제가 될 뿐 우리 나라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

간암은 증상이 나타나면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암과 마찬가지로 간암도 초기에는 증세를 느끼는 경우가 드물어 병이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모르고 지낼 때가 많다. 때문에 일단 증상이 발생한 뒤 병원을 찾을 땐 암이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고,심지어 아무런 치료도 할 수 없는 말기 상태로 발견되기도 한다.

흔히 피로감이나 전신 무력감,오른쪽 윗배 불쾌감,소화불량 등이 나타나지만 다른 질병 혹은 정상인에게도 흔히 관찰되는 증상이기 때문에 그것만으로 자신에게 만성 간질환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간암의 조기발견을 위해 자신이 간암 발생의 ‘고위험군’인지 아닌지를 우선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다행히 최근엔 직장 건강검진이 활성화돼 간기능 및 B형 간염 바이러스 검사를 기본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나 만성 음주자,간질환 가족력이 있는 사람들은 꼭 한번 만성 간질환 유무를 검사해 보는 것이 좋다. 황달이나 복통,고열,출혈 등의 증상이 있다면 간암이나 간경변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다.

간암 예방의 핵심은 발암원을 피하는 것이다. B형 간염 바이러스는 주로 출산이나 영유아 시기에 감염될 때 만성 보유자가 되기 때문에 출산후 B형 간염 백신 접종은 필수. 성인의 경우도 급성 또는 만성 B형 간염 예방에 도움된다. C형 간염은 아직까지 예방 백신이 없다.

특히 B,C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의 혈액이나 체액은 상처난 피부나 구강 및 성기 점막을 통해 전염될 수도 있으므로 불건전한 성생활은 삼가고 면도기,칫솔,주사기,침 등을 나눠쓰는 일도 피해야 한다. 음식물이나 일상생활을 통해서는 전염되지 않으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과도한 음주는 알코올성 간염 및 간경변뿐 아니라 다른 장기에도 악영향을 미치므로 삼가야 한다. 여성은 알코올성 간질환이 더 자주,심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음주를 특히 삼가야 한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이한주 교수는 “간암 환자들 중에는 돌미나리,버섯 등이 간에 좋다고 해서 먹는 경우가 많은데,아직 특정 (건강)식품이 간질환에 좋다는 증거는 없다”면서 “의학적으로 효과나 안전성이 증명되지 않은 치료는 오히려 간에 더 큰부담을 줄 우려가 있으므로 절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간암치료의 가장 큰 난제는 수술 뒤 재발률이 높은 데 있다. 환자의 80% 이상은 간 경화증이 있어 수술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수술하지 않는 효과적인 ‘국소(局所) 치료법’들이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고 간 이식 결과도 좋게 나타나 간암 환자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

가장 최근 개발된 국소적, 비수술적 치료법은 신촌세브란스병원 간암 치료팀이 개발한 방사성 동위원소 주입법이다.

암 세포에 ‘홀미움 166’이란 방사성 동위원소를 주입해 암을 없애는 방법으로, 여기에 사용되는 홀미움과 키토산의 복합체 밀리칸(동화제약)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국산 신약 2호로 인정받아 현재 시판중이다.

세브란스병원과 강남성모병원 등에서 40명의 간암 환자(암 크기가 3cm 이하인 소간세포암)를 대상으로 밀리칸을 투여하는 ‘2상 임상시험’을 시행하고 평균 2년간 관찰한 결과, 치료 2개월 뒤 31명(77.5%)의 암 세포가 완전 파괴됐으며, 1년과 2년뒤 국소 재발률은 각 18.5%와 34.9%로 좋게 나타났다.

연세대의대 세브란스병원 내과 한광협 교수는 “기존의 국소적 치료법은 암이 간 여러 부위에 흩어져 있거나 피막에 둘러 싸여 있을 경우엔 완전하게 파괴할 수 없어 재발 또는 전이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홀미움은 정상조직을 건드리지 않으면서도 피막 주위 암조직까지 파괴할 수 있어 훨씬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그러나 홀미움 주입법의 효과는 시술자에 따라 차이가 나며, 아직 효과가 국제학회서 100% 검증되지는 않았다는 게 단점”이라고 말했다.

암 덩어리에 바늘을 찔러 놓고, 그 끝에 고주파 열을 발생시켜 암을 태워 죽이는 ‘고주파 열 치료술’도 간암 치료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

예전엔 암 덩어리에 고농도 에탄올을 직접 주사해 암 세포를 파괴하는 ‘에탄올 주입법’이 더 일반적으로 사용됐으나 이 방법은 3~4차례 시술을 반복해야 하고, 경우에 따라 환자의 통증이 크다는 게 단점이었다.

고주파 열 치료술은 그러나 한번에 암세포를 파괴할 수 있으며, 부작용도 적다는 게장점이다.

삼성서울병원 내과 백승운 교수는 “2~3cm 크기 간암에 대해선 수술에 필적할 만큼 효과가 크다”며 “그러나 가격이 다소 비싼 게 흠이다”고 말했다.

한편 암 덩어리가 1~3개며, 크기가 3cm 이하인 환자 중 간경변으로 간 기능이 매우 떨어져 있는 환자에겐 ‘생체 부분 간 이식’이 활발히 시행되고 있다.

얼마전까지 간암 환자에 대한 간 이식 수술은 경제적 부담이 큰데도 불구하고 효과는 기존 절제수술과 비슷해 많이 시행되지 않았다.
의사들은 또 뇌사자가 기증한 소중한 간을 재발 가능성이 있는 간암 환자에게 이식하길 주저했다.

그러나 살아있는 사람의 간 반을 잘라 이식하는 ‘생체 간 이식술’의 발달로 이같은 문제가 해결됐다.

서울아산병원에서만 200명 가까운 간암 환자에게 생체 간 이식이 시행됐으며, 이식을 받은 간암 환자의 생존율은 기존 어떤 수술·치료법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외과 이승규교수는 “생체 간 이식은 주요 혈관에 암 세포가 침범하지 않고, 임파절이나 기타 장기로 암 세포가 전이되지 않은 경우 가장 효과가 크지만 수술 기술의 발달로 최근엔 시술 대상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엔 간동맥 색전술후 재발한 간암을 에탄올 주입법이나 고주파 열응고술로 치료하거나,수술이 불가능한 암을 간동맥 색전술로 수술이 가능하게 크기를 줄인 뒤 간 이식을 하는 등 ‘복합요법’이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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