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뉴스와이어)--양반 : “여보게 선비, 통성명이나 하시더”
선비 : “그래시더”
양반 : “나는 사대부 집안의 자손일세”
선비 : “그 까지것 사대부? 나는 팔대부의 자손일세”
양반 : “우리 할아버지는 문하시중을 지내셨네”
선비 : “(잠시 생각하다가) 문하시중?
우리 아비는 문상시대일세. 문하보다 문상이 높고 시중보다 시대가 높지 않은가?”
양반 : “여보게 선비, 나는 사서삼경을 다 읽었네”
선비 : “사서삼경? 나는 팔서육경을 다 읽었다네”

인사동 한복판에 황소가 벌러덩 쓰러져 있다. 백정이 황소의 배를 가르고 빨간 염통을 꺼내든다. 백정은 염통이 남자들의 양기를 북돋아주는데 그만이라며 망태를 둘러메고 이리 저리 팔러 다닌다. 이를 본 양반과 선비가 양기에 좋다는 염통을 먼저 사려고 옥신각신한다. 그러다 미모가 빼어난 부네(기생)가 나타나자 또한번 양반과 선비는 댓거리를 한다.

추석연휴 기간 동안 열리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을 홍보하기 위해 상경한 하회별신굿탈놀이 공연단이 9일 인사동 남인사마당에서 요즘의 세태를 반영하듯 선비와 양반이 기싸움을 벌이는 모습을 풍자하자 가족단위로 주말 나들이를 나온 시민들 사이에서 웃음이 절로 터져 나온다.

흥겨운 괭과리 소리와 함께 길놀이가 끝나자 남인사마당으로 한가운데로 누런 황소와 백정, 양반, 선비, 부네들이 나온다. 양반과 선비의 모습을 한 인형 캐릭터들을 배경으로 행인들의 눈길을 잡아끈다. 양반탈과 선비탈을 쓰고 도포자락을 휘날리고, 수염을 쓰다듬으며 한치라도 질새라 기싸움을 벌인다. 하회탈을 쓰고 거드름을 피우는 선비와 양반이 모습이 우스꽝스럽다.

이에 노란 저고리에 연지곤지를 찍어바른 부네(하회탈춤에 등장하는 기녀)가 나타나자 흘깃흘깃 쳐다보다가 부네를 사이에 두고 양반과 선비가 서로 다투는 등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나 보는 이에 따라서는 현 세태를 빗댄 공연처럼 보인다.

하회별신굿탈놀이는 지배층인 양반의 모습을 피지배층인 상민들이 양반집 마당에서 신랄하게 풍자한 것으로 이를 양반층이 용인하고 물질적 지원까지 아끼지 않았다는 점을 볼 때 현대사회의 분쟁과 갈등을 푸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이날 안동시와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조직위원회가 마련하는 거리 공연은 하회별신굿탈놀이 9개 마당 중 ‘백정마당’과 ‘양반선비마당’등 2개 마당.

이밖에 인간문화재(임형규) 따라 탈춤배우기와 장승 만들기, 하회탈 탁본 뜨기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이 열린다.

안동 특산품인 빨간색의 안동식혜를 무료로 맛볼 수 있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 퀴즈를 맞추면 하회탈 목걸리와 대형 하회탈, 안동소주, 안동산약, 안동 간고등어 등을 받을 수 있다.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양반의 멋과 흥’이라는 주제로 국내 탈춤단체와 마당극을 비롯 러시아, 폴란드, 라트비아, 슬로바키아, 멕시코, 코스타리카, 이스라엘, 중국, 일본등 해외 17개 국 19개 팀등이 참가한 가운데 오는 29일 부터 10월 8일까지(추석 10월 6일) 열흘동안 안동 하회마을과 탈춤공연장 등지에서 열린다.

▲하회별신굿탈놀이는?
안동시 하회마을에서 12세기 중엽부터 상민들에 의해서 연희되어온 탈놀 이다. 지배계층인 양반과 선비의 허구성을 폭로함으로서 지배계층인 양 반과 피지배계층인 상민간의 관계를 극적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중의 파계 를 통하여 당시 불교의 타락상과 종교의 허구성을 비판하며, 상민들의 삶 의 애환을 풍자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하회탈은?
하회탈은 12세기경인 고려 중엽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나무로 만든 가면이다. 가면의 사실적인 표정과 뛰어난 제작기법은 고려인들의 탁월한 예술적 능력이 충분히 발휘된 세계적 수준의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총 14개의 탈 중 3개(총각, 별채, 떡달이탈)가 분실되고 현재 11개 (인간탈 : 중, 각시, 백정, 할미, 부네, 양반, 선비, 이매, 초랭이탈, 동물탈 : 숫주지, 암주지)가 전승되고 있다. 국보 제 121호.

<행사일정>
■ 일시 - 2005년 9월 9일(토)/ 11:00~16:00
■ 장소 - 종로구 인사동 남인사마당
■ 언론사 사진영상 취재 - 11:45 ~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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