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화장실은 두배로’ 성인지예산 본회의 통과
이날 통과된 국가재정법에는 “예산이 여성과 남성에게 미치는 효과를 평가하고, 예산편성에 반영하기 위하여 이를 예산의 원칙에 명문화하고, 이에 따른 성인지 예산서와 성인지 결산서를 예·결산 첨부서류로 국회에 제출”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성인지 예산제도의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예산편성의 원칙으로 “정부는 예산이 여성과 남성에게 미치는 효과를 평가하고 이 평가를 정부의 예산편성에 반영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제16조)는 점을 분명히 명시했다.
또 국회에 예산안을 제출할 때 “예산이 여성과 남성에게 미칠 영향을 미리 분석한 보고서(성인지 예산서)”(제26조)를 첨부서류로 제출해야 하며, 결산에서도 “예산의 수혜가 여성과 남성에게 동등하게 이루어지고 성차별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집행되었는지를 평가하는 보고서(성인지 결산서)”(제56조)를 작성해 제출하도록 했다.
이같은 성인지 예산제도는 1980년대 중반 호주에서 처음으로 도입된 이래 1995년 북경세계여성회의에서 행동강령으로 채택되어 현재 영국, 스웨덴, 필리핀,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50여개 국에서 실시되고 있다.
이번 성인지 예산제도 도입은 심상정 의원의 끈질긴 문제제기에 의해 가능했다. 지난해 4월 국회운영위원회가 주최한 국가재정법안 공청회에서 성인지 예산제도 도입을 주장한 것을 시작으로 ‘양성평등 예결산제도 도입을 위한 토론회’ 개최(2005.6), 기획예산처 국정감사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이를 강조해 왔으며, 지난해 12월에는 여야 국회의원 100명의 연서명을 받아 국가재정법에 성인지 예결산 제도 도입을 촉구했다. 이어 올 4월에는 국회운영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국가재정법을 의결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심상정 의원은 “이번 성인지 예산제도 도입을 통해 후진국 수준에 머물고 있는 우리의 양성평등 수준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히고 “앞으로 성인지 예산제도가 제대로 실행되도록 지속적인 감시와 양성평등 실현을 위한 정책활동을 펴나가겠다”고 말했다.
<참고1> 국가재정법 중 ‘성인지 예산’ 관련 조항
제16조(예산의 원칙) 정부는 예산의 편성 및 집행에 있어서 다음 각 호의 원칙을 준수하여야 한다.
1. 정부는 재정건전성의 확보를 위하여 최선을 다하여야 한다.
2. 정부는 국민부담의 최소화를 위하여 최선을 다하여야 한다.
3. 정부는 재정을 운용함에 있어 재정지출의 성과를 제고하여야 한다.
4. 정부는 예산과정의 투명성과 예산과정에의 국민참여를 제고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5. 정부는 예산이 여성과 남성에게 미치는 효과를 평가하고, 그 결과를 정부의 예산편성에 반영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제26조(성인지 예산서의 작성) ①정부는 예산이 여성과 남성에게 미칠 영향을 미리 분석한 보고서[이하 “성인지(性認知)예산서”라 한다]를 작성하여야 한다.
②성인지 예산서의 작성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제34조(예산안의 첨부서류) 제33조의 규정에 따라 국회에 제출하는 예산안에는 다음 각 호의 서류를 첨부하여야 한다.
1. 세입세출예산 총계표 및 순계표
2. 세입세출예산사업별 설명서
3. 계속비에 관한 전년도말까지의 지출액 또는 지출추정액, 당해 연도 이후의 지출예정액과 사업전체의 계획 및 그 진행상황에 관한 명세서
4. 국고채무부담행위 설명서
5. 국고채무부담행위로서 다음 연도 이후에 걸치는 것에 있어서는 전년도말까지의 지출액 또는 지출추정액과 당해 연도 이후의 지출예정액에 관한 명세서
6. 예산정원표와 예산안편성기준단가
7. 국유재산의 전전년도말에 있어서의 현재액과 전년도말과 당해 연도말에 있어서의 현재액 추정에 관한 명세서
8. 제8조제2항의 규정에 따른 성과계획서
9. 성인지 예산서
제57조(성인지 결산서의 작성) ①정부는 여성과 남성이 동등하게 예산의 수혜를 받고 예산이 성차별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집행되었는지를 평가하는 보고서(이하 “성인지 결산서”라 한다)를 작성하여야 한다.
②성인지 결산서의 작성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제58조(결산보고서 등의 작성 및 제출) ①각 중앙관서의 장은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회계연도마다 그 소관에 속하는 다음 각 호의 서류를 작성하여 다음 연도 2월 말까지 재정경제부장관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1. 세입세출 결산보고서
2. 계속비결산보고서
3. 국고채무부담행위명세서
4. 성인지 결산서
제61조(결산의 국회제출) 정부는 제60조의 규정에 따라 감사원의 검사를 거친 결산 및 첨부 서류를 다음 연도 5월 31일까지 국회에 제출하여야 한다.
부칙
제5조(성인지 예산서 및 성인지 결산서의 작성·제출에 관한 적용례) 제26조의 규정에 따른 성인지 예산서의 작성 및 제34조제9호의 규정에 따른 성인지 예산서의 제출, 제57조의 규정에 따른 성인지 결산서의 작성 및 제58조제1항제4호의 규정에 따른 성인지 결산서의 제출은 각각 2010회계연도 예산안 및 결산부터 적용한다.
<참고2> 성인지 예산제도 도입 경과
▷ 국가재정법안 정부제출 2004. 10. 19
▷ 국가건전재정법안 박재완의원 대표발의 2004. 12. 6
▷ 2004년 국정감사 여성국감 실시
- 재경부 대상 성별영향평가실시 미흡 지적
- 기획예산처 대상 성인지적 관점에 선 양성평등 예산편성 지침 부재 지적
▷ 국회 운영위원회 국가재정법안 공청회 2005. 4. 18
- 성인지 예산제도 도입 촉구
▷ 양성평등 예결산제도 도입을 위한 토론회 개최 2005. 6. 20
▷ 2005년 국정감사
- 재경부 대상 성인지 정책에 대한 교육 부재 현실 지적
- 기획예산처 대상 성인지 예산제도 도입 촉구
▷ 양성평등한 예·결산제도 도입 촉구 기자회견 개최 2005. 12. 5
- 여야 의원 100명 연서명 동참
▷ 국회운영위원회 법안심사소위 국가재정법 의결 2006. 4. 25
- 성인지 예산제도 도입 관철
▷ 국회운영위원회 전체회의 국가재정법 의결 2006. 8. 29
▷ 국회 본회의 의결 2006. 9. 8
<참고3> 성인지 예산제도 관련 심상정 의원 언론 칼럼
- 2005.7.5 서울경제신문 <로타리>칼럼
예산에도 성(Gender)이 있다
심상정 (국회의원·민주노동당)
서울시 공공시설 화장실을 짓는 데 드는 총예산을 100이라고 가정해보자. 남자화장실을 짓는 데 50, 여자화장실을 짓는 데 50의 예산을 배분하는 게 평등한 것인가.
여성은 신체적 특성, 어린 아이를 동반하는 등의 이유로 화장실을 이용하는 평균시간(3분)이 남성(1분24초)에 비해 훨씬 길다. 그렇다면 여자화장실의 변기 수는 남자화장실보다 최소한 2배가 돼야 하며 그만큼 예산 배정도 달라져야 한다.
이렇게 성인지적(性認知的) 예산이란 정부예산이 여성과 남성에게 미치는 효과를 평가해 정부의 예산체계와 편성에 반영하는 것을 말한다. 지금까지 예산은 성별에 대해 중립적인 태도를 취함으로 인해 성차별이 유지되거나 개선되지 못해온 게 사실이다. 예산에 대한 성인지적 접근의 필요성이 요즘 강조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성인지적 예산은 지난 80년대 중반 호주에서 처음으로 도입된 이래 95년 북경세계여성회의에서 행동강령으로 채택됐다. 현재 영국ㆍ스웨덴ㆍ필리핀ㆍ남아프리카공화국 등 50여 개국에서 성인지적 정책과 예산분석이 이뤄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2002년 11월 국회에서 ‘성인지적 예산편성 및 여성관련 자료제출 촉구 결의안’이 채택된 바 있다. 그러나 아직 정부 관리들조차 성인지적 예산을 여성 관련 예산으로 이해하는 척박한 인식수준에 머물러 있다. 여성 관련 예산은 출산휴가나 여성인적 자원개발 예산 등 여성에게 특정한 예산이 있고 보육이라든지 고용평등 예산과 같은 성 평등적 예산이 있다.
그러나 성특정적 예산과 성평등적 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5년 예산의 경우 0.5% 미만이다. 따라서 성인지적 예산이 관심을 두는 부분이 바로 예산 중 99.5%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일반예산 범주에 속하는 예산과 사업들이다. 국방ㆍ교통ㆍ환경ㆍ과학기술ㆍ사회복지 등 99.5%에 해당하는 예산이 성평등과 관련해 어떠한 효과를 내고 있는지 충분히 분석돼야 한다.
현재 국회에 국가제정법제정안이 제출돼 있다. 성인지적 관점의 예산편성 원칙이 명기돼야 한다. 더불어 성인지 정책의 가장 기초라고 할 수 있는 것이 통계인 만큼 정부 각 부처에서 성별 분리 통계 작성을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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