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범장지뱀, 서울에서 최초 발견

서울--(뉴스와이어)--좀처럼 보기 힘든 전국적 희소종인 표범장지뱀이 최초로 서울에서 발견됐다. 확인된 곳은 서울 노원구와 도봉구에 걸쳐있는 초안산으로 멸종위기종인 맹꽁이와 서울시 보호종인 무당개구리, 땅강아지, 제비 등도 함께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러나 초안산은 전지역에 걸쳐 각종 체육시설과 불법 경작지에 의해 훼손되고 있으며, 최근 몇 년 동안 도로 등 개발 계획이 끊임없이 추진되고 있어 우수 생태지역 보전 및 멸종위기종, 야생동물 보호를 위한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서울환경연합은 지난 4월과 7 ~ 8월, 서울의 노원구와 도봉구에 걸쳐있는 초안산 일대에 대해 생태 조사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 멸종위기종 Ⅱ급인 표범장지뱀과 맹꽁이를 비롯해 서울시 보호종인 무당개구리, 땅강아지, 제비가 서식하고 있는 것을 확인 하였다. 이 외에도 청딱다구리, 꿩, 가재, 청설모, 청개구리, 사슴벌레, 늑대거미 등 서울에서 보기 힘든 다양한 생물종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특히 표범장지뱀이 이 지역에서 발견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몸 길이 15 ~ 20Cm, 등에 호랑이무늬 모양의 얼룩 반점이 8~14개 있는 표범장지뱀은 우리나라의 경우 주로 서해안을 따라 해안 사구나 모래땅 등에서 드물게 발견되는 희소종으로 알려져 있다. 내륙지역에서는 경기도 포천의 영중면, 낙동강 하구 등에서 발견된 사례는 있지만 서울에서 발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초안산에 표범장지뱀이 서식할 수 있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추정되고 있다. 첫 번째는 이 지역에 사적 440호로 지정되어 있는 조선시대 궁인들의 묘가 산재해 있어 양지바른 곳을 좋아하는 파충류인 표범장지뱀이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이 제공되고 있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높은 서식밀도를 보이는 배회성거미 등 표범장지뱀의 먹이가 되는 땅바닥을 기어 다니는 곤충 등이 풍부하다는 점이다. 생태조사에 참여한 이상철 서울환경연합 하천위원회 위원(인천대학교 양서파충류 박사과정)은 “내륙 지역에 사는 적은 집단의 표범장지뱀은 일반적으로 서해안에서 발견되는 종과 다른 유전적 특징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 되어, 생태적, 학술적으로 매우 귀중한 자원이다“라고 말했다.

초안산에서 발견된 멸종위기종과 보호종 및 다양한 생물종은 초안산이 야생동물의 피난처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초안산은 현재 각종 체육시설과 불법 경작지로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 골프연습장을 비롯해 정상부 주변 계곡부로 서로 경쟁하듯 10곳 내외의 베드민턴장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초안산에는 크고 작은 불법 경작지가 산재해 있는데 녹천역 부근 본래 습지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완만한 산자락 약 1,500 여 평이 경작지로 사용되고 있는 등 곳곳에서 훼손이 목격되고 있다. 또한 초안산 서식지를 위협하는 개발 계획도 확인되고 있다. 현재 서울시는 국철 1호선(경원선) 월계역과 녹천역 사이의 철로를 초안산으로 이설하고 2차로의 마들길을 4차로로 확장할 계획이다. 또한 노원구 월계동에서 도봉구 창동에 이르는 왕복 8차선 도로가 예정돼 도로에 따른 훼손이 우려되고 있다. 한편 초안산에 접해있는 녹천마을이 현재 재개발 절차가 진행 중에 있으며 노원운전면허 시험장이 초안산 자락으로 이전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초안산은 도시의 허파 기능과 주민의 휴식처로서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멸종위기종과 보호종 및 다양한 생물의 피난처라는 막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서울에서 처음으로 서식이 확인된 표범장지뱀과 멸종위기종 등이 인간의 무분별한 간섭과 훼손, 각종 개발에 따라 사라지게 하는 우를 더 이상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서울환경연합은 멸종위기종인 표범장지뱀을 초안산의 깃대종으로 삼아 적극적인 보호 운동을 펼칠 것이다. 또한 지역주민과 지역 시민환경단체와 연대활동은 물론, 서울시에게 적극적인 보전대책을 촉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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