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 선정 ‘2006년 7월의 추천·유감방송’
○ 7월의 추천방송
<론스타와 참여정부의 동상이몽 - 한미 FTA>
- 1편 : 7월 4일, 연출 : 이모현, 김재영 PD
- 2편 : 7월 18일, 연출 : 이모현, 김재영 PD
한미FTA 여론을 환기시킨
지난 7월 4일과 18일에 방영된 MBC PD수첩 <론스타와 참여정부의 동상이몽-한미FTA 1, 2편>(이하 )은 우리 정부의 한미 FTA 추진 과정에 문제를 제기하며, 이미 미국과 FTA를 체결한 멕시코와 캐나다 사례를 통해 미국식 FTA의 위험성을 심도 있게 지적했다.
정부는 한미FTA 협상에 대해 ‘장밋빛 전망’만을 제시하며 국민들의 의견조차 제대로 모으지 않고 졸속으로 협상을 추진했다. 또 수구보수 신문들은 한미 FTA 체결만이 우리 경제의 ‘살 길’인 양 호도하면서 이를 반대하는 시민사회 진영과 일부 인사들을 매도하기도 했다. 그 때문에 우리의 미래가 걸린 한미 FTA 협상에 대해 국민들은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받기 어려웠다. 은 이와 같은 극심한 정보 불균형 상황에서 한미FTA가 초래할 위험한 결과들을 시청자들에게 알렸고, 방송이 나간 후 졸속 추진한 ‘한미 FTA 협상’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은 정부의 졸속적인 한미FTA 추진과정과 이른바 ‘4대 선결조건’에 대해 구체적인 근거를 들어 문제점이 무엇인지 정리했다.
이 프로그램은 한미FTA가 최소한 2004년 말까지 정부 협상 정책의 우선순위가 아니었으며 중장기 과제로 분류되었다는 증거를 보여줬고, 연구 자료도 10권을 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은 ‘4대 선결조건 추진현황’이라는 정부보고서와 ‘미 상원에서 부시에게 보낸 서한’(05.11.17)을 통해 정부가 ‘4대 선결조건’을 들어주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나아가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 강화는 2005년 9월까지만 해도 환경부가 ‘수용불가’의 입장을 고수했다고 밝혀냈고, 약값 재조정 문제가 불러올 국민 건강의 영향, 미국산 쇠고기 수입·농산물 위생검역 완화가 끼칠 위험성 등을 분석했다.
또 멕시코와 캐나다의 사례를 통해 공공정책과 사회보장제도가 후퇴해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고 사회적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 정부의 근거 빈약한 ‘장밋빛 전망’을 비판했다.
은 멕시코의 메탈클래드 소송, 캐나다의 에틸 소송, 캐나다 우체국과 UPS의 소송 건을 예를 통해 ‘투자자-정부 소송 제도’의 위험성도 지적했다. 캐나다 우체국의 택배서비스에 대한 UPS(미 운송회사)의 제소 건은 국민세금으로 운영되는 캐나다 우체국과의 경쟁이 불공정하다며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UPS가 승소할 경우 캐나다의 모든 공공서비스가 미국 기업의 소송대상이 될 수 있다.
정부는 방영이후, 전체적인 사실관계를 왜곡한 ‘외눈박이 보도’ 라는 혹평을 했다. “잘된 것은 ‘NAFTA’ 덕이요. 잘못된 것은 ‘멕시코와 캐나다 탓’”이라고 우기는 정부가 에 대해 편파성을 문제 삼는 것은 우습다. 정부는 FTA를 추진한 이후로 단 한번도 비판적인 의견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 방송 이후 국민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었던 것은 그 동안 얼마나 정부가 FTA 장밋빛 전망만을 홍보해왔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지금 문제는 의 ‘외눈박이 보도’가 아니라, 정부의 ‘귀머거리 증상’이다. 정부는 이제라도 졸속적인 한미FTA협상을 중단하고 국민들에게 한미FTA 협상 과정과 협상 체결 후 우리가 맞닥뜨릴 현실에 대해 제대로 된 정보를 내놓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론스타와 참여정부의 동상이몽-한미FTA 1, 2편>이 우리사회가 ‘자유무역’의 허상에서 벗어나 FTA의 진실을 바로 보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고 평가한다. 은 ‘황우석 사태’에서 그러했듯이 이번에도 시청자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앞으로도 사회주요 현안에 대해 저널리즘의 역할을 충실히 해주길 기대한다.
○ 7월의 유감방송
<SBS스페셜> ‘잃어버린 역사 연개소문’
- 방송사 : SBS
- 방송일시 : 7월 2일(일), 밤 11시 5분
- 연출 : 서유정 PD
<SBS 스페셜>의 정체성 흔든 ‘연개소문 홍보’
방송사들의 ‘자사 프로그램 홍보’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가 지난 2005년 8월의 유감방송으로 선정한 바 있는 SBS <재미있는 TV천국>과 MBC <NG스페셜 해피타임>은 자사 프로그램을 재편집해서 보여주는 방식으로 드러내놓고 자사 프로그램과 출연 연예인을 홍보해 비판을 받았다. 주로 연예정보 프로그램이나, 오락 프로그램에서 이루어지던 방송사의 자사 프로그램 홍보는 ‘정보 제공’이라는 명분으로 뉴스와 시사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시도되고 있다. MBC <대장금>이 방송되던 2003년 <MBC 뉴스데스크>는 <궁중음식 뜬다>(2003.10.21), <대장금열풍 6달>(2004.3.24) 등의 자사 홍보성 보도를 내보냈다. <KBS스페셜>은 <밀착취재 비, 아시아를 넘어서>(2005.10월.30)를 방송했는데, 가수 비의 성공적 해외 진출을 다룬 내용이었으나 당시 방영을 앞둔 <이 죽일 놈의 사랑>의 홍보효과를 노린 것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지난 7월 2일 <SBS 스페셜>이 방송한 ‘잃어버린 역사 연개소문(이하 <SBS스페셜>)’ 역시 다음 주에 시작할 SBS 대하드라마 <연개소문>을 노골적으로 홍보하는 내용을 담아 자사 홍보 프로그램이라는 빈축을 샀다.
<SBS스페셜>은 드라마 <연개소문>의 유동근이 말을 타고 나오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1차 고당전쟁을 다루는 대목에서는 드라마 <연개소문> 1, 2회 방영분이 짜깁기되어 나온다. 군사들이 말을 타고 전투 대기상태에 있는 모습, 당군을 향해 위용을 자랑하고 있는 연개소문의 모습 등이 나오고 뒤이어 신성대전, 안시성 전투, 주필산 전투를 다룰 때에도 드라마의 전투장면이 줄지어 나온다.
특히 마지막 장면은 이 프로그램이 드라마 <연개소문>의 홍보 CF가 아닌가 혼동될 지경이었다. 이 프로그램은 마지막에 드라마 <연개소문>의 메이킹 필름을 보여주면서 매우 비장한 목소리의 나레이션으로 “그렇게 잊혀진 영웅, 연개소문. 그가 1300년의 시간을 넘어 이제 우리 곁으로 온다!”라고 끝맺었다. 드라마 <연개소문>이 방송된다는 사실을 노골적으로 부각한 것이다.
<SBS스페셜>은 ‘세상을 향해 던지는 화두, HD 카메라로 담은 고품질 다큐멘터리’를 지향한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 <SBS스페셜>은 2006년 수준 높은 다큐멘터리를 여러 편 방송하였다. 특히 4월 23일 ‘잠의반란, 인생을 바꾸는 수면’, 5월 21일 ‘부성의 시작, 아빠도 몸으로 아이를 낳는다’, 8월 27일 ‘소리의 재발견-소리가 약이 된다’, 9월 3일 ‘빛에 관한 보고서-독이 되고 약이 되는 빛’, 9월 10일과 17일의 ‘환경호르몬의 습격(1,2부)’ 등은 우리 생활과 밀접한 내용을 과학적으로 접근하여 시청자들의 삶의 질을 변화시키는 데 좋은 정보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잃어버린 역사 연개소문’ 편은 <SBS스페셜>이 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혼란스럽게 했다. 나아가 1시간짜리 ‘드라마 광고’의 역할을 했다는 인상을 주었다.
방송사들이 프로그램에서까지 자사의 다른 프로그램을 홍보하는 것은 공공의 매체인 전파를 사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며, 시청자의 정당한 볼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다. 특히 방송은 각 장르의 프로그램마다 각각 다르다. <SBS스페셜> ‘잃어버린 역사 연개소문’과 같이 프로그램의 취지와 색깔마저 변질시키면서까지 행하는 무리한 자사 홍보는 결국 눈앞의 이익만을 쫓다 방송사의 명예와 프로그램의 수준을 떨어뜨리는 소탐대실의 결과를 낳을 뿐이다. 앞으로 <SBS스페셜>이 자신의 색깔을 잃지 않는, 교양프로그램으로서의 역할을 다하는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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