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뉴스와이어)--제1경기> 대전 신성건설 vs 경북 월드메르디앙

지난 해 한국바둑리그에는 한게임, 넷마블과 피망바둑까지 인터넷 3사의 치열한 라이벌전이 있었다. 이들의 자존심 대결이 얼마나 치열했던지, 오죽하면 바둑리그 비시즌에 3팀만의 번외 리그를 갖자는 얘기가 오고 갈 정도였다.

[KB 국민은행 2006 한국바둑리그]에도 동종 업계 라이벌 팀이 존재한다. 바둑리그의 프리시즌이라 할 수 있는 드림리그부터 꾸준히 출전하고 있는 대전 신성건설과, 지난 해 신성건설의 우승으로 인한 홍보효과가 부러웠을까, 금년도 새롭게 팀을 결성하여 바둑리그 정상에 도전하고 있는 경북 월드메르디앙이 바로 양 라이벌 팀의 이름이다.

양팀은 전기리그의 마지막 7라운드에서 이미 일 합을 겨루어 월드메르디앙이 3:1로 승리, 3위 신성건설을 4위로 끌어내리고 자리바꿈한 전례가 있다. 신성건설은 6라운드까지 2승 3무 1패로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이 패배를 기점으로 8~10라운드 1무 2패를 추가하며 행마가 단단히 꼬인 상황. 신성건설에게 이번 대결은 여러 가지로 구원을 갚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인 셈이다.

9월 28일 목요일, 양팀의 대결은 안조영 : 윤준상 카드로 시작됐다. 각각 1지명자와 3지명자로써 얼핏 신성건설에 무게의 추가 기울지 않나 싶지만, 부침을 거듭하며 4승 6패를 기록 중이던 안조영 선수에 비하여 초반 부진을 딛고 5승 5패 50% 승률을 맞춘 윤준상 선수에게 바둑팬들의 베심(베팅머니 심리)이 쏠리고 있었다. 그러나 안조영 선수는 이런 바둑팬들의 베심을 외면하며 승리, 1지명자의 자존심을 지켰고 신성건설은 기분 좋은 선승을 챙겼다.

이어 벌어진 대국은 공격에 있어서 둘째 간다면 서러워할 신성건설의 루이나이웨이 선수와 월드메르디앙 유창혁 선수의 대결. 금년도 한국바둑리그에서 최악의 부진을 맛보고 있는 루이나이웨이 선수는 분풀이를 하려 했을까, 대국 개시와 함께 강맹 일변도로 일지매 유창혁 선수를 몰아쳤다. 그러나 최근 아웃복싱 기술을 장착한 유창혁 선수는 상대의 강펀치를 살짝살짝 피해가며 적시에 깨끗한 클린 히트를 작렬, 루이나이웨이 선수의 무릎을 꿇리며 승부의 추를 수평으로 돌려놓았다.

다음 날 벌어진 제3국은 신성건설 목진석 대 월드메르디앙 이정우의 대결. 이정우 선수가 꾸준히 판을 리드하는 가운데 해설을 맡은 김성룡 9단은 이정우 선수의 근소한 승리를 선언, 신성건설에게는 암운이 드리우고 있었다. 대국은 끝내기에 돌입한 가운데 해설실, 검토실을 비롯하여 양 대국자 역시 이정우 선수의 승리를 확신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게 무슨 조화일까. 공배까지 다 메운 양 대국자의 눈에 흑의 가일수 여부가 포착된 것. 이정우 선수는 통한의 가일수로 결국 뼈아픈 반집패를 당하고 말았다.

이제 신성건설로써는 귀중한 승리를 챙길 수 있는 상황. 그러나 상대 팀 에이스인 조한승에 맞서는 신성건설의 카드는 최소 제한 대국수에 쫓겨 출전한 양재호 선수. 바둑리그의 족집게 해설로 명성을 떨치는 양재호 선수는 개인 리그 첫 승과 그보다 중요한 팀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조한승 선수의 벽에 부딪히며 패배, 대전 신성건설로써는 2:2 무승부로 아쉬운 라이벌전을 마감했다.

제2경기> 경기 한게임 vs 부산 파크랜드

리그 개막과 함께 단 한번도 선두 자리를 내놓지 않았던 한게임. 그러나 초반 고공비행 이후 차츰 2위 그룹에 추격을 허용하는 이상 징후를 보였고, 지난 10라운드에서 결국 KIXX에게 리그 탑을 내주고 말았다. 하지만 선두를 빼앗긴 것이 팀에 자극제가 됐을까. 혹은 전기리그에서 4:0 완승을 거둔 바 있는 꼴찌 파크랜드는 좋은 보양식에 불과했을까. 한게임은 6라운드 이후 오랜만에 승리를 추가하며 고토를 회복, KIXX의 ‘7일 천하’를 종결했다. 한편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부산 파크랜드는 승점 획득에 실패, 향후 기적 같은 연승행진 없이는 ‘겨울 잔치’에 참가할 수 없는 막다른 위기상황에 봉착했다.

양팀의 대결은 한게임 김성룡-원성진-온소진-이영구 대 파크랜드 강동윤-서건우-조훈현-김주호의 오더. 원성진, 이영구가 상대 우위를 확보한 가운데 김성룡 선수의 열세. 과연 온소진 선수가 전기리그에 이어 다시 한번 바둑황제 조훈현을 침몰시킬 수 있는지가 승부의 관건이었다.

1번 주자로 나선 김성룡 선수는 상대의 실질적 에이스 강동윤을 맞아 오히려 부담이 덜했을까. 특유의 빨대(?) 바둑으로 선전하는 가운데, 강동윤 선수 역시 상대의 기풍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실리 바둑을 펼치며 잔잔한 국면이 이어졌다. 그러나 중반을 지나 종반으로 향하던 찰나, 김성룡 선수의 착각이 나오며 우중앙에 생포했던 요석 석점이 생환했고 이로써 승부는 종료. 강동윤 선수는 8연승을 거두며 리그 연승상을 향해 한걸음 더 나아갔다.

이어진 대국은 바둑리그 징크스의 주인공 파크랜드 서건우와 한게임 원성진의 대결. KIXX의 광주투어 승리와 이창호의 연승행진으로 여타의 징크스들이 깨어진 상황에서, 과연 서건우 선수의 바둑TV 스튜디오 전패 징크스 역시 깨질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주목됐다. 그러나 서건우의 징크스에는 이유가 있었다. 원성진을 맞아 좋은 바둑을 보여주며 여러 차례의 기회가 찾아왔으나, 지나치게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며 징크스에 1패를 추가하는데 그쳤다.

이튿날 첫 대국은 한게임 온소진과 파크랜드 조훈현의 리턴 매치. 전기리그에서 대마를 잡힌 이후 죽은 대마를 활용하여 상대의 대마를 잡는 명국으로 승리를 거둔 바 있는 온소진 선수는 이날도 바둑황제를 상대로 전혀 주눅들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상대의 좌상변 대마에 대한 사활을 담보로 신경전을 벌이던 중, 우하귀의 응수타진에 조훈현 선수의 잘못된 응수를 발판으로 포인트를 획득한 이후 무난하게 끝내기에 돌입, 1집 반의 승리를 낚아챘다.

측면 공격수들이 양쪽 코너에서 올려준 2승 1패 절호의 센터링. 파크랜드의 문전에 서있는 선수는 바로 한게임의 스트라이커 이영구였다. 이영구 선수는 상대 수문장 김주호 선수와의 대국에서 초반 좌상귀 대마를 함몰시키며 일거에 승세를 확립, 이후 상대의 변화를 무력화시키며 팀에게 귀중한 승리를 안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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