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소비자연대-“통신서비스에 대한 선심성 땜질식 요금할인 약속보다 본질적인 정책문제의 해결을 바란다”
최근 열린우리당과 정부의 당정협의에서 이동통신 무선인터넷요금 30%인하에 합의했다는 소식을 듣고 최근의 통신서비스 요금논란과 관련하여 우리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밝힌다.
정부가 현행법상 특정 통신서비스 요금을 특정 비율에 따라 인하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을 갖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당정협의를 통해서 무선인터넷서비스 요금을 30% 인하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행정권한의 남용의지를 밝힌 것이 아니라면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본다.
현재 이동통신서비스 요금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지정되는 공공요금도 아니며, 비록 시장지배사업자라 할지라도 정부가 해당 업체의 통신서비스요금을 임의대로 규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제까지 정보통신부는 전기통신사업법에서 시장지배사업자에 대한 약관규제 권한을 가지고 간접적으로 요금규제를 해 왔으나, 이 법의 취지상 시장지배사업자에 대한 규제는 시장지배력 남용의 경우로 한정하여 행사되어야 하는 것으로 시장지배력 남용의 명백한 증거가 없을 경우 행정 자의적으로 비율을 정해 요금인하를 시행하는 것은 지나친 행정권한의 남용이라 할 것이다. 정부와 여당은 이를 행정지도를 통해 시행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행정지도 역시 불공정거래행위에 한정하여 행사되어야 하는 것으로 공정거래를 저해하는 요인에 대한 지적도 없이 이러한 방식으로 행정지도가 행사된다면 이것 역시 행정권한의 남용에 해당한다.
또한 이미 발신자번호표시 요금에 대한 시장지배사업자의 소위 "자발적인"(?) 무료화 시행에서도 나타났듯이, 시장지배사업자에 대한 정부의 인위적인 요금통제 노력이 자동적으로 경쟁상황에서 후발사업자들의 동참을 유도하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정부 여당의 이러한 발표가 약관신고제를이용하여 후발사업자들에게 요금인하 압력을 행사하는 것을 뜻한다면 그것 역시 약관신고제를 사실상 인가제처럼 행사해 온 그간의 잘못된 행정권한의 남용행위를 반복하는 것이 되고 말 것이다. 실제 법적 규제 환경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정부 여당이 무선인터넷 요금인하 조치로 구체적인 수치를 들어 2100억 - 2800억원 규모의 통신요금이 이용자에게 환원될 것처럼 발표하는 것은 그런 의미에서 명백한 소비자 기만행위라 아니할 수 없다.
우리는 정부 여당이 통신서비스 요금제도의 본질적인 문제를 더 이상 외면하지 말고 사업주체도 아니면서 바겐세일식 요금할인 계획을 홍보할 것이 아니라, 그것도 소비자 통신요금 부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적은 서비스에 한정하여 자의적인 선심성 약속을 할 것이 아니라,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고, 개선함으로서, 사업자간 공정경쟁환경을 조성함으로써 합리적으로 요금인하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시행하기를 바란다.
1) 우리는 정부 여당이 이동통신 무선인터넷서비스 요금 수준을 30%까지 인하할 계획임을 밝혔으므로 이로써 현재의 무선인터넷서비스 요금수준이 적정 요금수준을 현저하게 넘어선 수준으로 부과되고 있음을 사실상 인정한 것으로 본다. 따라서 우리는 정부 여당이 왜 패킷요금수준을 50-60%도 아닌 30% 수준의 인하가 적절하다고 평가하였는지 그 산출근거를 투명하게 밝힐 것을 요구한다.
2) 우리나라의 이동통신 기본요금은 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이며, 수신위주의 소량 의 사용자층에게조차 형평에 어긋나게 과도한 요금을 부과함으로써 가계에서의 통신비 부담을 높이는 주요인이 되고 있다. 기본요금은 통화요금과는 달리 개념상 인프라투자분에 대한 보상의 의미가 크기 때문에 기본요금수준의 적정성을 연례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정부가 이동통신 시장지배사업자의 기본요금 수준을 이러한 맥락에서 연례적으로 점검하는 절차를 마련할 것을 요구한다.
3) 우리는 작년 국정감사 때 당시 진대제 장관이 천명한대로 이동통신서비스에서 발신자번호표시(CID)기능을 기본요금에 포함시키겠다고 한 약속을 조속히 시행할 것을 요구한다. 이미 수차례 밝힌 대로 발신자번호표시 기능은 이동통신 음성서비스의 한 필수기능으로서 기본서비스에 포함되며 어떤 의미에서도 부가서비스는 아니다. 정보통신부는 이 기능을 계속 부가서비스로 분류, 방치함으로써 사업자들이 지속적으로 부당이득을 수취하는 행위를 더 이상 방조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4) 우리는 이동통신 단문메시지(SMS) 요금이 단순한 부가서비스가 아니라 이동통신사업자들에게 희소자원인 주파수를 할당할 때 함께 허용한, 사실상의 배타적 독점부가서비스에 해당한다는 점을 수차례 지적한 바 있다. 따라서 우리는 단문메시지 요금수준이 독과점 가격 수준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정보통신부가 조속히 해당서비스와 관련된 비용과 수익에 대한 회계분리의무를 통신사업자들에게 부과할 것을 요구한다. 또한 지금도 단문메시지 요금은 원가요인이 정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 이동통신 3개 사업자간에 동일한 요금수준으로 제공되고 있으므로 공정거래위원회가 가격의 적정성과 사업자간 담합여부를 즉각 조사할 것을 요구한다.
5) 우리는 이미 현실화하고 있는 유무선 통합서비스 시장 환경 속에서 사업자간 공정경쟁 환경을 조속히 구축함으로써 사업자들이 가격과 서비스경쟁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유무선통신서비스시장에대한 현재의 규제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꿔나갈 것을 요구한다. 최근 통신위원회의 기분존서비스 관련 심결내용에서도 나타났듯이 정부가 유무선 통합시장이라고 하는 변화된 시장환경 속에서 규제환경의 정비는 미루면서도 사업자간 경쟁을 인위적으로 제한하려고 하는 것은 소비자의 이용후생을 실질적으로 감소시키는 것이므로 우리는 이에 대하여 엄중히 대처해 나갈 것이다.
6) 최근 정부가 유무선 통신사업자들의 상호접속요금을 새롭게 재조정함에 따라 통신요금의 원가변동요인이 발생하였으므로 다른 외생 변수가 없는 한 유선, 무선 통신요금 또한 적절한 수준에서 재조정될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는 정부 여당이 원가변동요인이 발생함에 따른 통신요금의 변동폭을 얼마만큼 허용할지에 대한 정책적 의지를 밝힐 것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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