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창조문학신문사는 ‘오늘의 작가’로 이윤재 시인의 ‘가을하늘 내려다보기’를 선정했다.

창조문학신문의 박인과 문학평론가는 “김정일의 핵폭탄이 지맥을 타고 울면 시인의 詩한폭탄은 문맥을 따라 운다.”며 시대의 한을 지혜롭게 극복하며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을 시 한 편에서 만날 수 있다고 한다.

▣ 가을하늘 내려다보기 / 이윤재 시인

떡갈나무 숲 속에 쌈지길이 생겨났다.
가을이 온다며
모두 두어 걸음씩 물러나 만들어진
좁다란 붉은 길을
가을햇살 머금은 잎맥 따라 걸을 때
빛 고운 떡갈잎 하나 푸득,
굽은 어깨 툭 치며
머리 들어 하늘 우러르라하였다.
길섶에 도열한 만삭의 갈잎도
머리채 휘저으며,
고개 젖혀 솟구치라하였다.

다음 계절로 이어진 산자락에 다다라
두 손으로 얼굴 감싸 안을 때
여울물가 버들여뀌 속, 개구리 한 마리
물속으로 퐁당 뛰어들며
하늘이 활짝 펴질 때까지
물 맑음만 기다리라 하였다.

하늘 못 본 것이 어찌 다 네 탓이랴
낱 알갱이라도 거두어야 허리 한번 피어보고
굽은 허리 피어야 하늘 한번 올려다볼 것 아니더냐
떡갈잎 하나, 길손의 어깨 치며
하늘 우러르라 속삭여도
순백의 계절까지는
그저 물에 박힌 가을하늘만 내려다보기

♣ 시감상 : 창조문학신문 제공
「김정일의 핵폭탄이 지맥을 타고 울면 시인의 詩한폭탄은 문맥을 따라 운다.」
이윤재 시인의 시 "가을하늘 내려다보기"는 퇴색과 충격의 계절에 일어서는 충격완충작용의 문맥으로 일어선다. 그의 시는 마치 절망의 현실을 잊기라도 하듯이 떡갈나무 우거진 깊은 숲길로 들어서며 ‘물에 박힌 가을하늘’과 데이트를 즐기는 것이다. 그의 시와 가을하늘과의 데이트 속에서 돌출되는 이 시의 언어들로 우리는 퀭하니 뚫린 저리고 저린 절망의 구멍에 희디 흰 이빨로 희망의 땜질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모든 것 잊어버리고 '떡갈나무 숲 속 쌈지길'을 걸어보라. 향긋한 풀냄새, 오이냄새, 딱총나무 잎의 떫은 잎맥으로 흐르는 시간의 비린내 그리고 싱그러운 여인의 냄새가 담청색 하늘을 받치고 갈짓자로 흔들리고 있는 그녀의 일들을 기억하게 하지 않는가.

보기도 좋고 향기도 좋은 참나무 숲에 열리는 떡들이 수없이 매달려 먹기에도 좋게 떨걱거리는 '떡갈나무 숲 쌈지길'로 딱총나무 뿌리 건들거리며 시끄럽게 꽝꽝거리는 꽝꽝나무 오솔길로 흐르는 '여울 물가 버들여뀌'의 기억이 새롭지 않은가.

인생은 한번씩 '길손의 어깨를 치는' 것, 툭툭 치는 것이다. 마치 김정일이가 핵폭탄의 맛있는 밤알을 까놓고 엄포를 놓듯이 한번쯤은 강렬한 자신의 자존감에 빠져 '떡갈잎 하나' 툭툭 치듯이 지축을 울리며 지층을 까벌리며, 알밤을 까듯이 미래의(혹은 과거의) 자궁을 까벌리며, 2006년 10월 11일 새벽 2:09분에 1월 1일 오전 9:4분이라며 핸드폰들이 단체로 알람 소리를 거세게 몰아치듯이, 알밤처럼 알랑거리는 알람소리를 내며 뒹굴듯이, 삶이라는 죽음의 행렬에 맞부딪쳐 보고자 하는 것이다. 과연 "죽고자 하는 자는 살고 살고자 하는 자는 죽는"(Bible) 것인가. 핵껍질 터지는 소리로 죽음의 껍질을 발라내면 생명의 속살이 보이는 것인가. 생명의 껍질을 발라내면 죽음의 속살이 보이는 것인가.

새롭게 충격적 영상으로 엮어지는 삶의 진행 속에서 시인은, 잠시잠시 잊었던 자아의 심장을 한 번씩 그렇게 건드려보는 것이다. 존재하고 있음을 존재하며 존재하기 위하여 건들거려 보는 것이다. 그렇게 시인은 우는 것이다. 오늘날 김정일의 핵폭탄이 지맥을 타고 울면 시인의 詩한폭탄은 문맥을 따라 울게 되는 것이다. 시어의 현을 타고 울음의 알을 낳게 되는 것이다. 슬픔의 보금자리에 기쁨의 알맹이들을 간직해 두는 것이다.

멸망의 눈물로 주름진 벼랑 끝에 누가 사과나무를 심을지는 알 필요가 없다. 그저 "하늘이 활짝 펴질 때까지 / 물 맑음만 기다리라 하였다."
"순백의 계절까지는 그저
물에 박힌 가을하늘만 내려다보기"
참조 : www.duineserelegien.com/write.htm

창조문학신문사 개요
창조문학신문사는 한민족의 문화예술을 계승하여 발전시키고 역량 있는 문인들을 배출하며 시조의 세계화를 지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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