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와 바다’ 특별전 개최
이번 전시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지리적 조건을 기반으로 고대로부터 중국 및 일본 등과 바닷길을 통해 빈번히 교류했던 우리 민족의 해양사와 동북아 해상교류의 주역이고자 했던 우리 조상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뜻 깊은 자리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아울러 바닷가 사람들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갯벌의 현장과 그들의 소망을 살펴보고, 바다의 다양한 이미지와 소리를 통해 마음속에 잠자고 있던 우리의 바다를 살펴보는 자리가 될 것이다.
바다, 두려운 존재이자 이상향
이번 전시는 크게 5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 ''바다가 있다''에서는 고지도와 회화에 표현된 바다를 통해 우리 조상들의 마음속에 담긴 바다를 만나본다. 회화적 기법에 의해 제작된 고지도와 회화에 나타난 바다의 모습은 넘실대는 파도를 상징화하여 거칠고 두려운 공간으로 표현되고 있다. 조선전기에 제작된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混一疆理歷代國都之圖, 1402년)''나 조선후기 바다그림을 잘 그린 것으로 유명한 백은배의 ''산수도(山水圖)''에 표현된 바다는 굵은 선으로 넘실대는 파도의 형상을 띠고 있다. 한편으로 백은배의 ''해상군선도(海上群仙圖)''나 이인상의 신선도해도(神仙渡海圖) 등에 표현된 바다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의 대상이자 선인(仙人)들의 공간으로 상징화된다. 늘 우리 곁에 있는 현실의 바다를 거칠고 두려운 존재이자 이상향의 공간으로 담아낸 옛 사람들의 바다를 만나본다.
바닷길, 우리 민족의 문화교류
- KBS 드라마 <해신> 활용해 장보고 해상활동 소개
제2부 ''바닷길''에서는 바다와 사람을 연결해 주는 배와 바닷길을 통한 문화교류의 이야기를 담았다. 바닷길은 거친 자연 환경으로 인해 여러 제약이 따랐지만 뭍길 못지않은 인적·물적 교류의 통로였다. 바닷길을 통한 활발한 교류는 신안해저유물을 비롯하여 서남해안 각지에서 발견되는 여러 유적·유물에 의해 입증된다.
이러한 토대 위에서 바닷길을 활짝 열었던 역사적 인물이 장보고이다. 청해진을 발판으로 동아시아 해상무역을 장악했던 그의 등장은 바닷길을 통한 우리 민족의 활발한 문화교류를 엿볼 수 있게 한다. 비녀·바늘·은제요대장식 등 청해진유적출토 유물을 통해 당시의 생활상도 함께 살펴볼 수 있도록 하였다.
이번 전시는 유물뿐만 아니라 시각적 효과가 높은 영상전시 기법도 활용할 예정이다. 특히 현재 KBS에서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해신>의 영상자료를 일부 활용하여 장보고의 해상활동을 소개할 예정이다. 또한 장보고를 주제로 한 컴퓨터게임, 모바일게임 등을 통하여 관람객으로 하여금 장보고가 꿈꾸었던 바다를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하였다.
바닷가 사람들의 꿈
- 중요무형문화재 위도띠배 재현, 관람객 체험의 장 마련
제3부 ''바닷가 사람들의 삶과 믿음''에서는 그들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갯벌의 현장과 그들이 꿈꾸고자 했던 소망을 담아 보았다. 뻘배 혹은 낙지가래 등 갯벌에서 사용하는 채취어구를 통해 바닷가 사람들의 일상을 살펴보고자 한다. 갯벌은 뭍의 끝이자 바다가 시작되는 곳이다. 그래서 바닷가 사람들의 생명력을 키워내는 중요한 생활공간이자 바닷물이 밀려오고 쓸려가는 거친 환경으로 인해 두려운 존재로 여겨지기도 한다.
불확실한 현재와 미래의 삶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풍요로운 생활을 꿈꾸는 바닷가 사람들은 그들의 소망과 액운을 바다에 실어보내기도 하였다. 위도띠배놀이(중요무형문화제 82-3호)는 바닷가 사람들의 꿈과 액을 실어 보내는 대표적인 의식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위도띠배를 재현하여 관람객이 직접 행운과 소망을 기원하는 종이배를 접어 띠배에 실어 보내는 간접 체험의 장을 마련하였다.
바다가 들려주는 소리
- 소리를 전시에 처음으로 활용, 전시의 새 기법 시도
제4부 ''바다소리''에서는 바다가 들려주는 소리를 통해 사람과 바다가 함께 어우러져 대화를 나누어 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였다.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눈을 지그시 감고 소리에 빠져 보면 마치 눈앞에 바다가 펼쳐 보이는 듯한 환상 속에 사로잡혀 버린다. 물이 밀려오는 소리, 물이 쓸려가는 소리, 물결에 아갈아갈하는 몽돌소리, 바닷가 사람들의 일상이 녹아 든 소리, 바닷가 사람들의 소망을 담아 낸 소리 등 사람과 바다가 어우러져 서로 마음속의 대화를 들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동해 서해 남해의 바다는 각기 자연환경이 다른 만큼 삶의 모습과 자연의 소리인 바닷소리도 다르다. 소리전시는 제1부 ''푸른섬 제주, 그 바다''와 제2부 ''동해에서 서해까지''에서는 느낌이 다른 바닷소리10편을 들을 수 있고 제3부 ''삶의 현장 바다''와 제4부 ''바다를 의지하는 사람들''에서는 해녀들의 노래, 멸치잡이 노래, 동·서해안의 풍어제 등 바닷가 사람들의 땀과 믿음을 소리로 느낄 수 있게 하였다. 그런 점에서 사실 이번 전시는 소리를 처음으로 전시에 활용함으로써 종래 보는 전시에서 듣는 전시로의 새로운 방법을 시도하였다.
카메라로 담아낸 바다
- 다양한 바다의 모습을 담아낸 사진작품 전시
제 5부 ''바다풍경''에서는 바다가 품어내고 있는 다양한 자태를 통해 마음속에 웅크리고 있던 우리의 바다를 살펴보는 자리를 마련하였다. 파도가 가라앉은 고요하고 온화한 바다, 무섭게 휘감아 오르며 춤추는 두려운 바다, 새벽안개가 짙게 드리운 침묵의 바다, 섬과 섬을 이어주는 가교의 바다 등 숱한 바다의 몸짓언어를 카메라로 담아낸 사진작가의 작품을 통해 눈으로 들어 보고 마음으로 바라보는 체험을 하게 된다.
국립민속박물관 개요
국립민속박물관은 우리 민족의 전통생활을 느끼고 체험해 볼 수 있는 문화와 교육의 터전이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우리 전통의 생활문화를 조사,연구하고 전시, 수집, 보존하고 교육, 민속행사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우리 전통문화의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다.
웹사이트: http://www.nfm.go.kr
연락처
국립민속박물관 장상교 (02-3704-3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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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7월 13일 09: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