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아름다운 계승...추모공원 무상 기증
SK그룹은 98년 타계한 故최종현 회장이 생전에 강조한 장례 문화 개선에 대한 고인의 뜻에 따라 2009년 완공을 목표로 충남 연기군 남면 고정리 일원 10.8만여 평에 화장장, 납골시설, 장례식장, 산골시설 등 장례에 필요한 고품격 시설을 갖춘 종합 추모공원을 아무런 조건 없이 사회에 기증하기로 했다.
최종현 회장은 생전에 “서민을 생각해서라도 돈 있는 사람들이 묘지를 너무 호화롭게 쓰면 안된다. 땅덩어리가 좁은 나라에서 죽을 때마다 무덤을 만들면 국토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며 “장묘 문화 개선에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수시로 강조했었다.
최종현 회장은 임종을 앞두고 “내 시신은 화장하고, 그룹 경영진들에게 훌륭한 화장시설을 만들어 사회에 기증해 장묘 문화 개선에 앞장서 달라”는 유언까지 남겨 사회 각계각층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1998년 6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나면서 최종현 회장의 시신은 유언대로 화장을 했다. 좁은 국토와 높은 인구밀도를 생각할 때 화장이 당연한 일이지만 실제로 실천하기란 쉽지 않은 일로 최종현회장의 빈소를 찾은 사회 지도층 인사들도 잇달아 SK의 장묘 문화 운동에 적극 동참할 것을 약속했고, 일반인들에게도 신선한 충격을 줬다.
최종현 회장의 이러한 유지를 받들어 故최윤원 前SK케미칼 회장도 화장장을 치르는 등 가족 친지들도 장묘 문화 개선운동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최종현 선대 회장의 장묘 문화 개선운동의 큰 뜻을 계승하고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고품격의 추모 공원을 사회에 기증 하기로 했다”고 밝히고 “그 동안 혐오시설로 인식되어 온 장례시설이 온 가족이 모여 편안하게 고인들을 추모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 길 바란다”고 말했다.
SK그룹은 이번 추모공원 건설을 위해 행정도시건설청 및 한국토지공사와 추모 공원 건설에 대한 협의를 거쳐 23일 ‘행정중심복합도시 장사시설 건립 및 무상 기증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다.
한국토지공사는 10만 8천평 규모의 땅을 제공하고, SK그룹은 500억원 규모를 투입해 추모공원을 조성한 후 행정도시건설청에 기증하게 된다.
한편, 지난해 우리나라 화장률은 52.6%로 처음으로 50%을 넘어서 지난 1991년 18%에 불과했던 화장률이 무려 34%이상 늘어나는 등 화장이 매장을 제치고 장묘 문화의 중심으로 뿌리를 내리고 있으나, 전국의 화장 시설은 모두 46곳에 불과해 증가하는 화장 수요를 현실적으로 감당하기 어렵고, 화장률이 70%를 넘어설 것으로 보이는 2010년에는 큰 사회적 문제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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