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노태원교수, 5㎚ 초박막 강유전체 개발

서울--(뉴스와이어)--서울대 물리학부 노태원 교수와 김용수 씨(박사1년차)는 최근 5나노미터(nm) 두께에서도 전기적 성질을 관찰할 수 있는 강유전체 박막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노 교수는 “지금까지 강유전체 박막의 두께는 수백nm에서 아무리 얇아도 수십nm가 고작이었다”며 “수nm 두께의 강유전체 박막을 만든 것은 세계에서 최초”라고 말했다.

그는 “간접적인 방식으로는 1nm 두께에서도 강유전체의 성질 중 하나를 관찰하긴 했지만 강유전성의 직접적 증거인 전기적 특성을 이렇게 얇은 두께에서 관찰하기는 처음”이라고 밝혔다.
그간 D램을 비롯한 메모리소자 연구에서는 ‘두께는 얇게, 사이즈는 작게’가 목표였다. 하지만 D램의 경우 두께가 얇아지면 얇은 두께를 통해 전류가 흘러 메모리소자로 사용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와 마찬가지로 강유전체를 이용한 메모리소자에서도 강유전체의 두께가 얇아질수록 누설 전류(leakage current)가 커져 강유전성을 직접 측정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원래 강유전체는 절연체지만 박막을 증착할 때 생기는 여러 가지 결함들 때문에 전류가 흐르는 일종의 ‘길’이 생겨 누설 전류가 흐른다.

지난해 ‘네이처’에는 강유전체의 임계두께가 이론적으로 2.4nm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여기에 자극을 받은 연구팀은 동일한 조건에서 실험적으로 강유전체의 두께가 어느 정도로 얇아질 때까지 강유전체의 성질이 유지되는지 알아보는 강유전체 임계두께를 측정했다.
그 결과 강유전체 박막이 5nm 두께 까지는 강유전체의 전기적 성질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노 교수는 “일반적으로 강유전체는 두께가 얇아질수록 유전분극의 방향을 바꾸는데 필요한 전기장의 크기가 커진다”며 “이는 강유전체와 전극 사이에 또 다른 유전체 층이 형성되기 때문이라고 알려져 왔다”고 설명했다. 결국 유전체 층이 형성되는 것은 완벽하게 깨끗한 경계면을 갖는 박막층을 증착시키는 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본 실험에서는 강유전체 박막의 두께가 얇아질수록 유전분극의 방향을 바꾸는데 필요한 전기장의 크기가 일정하다는 것을 관찰했다. 박막 증착 기술에 획기적인 발전을 이룬 셈이다. 김용수 씨는 “강유전체의 두께에 따른 전기용량 등을 측정했지만 강유전체와 전극의 경계면에 어떠한 층도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미 노 교수는 1999년 ‘네이처’에 F램용 신물질 비스무스타이타늄산화물(BLT) 박막 개발 결과를 발표해 강유전체 연구의 발전 가능성을 제시했다. 당시 F램은 개념적으로 도입된 지 30년이 지났지만 기존 강유전체 물질이 피로현상으로 한계를 보여 실용화되지 못했었던 상황이었다. 때문에 노 교수의 연구는 메모리소자 연구에서 사막의 ‘오아시스’였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그는 이듬해 이달의 과학기술자상을 수상했고, 2003년에는 일본 강유전체 커뮤니티에서 수여하는 이케다상(Ikeda Award)을, 올 2월에는 한국의 노벨상인 한국과학상(물리분야)을 연이어 수상했다.

특히 노 교수가 2000년부터 심혈을 기울여 이끌고 있는 창의연구단인 ‘기능집적형산화물복합구조연구단’은 국내 강유전체 연구의 메카로 자리 잡았다. 이 과정에서 그는 석박사 과정 학생들의 창의성을 이끌어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현재 이 연구결과는 ‘응용물리학 소식지’(Applied Physics Letters)에 제출한 상태며 게재 여부에 대한 회신을 기다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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