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경기> 경북 월드메르디앙 vs 서울 제일화재
경북 월드메르디앙의 기세가 참으로 놀랍다. 시즌 개막과 함께 2전 전패를 기록할 당시만 해도 강팀으로 분류했던 많은 이들의 평가에 의구심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월드메르디앙은 이런 모든 걱정들이 기우임에 불과함을 스스로 증명했다. 이후 10라운드에서 5승 5무를 기록한 것. 그러나 월드메르디앙과 함께 ‘Big 3’를 구성하고 있는 광주 KIXX와 경기 한게임이 워낙 초반에 앞서 나갔던 지라,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않을까 하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월드메르디앙은 13라운드에서 서울 제일화재를 잠재우며 마침내 2위로 올라섰다. 또한 광주 KIXX가 부산 파크랜드에 덜미를 잡힘으로써 14라운드 광주 KIXX와의 맞대결에 따라 막판 대역전극을 펼치며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할 가능성마저 남겨두었다.
이번 월드메르디앙의 수훈갑은 1장으로 출전한 유창혁 선수였다. 제일화재의 1장 이세돌을 맞아 쉽지 않은 싸움이 예상됐지만, 완승으로 상대팀의 1지명자를 제압하며 팀의 사기를 드높였다. 이어 벌어진 두 번째 대국 역시 조한승이 김혜민을 가볍게 제압하며 기분 좋은 출발에 성공했다. 이튿날 열린 세 번째 대국에서 이정우가 패배했지만 마지막 주자로 출전한 윤준상이 김지석을 잠재우며 승점 3점을 챙겼다.
월드메르디앙의 기분 좋은 승리만큼 제일화재에겐 기분 나쁜 패배였다. 5연승을 구가하던 이세돌 선수가 패배하며 한풀 기세가 꺽였고, 김혜민 선수는 결국 1승 달성에 실패했다. 설상가상으로 경쟁팀인 부산 파크랜드가 승리하며 4위 자리마저 빼앗긴 상황이다. 그러나 제일화재의 마지막 상대팀은 신성건설. 4주 군사훈련 중인 안달훈 선수가 가세한다면 충분히 싸워볼 수 있는 상대다. 포스트시즌 진출에 한걸음 앞서 있던 서울 제일화재는 오히려 한걸음 뒤처지게 된 상황이다. 자력 진출이 좌절됐지만 마지막 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며, ‘진인사 대천명’ 하는 것이 제일화재의 마지막 전략이다.
13라운드 1경기 경북 월드메르디앙 서울 제일화재 대국 결과
1국 : 10월 26일 19시 흑 유창혁 백 이세돌 흑 불계승
2국 : 10월 26일 21시 백 조한승 흑 김혜민 백 불계승
3국 : 10월 27일 19시 흑 이정우 백 송태곤 백 3집반승
4국 : 10월 27일 21시 백 윤준상 흑 김지석 백 불계승
오규철과 파크랜드, “이것이 승부다!!”
제2경기> 광주 KIXX vs 부산 파크랜드
“이것이 승부다!!” 부산 파크랜드가 리그 슬로건에 부합하는 멋진 승부를 보여줬다. 시즌 내내 하위권에 머물며 8개 팀 중 마지막으로 12라운드에서야 첫 승을 챙겼던 부산 파크랜드. 수치상으로는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상황은 아니었지만 그들의 앞을 가로막은 팀은 리그 최강이라 불리며 4연승 중인 광주 KIXX였다. 과연 최강 KIXX에 패배하지 않고 무승부로 승점 1점이라도 챙길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졌다. 그러나 부산 파크랜드의 후반 뒷심은 그야말로 상상 초월이다. 광주 KIXX를 3:1로 제압한 것. 그리고 그 중심에는 오규철이 있었다.
금주 월요일, 바둑리그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된 선수 오더에 많은 바둑 관계자들은 당혹감을 금치 못했다. 최강 KIXX를 상대하여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부산 파크랜드의 1장이 바로 오규철 선수였던 것. 비록 예선을 당당하게 거치며 리그에 합류한 오규철이지만 젊은 후배들의 기세에 막혀 전패 중인 그였다. 오규철 선수는 5전 전패를 기록하며 리그 최소 출전 대국을 모두 소화한 상황인지라 믿음직하지는 않지만 지난 라운드에서 첫 승을 올린 서건우 선수의 출장을 예상했던 것이 중론. 그러나 파크랜드의 이기섭 감독은 오규철 선수의 강한 승리에 대한 열정에 기회를 주었다. 그리고 오규철 선수는 감독과 팀 동료들의 기대에 만점으로 부응했다.
광주 KIXX의 1장은 최근 5연승을 달리고 있는 홍민표 선수. 오규철 선수는 지난 대국들에서 늘 속기로 일관했지만, 이날은 달랐다. 그의 눈빛과 손길은 개인의 명예와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향한 1승에 대한 열망이 가득했다. 이런 오규철 선수의 기세에 눌렸을까, 홍민표 선수는 대국 중반 의문의 수를 두며 자멸했고, 그걸로 승부는 끝이었다. 광주 바둑의 터줏대감 오규철이 광주의 홈팀 KIXX의 정규 시즌 선두 등극에 찬물을 끼얹은 것. 광주의 바둑팬들은 오규철의 승리와 광주 KIXX의 패배라는 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상황에 빠지고 말았다. 오규철의 승리는 나머지 팀원들에게 큰 자극제가 되었다. 2장으로 출전한 강동윤 선수는 강적 박정상을 지난 라운드 팀 승리에 공헌하지 못했던 아쉬움에 대한 속죄의 제물로 삼았다.
이튿날 조훈현 선수는 최철한 선수를 맞아 초반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패배했지만, 어려웠던 바둑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추격하며 승부혼을 불살랐다. 이런 팀원들의 열망은 마지막 김주호 선수의 짜릿한 백1집반승으로 귀결됐다. 최원용 선수를 맞아 팀의 운명을 양어깨에 짊어진 부담감에 중반까지 경직된 행마를 보이던 김주호 선수는 종반 미세한 끝내기 싸움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며 팀을 4위로 이끌었다.
부산 파크랜드의 막판 뒷심이 리그의 순위 싸움을 미궁에 빠뜨리고 있다. 리그 선두 자리는 이제 “Big 3” 모두에게 열려 있는 상황이 됐고, 포스트시즌 마지막 티켓 역시 행방이 묘연해진 것. 아직 바둑리그는 끝나지 않았다.
13라운드 2경기 광주 KIXX 부산 파크랜드 대국 결과
1국 : 10월 28일 19시 백 홍민표 흑 오규철 흑 불계승
2국 : 10월 28일 21시 흑 박정상 백 강동윤 백 불계승
3국 : 10월 29일 19시 백 최철한 흑 조훈현 백 3집반승
4국 : 10월 29일 21시 흑 최원용 백 김주호 백 1집반승
순위 팀명 전적 승점(승수)
1 광주 KIXX 7승 4무 2패 25 (31)
2 경북 월드메르디앙 6승 5무 2패 22 (30)
3 경기 한게임 6승 4무 2패 22 (30)
4 부산 파크랜드 2승 8무 3패 14 (24)
5 서울 제일화재 2승 7무 4패 13 (24)
6 인천 매일유업 1승 8무 3패 11 (21)
7 대전 신성건설 2승 5무 5패 11 (20)
8 대구 영남일보 1승 5무 6패 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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