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대해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는 ‘해외진출시 고려해야 할 윤리적 관행과 특성’ 보고서에서 현지국의 종교와 문화는 최대한 존중해야 하며, 뇌물과 선물 관행은 본사에서 적용하는 윤리원칙을 일관성 있게 적용하되 뇌물공여 대신 사회공헌활동 등의 유연한 대처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한 인권과 환경은 국제규범 이상의 선진국 수준의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진출기업이 현지국의 종교와 관습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경우 현지활동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나이키사의 경우 현지 유통업자의 경고를 무시하고 아랍어로 'Allah'를 지칭하는 불꽃 모양의 로고를 신제품에 부착하였으나 이슬람교를 모독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결국 운동화 전량을 리콜하였으며, 유럽의 A국에 진출했던 미국 로버트 아룬델사(직물제조업)는 현지국에서 관례화되어 있는 티타임을 없애 노동자들의 반발을 초래하고 결국 공장을 철수하였다.
보고서는 또한 개도국에 진출하는 기업들이 직면하는 가장 큰 윤리적 딜레마는 뇌물이라고 지적하고, 뇌물에 대해서는 본사의 윤리원칙을 준수하되 상황에 따라 유연한 대응능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로얄더치쉘그룹은 본사의 윤리원칙을 엄격히 준수한 사례로서 76년 유럽의 A국에서 450만 달러의 정치 헌금을 강요받자 지사장을 해고한 후 곧바로 철수 14년간 A국에서 사업을 벌이지 않았다.
이와 달리 코카콜라는 아프리카의 B국에서 뇌물 요구를 거절하는 대신 과실수 심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겠다는 제안을 통해 현지국의 신뢰와 사업성과를 동시에 확보하였으며, 모토롤라는 아시아의 C국에서 공장 가동을 앞두고 소방공무원들이 대가를 요구하자 대신 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여 유연한 대처 능력의 좋은 본보기를 보여 주었다.
선물수수에 대해서는 일본을 비롯한 동양사회에서는 관행상 용인되는 수준의 선물은 개인차원이 아닌 회사차원에서 수령하고, 이를 전시하거나 기부 등으로 활용하는 것이 유연한 대응방법이라고 제안했다.
한편 대한상의는 인권, 환경 등 인류 공통의 문제에 대해서는 선·후진국 구별없이 최소한 UN이나 OECD같은 국제기구가 제시하는 윤리규범을 준수하고 나아가 선진국의 엄격한 기준도 준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청바지 제조업체인 리바이스의 경우 인권문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엄격한 수준의 “글로벌 소싱 및 운영 가이드라인“을 개발하여 적용하고 있으며, 거래기업에 대해서도 본사와 배치되지 않는 윤리기준을 만들어 시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의류업체인 갭 역시 법률보다 더 엄격한 기준을 권고하고 있으며 체벌, 강제노동, 아동노동 등과 관련된 업체와는 거래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준수하여 윤리적인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대한상의는 미국, EU, 중국, 일본 등 국가별로 강조되고 있는 기업윤리가 상이하므로 이에 대해서도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경우 소비자 분야의 기업윤리가 강조되고 있으며 이에따라 제조물책임법, 소비자보호 관련법 등 법과 제도를 통한 규율에 중점을 두고 있다. 자국 기업뿐만 아니라 외국기업에 대해서도 법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어 대비가 미흡한 외국기업들의 경우 가혹한 처벌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도시바, 파이어스톤 등 일본기업들은 리콜제도와 제조물책임법을 일본 국내에서와 동일한 수준으로 오해하여 막대한 손실에 직면한 사례가 있으며, 국내기업들도 최근 반도체 담합혐의로 집단소송 등을 통해 과도한 배상금을 판결받은 바 있다.
EU는 국가별로 다양한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어 기업윤리는 자율준수가 원칙이지만 노동과 환경 문제에 관해서는 매우 엄격하다. 금년 7월부터 유해물질사용규제(RoHS)법안이 발효되었으며, 2008년에 도입될 ‘에코디자인 법안’을 통해 에너지 소비량, 공해물질, 소음 등의 부문에서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판매를 금지할 방침이다.
중국의 경우 경제발전 속도에 비해 기업윤리 기준이 선진국 수준으로 개선되기 까지는 다소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최근 중국내 외국기업에 적용하는 환경 및 안전관련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외국기업과 자국민의 이해가 충돌할 경우 외국기업에 엄격한 윤리적 잣대를 적용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중국 진출 외국기업에 대해 노동조합 설립을 요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
일본은 사회규범보다는 민간 자율의 윤리경영 실천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민간 경제단체가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최근 기업윤리 문제가 글로벌 경영역량의 핵심요소중 하나로 부상했다”며 “현지국에서 겪게 될 윤리적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기업윤리의 국제적 표준화 추세에 대한 이해와 아울러 본사의 윤리기준 준수와 함께 상황에 따른 유연한 대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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