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연합, “건교부는 동홍천~양양고속도로 건설을 전면 보류해야”

서울--(뉴스와이어)--대한민국에서 두 번째로 긴 미시령 터널이 지난 5월에 개통되었다. 미시령이라는 지명은 미시파령(彌時坡嶺)이라는 옛 이름에서 유래한 것으로, 미시령은 이름 그대로 다니기 힘들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고갯길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고갯길에 민간 자본으로 건설된 미시령 터널이 지역 주민들의 환영을 받지 못하고 있고, 장밋빛 미래 또한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3.69㎞의 터널에 소형차 2,800원 중형차 4,800원 대형차 6,200원 즉 ㎞당 최고 1,680원까지 하는 비싼 통행료와 향후 30년간 지불해야 할 최소 수익 운영 보전금, 그리고 현재 추진 중인 동홍천~양양간 고속도로건설 계획 때문이다.

고속도로가 개통하면 노선이 비슷한 국도의 교통량은 고속도로 개통 전 교통량의 60~70% 수준으로 떨어진다는 것이 통계로 나와 있다. 만약 고속도로 노선과 유사한 국도가 민자로 건설되어 통행료를 부과하면 그 비율은 더욱 감소한다. 이는 이화령터널의 경우를 통해 증명된다. 표1에서 보듯이 중부내륙고속도로 개통이후 민자구간인 이화령터널의 교통량은 고속도로 개통 전 교통량의 거의 40%수준으로 떨어졌다. 따라서 동홍천~양양 고속도로가 개통된다면, 미시령터널이 제2의 이화령터널로 전락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미시령터널이 개통되고 통행료를 받기 시작한 지난 7월과 8월의 실제 통행량을 기준으로 할 때, 개통년도인 2006년에만 최소 30억 원을 강원도가 민간사업자 측에 보전해줘야 하는 것으로 예측된다. 이런 식이라면 단순히 계산하더라도 미시령터널은 매년 70억 정도씩 30년 동안 총 2,100억 원 이상의 세금을 사용하게 될 것이다. 여기에 동홍천~양양고속도로가 개통된다면 강원도가 민간 사업자측에 보전해 주어야 할 금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다. 이는 가뜩이나 열악한 강원도 재정을 더욱 어렵게 만들 뿐만 아니라, 미시령터널의 통행료 인상을 불러 일으켜, 미시령터널을 이용해야만 하는 지역주민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이다.

그렇다면 미시령터널의 해결책은 무엇인가? 지난 10년간 44번국도, 46번국도, 56번국가지원지방도(미시령고갯길)의 교통량 흐름을 분석해 보면, 기존 서울에서 속초·양양까지 이동하는 경로는 6번국도→44번국도→46번국도→미시령터널→7번국도이다. 이 구간은 현재, 서울-춘천-동홍천 고속도로가 건설 중에 있고, 44번국도 동홍천에서 한계리까지의 구간은 2006년 말까지 4차선 고규격화 확장 공사가 완료될 예정이며, 46번국도 한계리-용대리 구간은 2010년 완공을 목표로 현재 4차선 고규격화 확장 공사가 진행 중이다. 따라서 예산의 낭비를 막고 강원도의 교통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동홍천~양양 고속도로를 건설하기보다, 서울-동홍천고속도로→44번국도→46번국도→미시령터널→7번국도의 이용률을 높이는 방안을 찾는 것이 올바른 선택이다. 이를 위해 민간자본으로 건설된 서울~춘천고속도로 구간의 요금을 한국고속도로공사가 운영하는 수준으로 낮추고, 미시령터널의 요금에 대해 지역주민들의 요금부담을 낮추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미시령터널에서 나타나는 문제는 민자도로라는 거대한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부풀려진 예측교통량으로 인해 해마다 지출되는 수천억 원에 이르는 혈세, 그 혈세에 투자하여 사익을 챙기는 기업, 이를 위해 국민들은 세금을 내고 통행료를 내며, 자신들의 사유재산마저 공익이라는 미명하에 수용당하고 있다. 이것이 민자도로라는 거대한 빙산의 감춰진 실체이다. 산적한 민자도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그 시작은 미시령터널의 해법을 찾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11월 1일 진행 예정인 건설교통부 국감에서 이 문제가 심도 있게 논의되길 기대한다.

웹사이트: http://www.green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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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연합 정책실 임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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