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공정위가 추진하고 있는 안은 폐해가 크고 폐지해야 할 이유가 분명해진 출총제 폐지에 따른 대안을 찾는 것이라는 기존의 인식과는 달리, 출총제의 틀을 그대로 유지한 채, 이중 삼중의 규제를 추가하는 것으로 규제만 심화시킬 뿐이다.
공정위가 출총제 완화책이라고 제시한 안은 규제 대상을 현행 6조원 이상 재벌그룹의 계열사에서 자산이 2조 원 이상인 ‘중핵기업’으로 한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새로운 규정에 따를 경우 규제 대상이 1/10로 크게 줄어들어 규제가 완화된다고 주장하지만, 자산 2조 원 이상인 ‘중핵기업’들이 그룹 내 출자비중의 8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실질적으로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보는 것이 옳다.
오히려 출총제 적용대상을 중핵기업으로 변경하는 것은 그룹내 기업간 역할구조를 왜곡시킬 우려가 있다. 이런 규제의 심화는 규제를 가하는 입장에서는 규제 대상을 집중시키는 행정적 편의를 가져올 수는 있을지 모르나, 기업이 느끼는 규제에 대한 부담은 여전할 것이다.
누차 강조했듯이 기업 지배구조에는 정답이 없으며, 굳이 따지자면 1등하는 기업의 지배구조가 최선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이 발전을 통해 주주들에게 최고의 이익을 가져다주고,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며, 값 싸고 질 좋은 제품을 생산하면서 국민들의 소득을 높이는데도 큰 기여를 하는 기업이 좋은 기업, 좋은 기업지배구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정위가 반시장적 규제를 고집하면서 더 심화시키려는 것은 기업의 소유와 경영을 분리시키고, 재벌의 지배구조를 자신들이 생각하는 방식대로 개선해 보겠다는 ‘지적 오만’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의 지배구조는 서로 상이하며, 효율적인 지배구조를 창출해 더 많은 이윤을 내려는 기업들의 경쟁은 끝이 없다. 공정위가 할 수 있는 최선책은 세계를 경쟁상대로 뛰고 있는 기업들에게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지, 반시장적인 규제를 강화해 기업의 발목을 잡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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