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뉴스와이어)--바둑팬들은 지난 [2004 한국바둑리그]의 파크랜드 팀을 기억할 것이다. 당시 파크랜드는 힘겹게 포스트시즌 행 기차에 합류했지만 많은 이들의 예상을 물리치며 승승장구하였고, 최종 목적지 챔피언 결정전에서 정규리그 1위 한게임을 만났다. 첫 날 2:0 셧아웃을 거둔 파크랜드는 그야말로 ‘기적의 우승’을 창조하는 듯 했다. 그러나 행운의 여신은 파크랜드를 외면했다. 이튿날 2장 안조영은 불패의 바둑을 역전패했고, 2:2 동률에서 맞은 페어바둑 최종전에서는 이영구의 뜨거운 눈물과 함께 리그 패권을 넘겨줘야만 했다.

[KB국민은행 2006 한국바둑리그]에서도 파크랜드의 불운이 이어졌다. 11라운드까지 리그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파크랜드는 12라운드 서건우, 13라운드 오규철의 감격적인 첫 승을 바탕으로 최종 라운드 직전 포스트시즌에 가장 근접해 있었다. 그러나 운명은 또 한번 파크랜드를 비극의 주인공으로 만들었다.

지난 11월 11일과 12일 부산 파크랜드가 4위 쟁탈을 위한 최종 14라운드에 임했다. 상대는 이미 리그 최하위를 확정 지은 대구 영남일보. 전 경기에서 제일화재가 승리한 관계로 파크랜드 역시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상황이었으나, 파크랜드의 상승세와 영남일보의 하락세를 감안할 때 승리가 요원해 보이지는 않았다. 또한, 양 팀의 첫 번째 대국 결과는 파크랜드의 희망을 더욱 부풀게 하였다.

양 팀 1막의 주인공은 황제 조훈현과 황태자 박영훈. 얼핏 새로운 물결 박영훈의 우세가 점쳐졌지만 장강의 물결이 유장하듯, 바둑황제의 위명 역시 여전했다. 황태자 박영훈을 가볍게 제압한 황제는 팀에 귀중한 1승을 안겼고, 이제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팀의 매직넘버는 2. 이어 벌어진 2막에서는 파크랜드의 블루칩 강동윤이 나섰다. 그러나, 가장 믿었던 강동윤은 지나친 부담감 때문이었을까? 영남일보의 이희성 선수를 맞아 초반부터 고전, 단 한번도 우세한 국면을 이끌지 못하며 예상 밖의 완패를 당했다. 파크랜드 비극의 서곡이었다.

이튿날 재개된 3막에서는 파크랜드의 김주호가 반전을 향한 복선을 깔았다. 영남일보의 윤성현 선수를 제압하며 매직넘버는 1. 그리고 ‘2006 바둑리그’ 파크랜드 팀 최후의 주인공은 불운의 서건우였다. 악역(?) 영남일보 김형우를 상대한 서건우의 대국 역시 안타까움의 연속으로 드라마의 흥미를 더했다. 초반 상대의 대모양에 뛰어든 서건우는 대마를 무사히 수습함과 동시에 선수마저 쟁취하여 필승의 형세를 이끌었다. 이어 좌변에서 두터움을 바탕으로 상대를 굴욕의 1선으로 기게 할 때, 파크랜드의 드라마는 헤피엔딩으로 종료될 것만 같았다. 그러나 드라마에서 주연을 빛나게 하는 것은 멋진 조연의 열연. 영남일보의 김형우 선수는 끈질기게 서건우의 배후를 노렸고, 무려 339수의 대공방 끝에 1집반승을 거두며 서건우와 파크랜드를 ‘2006 바둑리그’ 비운의 주인공으로 전락케 하였다.

이로써 [KB국민은행 2006 한국바둑리그]의 포스트시즌 진출팀이 모두 가려졌다. 광주 KIXX와 경북 월드메르디앙, 경기 한게임은 다음 주 최후의 대회전으로 포스트시즌에서의 출전 순서를 가리게 되었고, 서울 제일화재는 대구 영남일보의 선전으로 마지막 한 장의 티켓을 움켜쥐었다.

비록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지만, 리그 막바지 부산 파크랜드의 투혼은 금년도 바둑리그의 백미였다. 슬픈 결말은 가슴 아프지만, 오히려 그 비장한 결말로 인해 그들의 드라마는 많은 바둑팬들의 머리가 아닌 가슴에 남게 되었다. 최후까지 멋진 모습을 보여준 부산 파크랜드, 또한 정정당당한 승부를 펼쳐준 대구 영남일보의 선수들에게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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