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는 최근 발표한 ‘글로벌 테스트베드로서 한국시장의 강점과 활용전략’ 보고서를 통해 “IT·디지털산업에서 시작한 한국시장의 글로벌 테스트베드화 추세가 자동차를 거쳐 식품과 일반 생활용품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고 밝히고 “국내기업이 글로벌 진출을 위한 맷집강화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한국인의 지적 자기과시욕망’, ‘강한 호기심’, ‘사회전반의 경쟁심리’, ‘유행에 민감한 집단주의적 성향’ 등이 ‘IT기술’과 결합하면서 한국이 글로벌 테스트베드로 각광받고 있다”고 테스트베드로서 한국시장의 강점을 지적하고 “해외시장에서는 몇 년에 걸쳐 일어날 일이 한국시장에서 3~6개월 안에 일어나고 있어, 즉각적인 피드백을 세계진출의 교두보로 활용하려는 글로벌기업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국내시장이 활발한 테스트베드로 자리 잡으면서 단순한 시험무대를 넘어 공동제작과 R&D투자로까지 그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소비자들의 모임에서 출발한 인터넷동아리들이 신제품의 비교평가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기업의 제품제작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휴대폰 사이트인 ‘세티즌’, 디지털카메라 사이트 ‘DC인사이드’, 노트북 웹진 ‘노트기업’, 노트북동아리 'NB인사이드‘, 디지털 모바일기기 동아리 ‘모바일클럽’ 등이 전문성을 인정받아 글로벌기업들의 제품개발에 동참하고 있는 대표적인 소비자모임이다.
또 R&D센터를 국내에 설립하여 소비자의 반응을 제대로 반영하려는 글로벌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 IBM은 ‘03년 유비쿼터스 컴퓨팅연구소를, 인텔은 ’04년 홈네트워크 연구소를 설립하였고, 세계적인 검색사이트인 구글도 최근 새로운 인터넷 비스니스모델을 테스트하기 위한 R&D센터의 설립을 발표했다.
한국시장의 테스트베드화에 대해 보고서는 “장단점이 모두 공존하지만 기업의 맷집을 키우고 산업경쟁력을 제고시키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테스트베드가 주는 장점으로 △ 국내기업에게는 세계시장 공략을 위한 학습터전을 제공할 수 있고 △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글로벌기업의 신제품, 신기술을 먼저 이용할 수 있는 동시에 △ 세계 주요기업의 R&D센터 유치까지 도모함으로써 일자리 창출에도 적지 않은 기여를 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제품개발이 과도하게 기술 중심으로 편중되거나 내수시장 내에서의 지나친 경쟁은 자원낭비가 발생하는 등 비효율적 요소가 상존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단기적인 신제품 출시나 경쟁적인 판촉활동은 테스트베드로서의 본질을 왜곡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불과 몇년전 국내 TV 가전업체들은 DLP프로젝션 TV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PDP나 LCD TV가 장기적인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인 시장점유율 싸움에 매달려 대형화된 신제품 모델을 앞다투어 출시하였다. 하지만 주기적으로 램프를 교체해야하는 불편함이 있는 DLP프로젝션 TV는 PDP와 LCD TV에게 시장을 내주고 말았다.
한편, 대한상의는 우리나라 시장이 글로벌 테스트베드로서 좋은 토양을 지니고 있지만 반대로 극복해야할 걸림돌도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상의는 그 걸림돌로 △ 짝퉁, 불법복제 등 낮은 시장성숙도, △ 지나친 얼리어답터 성향에 따른 소비자간의 갭, △ 소비자들의 비판위주 욕구표현, △ 신토불이 집착으로 인한 글로벌추세와의 디커플링(decoupling) 등을 지목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한국시장을 단순한 테스트베드로서가 아니라 해당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도할 수 있는 시장으로 성숙시켜야 한다”면서 “정책적 차원에서 IT인프라, 적극적인 피드백, 얼리어답터 성향 등 한국시장의 강점을 국내기업의 글로벌경쟁력 제고로 연결시킬 수 있는 환경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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