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TV 특별 다큐 ‘대안(代案), 독일을 가다’
교실이 없는 숲속 어린이집, 양로원과 어린이집의 통합, 장난감이 없는 유치원, 교사와 학생이 동등한 위치에서 서로 돌보고 도와주는 학교, 독일어를 모르는 외국인 학생들에게 맞춤형 교육을 진행하는 유치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대안학교로 각 아이들의 특성에 맞는 교육방법을 선택한 독일의 교육제도를 살펴본다.
자연주의 육아법이 아이들의 인성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독일 각 지역의 유치원과 학교에서 우리가 간과하고 있었던 교육의 본질을 보여준다.
이 다큐멘터리는 독일 BR(ARD 자회사)방송사와 공동으로 기획, 제작되었다.
교사와 학생이 동등한 위치에서
독일의 정규 공교육이 아닌, 몬테소리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대안 학교를 찾아갔다. 이 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은 자율과 존중이다. 수업도 칠판 앞에 선 교사가 아니라 서로를 바라보면서 자유로운 토론식으로 이뤄지는데. 이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은 상하관계가 아니라 서로 동등한 위치에서 돌보고 돕는 파트너 관계이다. 이런 분위기는 학생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를 끌어내는데 효과적이다. 너나 할 것 없이 신이 나서 자원을 하고 있다. 다음 발표자를 선정하는 것도 교사가 아닌 학생의 역할. 앞서 얘기한 친구에게 매듭을 넘겨받은 학생이 다음 차례가 된다.
독일의 교육은 개개인의 특성을 살리면서 조직 안에 융화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려 한다. 그리고 목공, 직물과 같은 기능 교육을 중시하는 오랜 전통을 갖고 있다. 여기서도 교사는 방법과 방향만 제시한다. 그렇게 준비하고 단계별로 하나씩 완성을 해나가면서 학생들은 자신감과 성취를 배운다.
많은 사람들이 대안학교에 관해 갖고 있는 편견이 하나있다. 대안학교는 학과 공부는 소홀히 한다는 것. 그러나 몬테소리의 과학교사 카렌 푹스는 그 편견을 절대인정하지 않는다. 자유로운 커리큘럼 안에서 공부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고, 능력 발전과 성격 형성에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독일어로 교육이란 말은 ‘Erziehung’. 이 단어는 '빼낸다' 와 '끌어올린다' 라는 두 가지 의미를 갖고 있다. 뭔가를 집어넣는 과정이 아니라 학생들을 성장시켜 생각을 외부로 발산하도록 하는 교육이다.
장애아동과 정상아동이 함께 어울리며 ‘소통’ 달아
독일, 세계 최초로 의무교육 제도를 확립한 나라인 동시에 세계 최초로 유치원을 만든 나라. 독일 교육의 목표는 모두에게 최선의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데 두는데 특히 어린이 교육은 많은 국가들이 참고할 정도로 다양하다.
그 정신을 계승한 곳 중 하나인 인테그레이션 킨더 가든. 자율과 자연주의를 기본으로 한 이 유치원은, 장애 아동과 정상 아동이 함께 한다. 아이들은 한 교실에서 아주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과연 부모들의 생각이 어떨까 궁금했는데 뜻밖에 이 통합수업은 학부모들에게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장애 아동과 함께 공부하고, 놀면서 상대를 이해하며 받아들이고 서로 돌보고 위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어렵고 불가능해 보이는 소통을 가능하게 해주는 교육. 그것은 교사와 학부모간에 동반자로서 확고한 믿음이 있기에 가능했다.
교실이 없는 숲속 어린이 집
독일은 곳곳에 조성된 인공삼림이 많은 나라다. 도시화가 되면서 약해지긴 했지만 자연친화적 교육을 이상으로 삼았고, 도시 밖으로 조금만 벗어나도 숲과 만날 수 있기에 야외 활동을 커리큘럼에 넣은 학교나 유치원도 많다.
얼핏 보기엔 평범한 자연체험 수업장으로 짐작되지만 아니다. 이곳은 포레스트 킨더가든. 이 아이들의 학교는 바로 숲이다. 수업을 시작할 시간이 되면 포레스트 킨더가든의 아이들도 출발준비를 한다. 목적지는 그들의 학교인 숲 속. 교실은 날마다 바뀐다. 자연 체험이 프로그램이 아니라 전부인 시스템. 그렇다면 굳이 숲을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숲에선 어린이들이 자연스럽게 배우는 것이 또 있다. 바로 산 아래 문명사회에선 너무나 당연하고 풍족한 것들을 아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서로 도와야 한다는 것. 설명해줄 필요가 없다.
이 숲 속 학교는 1990년대 덴마크에서 독일로 도입되었다. 어쩌면 극단적인 모험일지도 모르지만 현재까진 성공적으로 진행되어 왔다. 숲 속에서 아이들은 날마다 모험을 한다. 높은 산을 정복하고 거대한 나무를 베는 상상도 하고 숲에서 주워온 것들을 모아 멋진 예술품을 만들기도 한다, 마음껏 뛰놀면서 에너지를 발산하고 땅의 소리를 듣고 나무와 대화하면서. 그렇게 아이들은 자연과 함께 성장한다.
양로원과 어린이집의 통합
모두가 말하는 이상적인 교육. 학교와 자연, 가정의 조화란 어떤 것일까? 우리가 찾아낸 답의 실마리는 마커스. 마커스는 시골 학교의 초등학교 1학년생이다, 마커스는 평범하다. 그러나 그의 환경은 특별하다. 마커스는 할아버지, 할머니, 부모님, 두 누나와 함께 산다. 독일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든 3대의 대가족, 집에서의 일상은 늘 가족과 동물과 함께다,
선생님은 마커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참을성 많고 타인을 돌보는 태도. 불행히도 많은 현대 어린이들에게 부족한 자질이다. 할아버지, 할머니로 대표되는 앞선 세대와의 유대관계. 그것이 마커스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줬다는 건 확실한 것 같다.
마커스의 학교에는 오래된 전통인 디졸빙 클라스가 있다. 매주 정해진 시간이 되면 상급생들이 교실로 찾아온다. 디졸빙 클라스는 고학년들이 저학년 학생들의 공부를 도와주는 수업이다. 다른 곳에서라면 놀기 바쁜 개구쟁이들이지만 오늘은 다르다. 도와주러 온 학생도 도움을 받는 어린 학생도 아주 진지해 보인다.
독일 교육에 대한 외부인들의 관심은 끊이지 않는다. 그 중 가장 흥미로운 것은 마커스 어린이와 같은 환경을 교육시스템에 적용시키려는 움직임이다. 핵가족 사회에서 좀처럼 얻기 힘든 노인 세대와의 지속적인 관계, 그것을 통해 정서적인 안정과 다양한 학습적 효과를 얻으려는 시도인데 어린 아이들은 일상에서 노인을 포함한 다른 세대와 접촉하고 사회적 경험을 넓혀야 한다. 그 명제를 실제 교육에 적용하고 있는 곳이 있는데 바로 베를린 근교의 소도시 자이즈버그에 있는 키타 암 자이즈버그 (Kita am Zeisigberg). 본래 양로원이었던 이곳은 2002년 제네레이션 다이얼로그란 프로젝트가 시작되면서 어린이집이 만들어졌다.
68명의 노인과 37명의 아이들이 이곳에 있는데 현대 사회에서 단절되어가고 있는 세대간 대화 통로를 이어, 어린이와 노인 양 세대 모두에게 도움을 주자는 의도에서 출발했다. 특별한 건 없다. 그냥 아이들은 자기들의 놀이를 즐기고 노인들은 지켜보거나 동참해주는 것이다. 능력이 닿는 한 어울리며 놀아주고 그 일이 힘들다면 조용히 지켜봐 주는 정도. 이것만으로도 아이들은 다른 세대와 만나는 특별한 경험을 얻게 된다. 아이들에게만 일방적으로 좋은 프로그램은 아니다. 아주 어린 세대와 어울리는 시간, 이것은 대부분의 노인들에게도 즐거운 경험이다. 어울림 외엔 별다른 의도가 없어 보이는 이 장면들은 사실 많은 연구와 준비 아래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다.
독일에서는 이 제네레이션 다이얼로그를 국제적으로 통용될 교육 시스템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웹사이트: http://www.arirang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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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희 3475-5056 016-283-668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