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뉴스와이어)--지난 11월 16일과 17일, [KB국민은행 2006 한국바둑리그]의 정규시즌 우승을 가리는 광주 KIXX와 경북 월드메르디앙의 14이닝 째 경기가 펼쳐졌다. 막강 화력을 앞세워 리그 초반부터 경기를 지배했던 광주 KIXX에 반해, 경북 월드메르디앙은 1회와 2회에 삼자 범퇴 당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었다. 그러나 월드메르디앙의 저력은 실로 무서웠다. 3회부터 13회까지 매 이닝 3점, 혹은 1점의 득점을 추가하며 14이닝 대역전의 불씨를 지핀 것. 이제 정규시즌 우승컵의 향방은 14이닝의 맞대결에서 갈리게 되었다.

경북 월드메르디앙의 선두 타자는 팀의 1지명자 조한승, 광주 KIXX의 선발투수는 금년도 최고 투수에게 주어지는 후지쯔상을 수상했던 박정상이 출격했다. 양 선수는 서로의 기량을 인정한 듯, 대국 개시와 함께 그야말로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지 않을 승부를 펼치기 시작했다. 치열한 기세 싸움 끝에 맞은 2-3 풀카운트. 마운드에 선 박정상 선수는 절묘하게 스트라이크 존을 파고드는 회심의 승부구를 던졌다. 그러나 타석에 선 조한승 선수의 선구안이 한 발 앞섰을까. 박정상의 공은 미세하게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났고, 조한승 선수는 볼넷으로 출루하며 자신의 몫을 충실히 이행.

두 번째 대결은 월드메르디앙의 이정우 선수와 KIXX의 이재웅 선수의 대결. 이재웅 투수는 초반 타격감을 조율하던 이정우 선수의 왼쪽 무릎 아래로 강력한 강속구를 꽂아 넣으며 스트라이크를 잡았고, 이어서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절묘한 몸 쪽 체인지업으로 투 스트라이크 째를 잡아냈다. 불리한 카운트를 의식한 이정우 선수는 큰 것 한 방을 노리고 있었지만, 이재웅 선수의 배짱 역시 두둑했다. 제구를 의식하지 않고 혼신의 힘을 다한 광속구는, 월드메르디앙 이정우 선수의 방망이를 크게 헛돌리며 삼진. 선행 주자의 진루를 허용하지 않은 이재웅 선수의 완승이었다.

월드메르디앙의 3번 타자는 최근 서서히 타율을 끌어올리고 있는 윤준상 선수. 이에 KIXX는 최근 국제 대회에서 맹활약했던 홍민표 선수를 내세웠다. 초반은 상대의 몸 쪽을 잘 공략한 홍민표 선수의 페이스. 그러나 윤준상 선수는 이에 전혀 주눅들지 않고 계속 풀스윙으로 일관하며 마운드에 선 투수를 압박했다. 아니나 다를까, 홍민표 선수의 공은 조금씩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다급해진 홍민표 선수는 아래로 뚝 떨어지는 커브로 상대를 유인했으나, 윤준상 선수는 절묘한 배트 컨트롤로 행운의 안타를 뽑아내며 선행 주자를 스코어링 포지션으로 진루시켰다.

이로써 마지막 아웃 카운트 하나를 통해 정규시즌의 우승이 가려지는 절체절명의 상황. 이제 우승을 향한 양 팀의 구단주, 감독 및 동료들의 간절한 염원은 그라운드의 두 선수에게 모아졌다. 수 차례의 홈런왕에 빛나는 월드메르디앙의 강타자 유창혁 선수가 배터 박스에,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KIXX의 젊은 에이스 최철한 선수가 마운드에 등장한 것. 한 시즌을 마감하는 명승부의 주인공으로 전혀 손색이 없는 두 선수의 만남이었다.

양 선수는 팀의 우승을 견인해야 하는 승부의 무게를 의식한 듯, 신중한 초반 탐색전으로 출발했다. 스트라이크와 볼 하나씩을 지나치며 볼 카운트는 1-1. 이어서 젊은 피 최철한 선수가 먼저 승부의 고삐를 당겼다. 타자의 무릎으로 낮게 깔리는 묵직한 직구를 구사하며 상대를 꼼짝 못 하게 만들었고, 볼 카운트는 2-1. 그러나 자칫 타자에게 불리한 볼 카운트임에도 불구하고 백전 노장 유창혁 선수의 관록은 쉽게 승부를 포기하지 않았다. 최철한 선수의 변화구를 잘 골라내고 커트하며 끝내 2-3, 최후의 볼 하나에 좌우된 승부.

상대의 끈질긴 저항에 부딪힌 KIXX의 최철한 선수는 결국 자신의 주무기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종속이 살아나 꿈틀거리듯 포수의 미트에 꽂히는 라이징 패스트볼, 독사라는 별명이 있게 해준 바로 그 구종이었다. 이에 월드메르디앙의 유창혁 선수는 상대의 승부구를 기다렸다는 듯 방망이를 크게 휘둘렀고, ‘딱’ 소리와 함께 힘차게 날아오른 공은 외야를 가르며 쭉쭉 뻗어나갔다. 그러나 수 많은 관중의 이목이 집중된 공은 펜스의 바로 앞 워닝 트랙에서 비행을 멈추고 말았다. 순간 KIXX의 벤치에서는 환호성이 터지며 우승의 감격을 만끽했고, 월드메르디앙의 선수들은 아쉬움을 달래며 포스트시즌을 기약할 수 밖에 없었다.

이로써 광주 KIXX는 난적 월드메르디앙과의 라운드를 무승부로 이끌며 [KB국민은행 2006 한국바둑리그]의 정규리그 우승의 영광을 차지했다. 정규리그의 우승은 최소 1.5억원의 준우승 상금을 확보함과 동시에 챔피언결정전 선착이라는 큰 의미가 있다. 반면 월드메르디앙은 역전에 실패함과 동시에 한게임의 승패 여부에 따라 3위까지 추락할 운명에 처했다. 그러나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 광주 KIXX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월드메르디앙의 저력은 포스트시즌 명승부에 대한 바둑팬들의 기대치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우승후보로써 격돌한 14라운드 양 팀의 대결은 실로 거대한 접전이었다.

웹사이트: http://www.onmedia.co.kr

연락처

바둑TV 전략사업팀 김익현 031-789-1121 019-319-7069 이메일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