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 중 특허 등록 실적이 있는 회사 404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특허를 많이 내는 기업이 경영성과도 좋은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 기업의 특허는 2000년 이전과 그 이후가 다른 양상을 나타내었다. 90년대에는 양적인 특허 출원을 중시하다가 2000 이후에는 사업과 연결되는 특허만을 출원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그래서 최근에는 5억 9천만원 정도의 연구 개발 투자를 했을 때 특허 하나를 출원한다.
또 화학이나 자동차 산업에서 특허 수가 적고, 특허 당 들어가는 R&D 비용도 크게 나타났다. 반면 기술 변화 속도가 빠르고 제품이 다양하게 바뀌는 전자 산업에서 특허 수가 가장 많고 특허 당 소요되는 R&D 비용도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 분류/ 평균 R&D 비율 /평균 특허 수 /특허당 R&D 비용(만원)
화학 /1.1% /3건/ 101,901
자동차 /1.0% /6건/ 72,763
전자 /2.1% /46.5건/ 34,492
자료: 상장 제조업(2004년)
한편 상위 기업에 의한 연구 개발의 집중도는 점점 더 증가하는데 반해서, 특허 실적에 있어서 상위 기업의 집중도는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3개 기업의 R&D 비중은 1990년 46%에서 2004년 58%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상위 3개사의 특허 등록 비중은 1990년 69%에서 50%대까지 낮아졌다가 2004년에는 63%에 머무르고 있다.
이것은 상위 기업인 대기업의 연구 개발 비용은 증가하는데 성과인 특허 실적은 감소한다는 것이므로, 특허 실적이 중소기업보다 비효율적으로 변했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매출액 1000억원을 기준으로 특허당 R&D 비용을 살펴본 결과 중소기업의 특허당 R&D 비용이 대기업보다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 실적에서 대기업의 R&D 활동이 비효율적으로 나타난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 기업이 성장하면서 R&D 활동이 제품 개발(Development)에서 원천 기술이나 핵심 기술에 대한 연구(Research)로 방향이 바뀐다. 이러한 연구 활동은 개발 활동보다 장기간이 소요되며 비용 또한 더 많이 들어간다. 우리 나라 대기업의 R&D 활동이 제품 개발에서 원천 기술로 선회하는 R&D의 변곡점에 들어선 것이다. 둘째 조직이 커지면서 연구원들이 시장에서 멀어짐에 따라 성과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지고, 대기업이라는 안전한 여유 상태가 연구원들의 R&D 성과에 대한 열망(Discipline)을 낮추기 때문에 비효율성이 나타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이익잉여금과 특허 실적을 비교한 결과, 이익잉여금이 아주 적은 회사와 이익잉여금이 아주 많은 회사가 특허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돈이 없는 회사는 능력이 없어서 연구 개발을 많이 못하고, 돈 많은 회사는 연구 개발을 열심히 할 의지가 쇠퇴한 것이다.
지금 우리 기업의 성장 단계와 R&D 활동은 이러한 변곡점에 위치해 있다. 그래서 원천 기술 개발에 있어서 시장과 멀어지지 않고 장기간 비용을 낭비하지 않도록 힘써야 하며, 조직이 커짐에 따라 나타나는 비효율성이나 열정의 감소도 경계해야 한다. 선진 기업의 경우 R&D 투자는 계속 늘어나는데 매출은 정체되는 시기를 한번씩 겪었다. 바로 제품 개발보다 원천 기술로 전략을 선회한 순간에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다. 이 시기를 잘 겪으면 제 2의 성장을 하겠지만 그렇지 못하면 도태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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