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추억의 날들을 꼽아보고 돌아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나눔으로 의미를 새기는 사람들이 있다. 아름다운재단(이사장 박상증)에서 연말 즈음하여 펼치고 있는 ‘내가 만일,10,000日’ 캠페인에 참여한 사람들이 그들.
결혼하고 예쁜 아이까지 얻은 10,000일을 보낼 수 있음에 감사하며- 이소영 씨
바쁜 나날을 보내다보면 지금까지 몇 해를 살아왔는지 나이도 잊기 쉬운데, 이소영(28세)씨는 ‘내가 만일, 10,000日’ 캠페인을 계기로 이 세상에 태어난 이후 1만 일이나 존재했다는 사실에 새삼 놀랐다.
이제 여진이의 엄마가 된 소영 씨는 아이 하나 키우기가 벅차 가끔 아이에게 짜증내기도 하고 힘든 상황에 화를 내기도 했었다고. 살아온 날을 계산해보면서 문득 내 어머니도 이렇게 나를 키우셨겠구나, 또 부모님의 사랑과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살아올 수 있었던 귀한 나날이었음에도 잊고 있었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제가 이렇게 존재할 수 있었음에 부모님, 특히 어머니께 감사하게 됩니다. 또한 살아온 날과 앞으로 살아갈 날들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의미있는 10,000일째를 보낼 수 있음 또한 감사합니다.” - ‘내가 만일 10,000日’ 홈페이지에 남겨진 이소영 씨의 글 중에서
따뜻한 가정을 일구어주신 부모님 감사해요 - 김영진 씨
어렸을 적에 넉넉하지는 않았어도 매년 11월 25일이면 온가족이 모여 케잌을 먹을 수 있었고, 작은 꽃다발을 수줍게 들고 들어오시는 아버지와 그로 인해 눈물과 웃음을 보이시는 어머니의 모습을 볼 수 있었던 날. 김영진(25세) 씨 부모님의 결혼기념일이다.
올해 11월 25일은 두 분의 28주년 결혼기념일, 두 분이 함께 따뜻한 가정을 일구어 영진 씨 형제에게 주신 것이 너무도 많다는 것. 그러나 25세의 청년이 되어 부모님과 대화하는 일이나 사랑을 표현하는 일이 별로 없어진 무뚝뚝한 아들이 된 것이 내심 죄송한 마음에 영진 씨는 감사와 축하의 마음을 담아 기부로 표현했다.
“사랑합니다. 말하지 못했지만 아니 하지 않았지만 내 마음에 가장 든든한 사랑의 반석이 되어주신 어머니. 아버지. 두 분이 더불어 10,000일을 이렇게 아름답게 사신 것처럼 앞으로 또 10,000일, 20,000일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 김영진 씨의 글 중에서
각별한 우정의 친구와 함께한 14,277일을 기부합니다 - 이준서 씨
대학 1학년생인 준서(20세) 씨에게는 각별한 친구가 한 사람 있다. 꼭 무슨 일이 있지 않아도 전화하면 언제나 따뜻하게 웃어주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준서 씨의 친구. 좋았던 일, 슬펐던 일 서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면 속상했던 마음도 풀리고 ‘난 혼자가 아니구나’ 생각하게 된다고.
그래서 준서 씨는 ‘내가 만일 10,000일 캠페인’을 보면서 친구와 함께 보낸 추억과 우정의 날들을 기부하고 싶어졌다고 한다. 이제 20살인 준서 씨와 그의 친구가 함께 한 날을 각각 합산하면 14,277일이라 15,000원을 기부했다.
“지금 그 친구는 새로운 도전을 위한 준비로 조금 바쁘고 힘든 날을 보내고 있어요. 하지만 친구는 가까이 있다고 친해지는 것도, 멀리 있다고 소원해지는 것도 아니잖아요. 그 친구의 힘든 시간이 지나면 다시 웃으면서 더욱 소중한 시간을 만들어 나갈 수 있겠지요?” - 이준서 씨의 글 중에서.
태어나 처음 부모님께 사랑한다고 말한 날부터 하루하루가 아름다워졌어요. - 김효선 씨
우리는 살면서 부모님께 사랑한다는 말을 해본 적이 있을까? 엄마 아빠 앞에서 재롱부리던 대여섯 살 무렵이 마지막이 아니었을까? 가족 간의 사랑 표현이 익숙하지 않은 우리들이다보니 대부분 사랑한다고 말로 표현한 그 때가 언제였던지 기억에 없을 것 같다.
김효선 씨(27세)는 어느 날 본인의 기억으로 태어나 처음 부모님께 사랑한다고 말하고 꼬옥 안아드렸다고 한다. 그 날, 마음 여린 효선 씨 엄마는 눈물을 글썽거리셨고, 아버지는 말없이 딸을 감싸 안은 팔에 힘을 주셨다.
27년을 살아오는 동안 고마운 일도 많고 감동적인 일도 많았지만 스스로 생각해도 감정표현에 인색했다는 효진 씨는 특별하게 마음먹은 것도 아닌데, 어느 날 아침 출근 길에 자기도 모르게 뜨거운 마음이 올라왔다고 한다. 그래서 그날 현관 앞에서 ‘다녀오겠습니다’ 하는 일상의 인사대신 ‘엄마 아빠 사랑해요, 고마워요.’라고 말해버렸다고.
이 날 아침을 시작으로 효진 씨는 달라졌다. 27년 동안 표현하지 못했던 감정들을 한꺼번에 쏟아내기라도 하듯 누구보다 감정과 감탄이 많은 사람이 되었고, 하루하루가 아름다워지고 사랑스러워졌다고 한다. 이 삶의 고마움과 기쁨을 기부한 효선 씨는 살아온 날이 10,000일이 조금 안되었지만 살아갈 날을 조금 더 보태어서 1만 원을 기부했다.
“내가 사랑을 표현하기 시작하자 무미건조했던 내 생활에도 생기가 넘치기 시작했다. 내 하루하루는 점점 더 사랑스러워지고 있다. 지나온 스물 일곱 해 역시 미처 내가 몰랐던 것 뿐 이렇게 사랑스러웠을 것이다. 내가 알아주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사랑으로 내 안을 차곡차곡 채워준 그 시간에 감사를 전하고 싶다.” - 이효선 씨의 글 중에서.
아름다운재단은 12월 말까지 홈페이지(www.beautifulfund.org) 상에서 살아온 날과 살아갈 날을 꼽아보고 나눔으로 표현하는 “내가 만일 10,000日” 캠페인을 진행한다. 홈페이지에 방문하여 내가 태어난 날을 입력하면 내가 살아온 날이 몇 일이나 되는지 알 수 있다.
웹사이트: http://www.beautifulfund.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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