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자 김영호, 뮤지컬 ‘애니’에서 백만장자 워벅스씨 역할 맡아

서울--(뉴스와이어)--타고나는 것인지, 만들어지는 것인지 모르겠다. 서울시뮤지컬단의 ‘애니’에서 백만장자 워벅스씨 역할을 맡은 영화배우 김영호와 대화를 나누다보니 의문이 생긴다. 이 배우는 타고난 재능을 뒤늦게 찾은 것일까, 아니면 새로운 영역을 ‘개척’ 한 것일까.

이제는 뚜렷한 개성을 지닌 대표적인 배우로 확실하게 자리 잡고 있는 그는 학창시절까지만 해도 연기와는 별 인연이 없었다. 중, 고등학교 시절에는 촉망받는 아마추어 헤비급 권투선수였고, 불의의 사고로 다리를 다친 이후에는 음악에 심취한 록밴드의 싱어로 활동했다. 여전히 몸에 배어 있는 젊은 시절의 생활 때문인지 11살, 9살, 4살짜리 딸 셋의 아빠이자 드라마·영화에서 자상한 아버지 역할을 자주 맡고 있는 지금까지도 여전히 취미삼아 ‘이종격투기’를 즐기고 있고, 밴드활동도 계속하고 있다. 그가 뒤늦게 연기에 발을 딛게 된 것은 한 후배의 혜안(慧眼) 덕이다. 언더그라운드에서 배고픈 음악인 생활을 하던 중 한 후배의 ‘연기를 해도 잘 어울릴 것 같다’는 권유가 계기가 되어 ‘방황하는 풀들’이라는 작품을 통해 연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최근 들어서 인기가수들의 드라마 출연이 많아지고 있고 아예 음악을 접고 연기자로 전업하는 경우도 많아졌지만, 그것은 소위 ‘비주얼이 좋은 인기가수’들의 이야기다. “처음에는 완전히 다른 일을 한다고 생각했는데, 조금씩 알아가다 보니 음악과 연기가 다르지 않더군요. 쉽게 얘기해서 연기는 실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재미있게 꾸며서 보여주는 것입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에는 음악처럼 각자 나름대로의 템포와 리듬이 있어요. 음악을 한 것이 연기에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그가 출연할 뮤지컬 ‘애니’는 고아원에서 자라는 한 어린이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로, 어린 연기자들이 대거 출연할 수밖에 없다. 아무래도, 성인연기자들과 작업하는 것보다는 연습과정에 노력과 힘이 더 들것 같다. 그러나, 김영호는 “제가 대한민국에서 아빠 역할이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어린친구들이 워낙 노래도 잘하고 연습 시간에도 열심히 해서 재미있습니다”라며 사람 좋은 웃음을 지었다.

뮤지컬 ‘애니’를 통해 관객들에게 어떤 느낌을 선사하고 싶은지 물었다. “사실, 연습을 시작하기 전까지 ‘애니’라는 작품에 대해서 잘 몰랐습니다. 연습에 참여하다보니 내용도 너무 따듯하고 노래들도 좋아서 작품에 푹 빠져있어요. 요즘 부모님들의 과잉보호 속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을 보면 감사하는 방법을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애니’는 고아원에서 자라나면서 한번 만난적도 없는 부모님의 존재감만으로 희망을 갖고 기다리고, 또 크리스마스를 워벅스씨와 함께 보낸다는 것만으로도 기뻐할 줄 아는 아이입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겨우내 가슴이 따뜻해 질 수 있는 작품이니 만큼 많은 부모님들께서 꼭 가족과 함께 관람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무책임한 행동을 한 딸아이에게 ‘가능하다면 고아원에서 생활하도록 해보고 싶다’고 이야기 한 적이 있다. 엄마, 아빠가 곁에 있어 때때로 안아줄 수 있다는 것만도 얼마나 감사해야 하는 일인지 알게 해주고 싶어서였단다. 실제로 고아원에 봉사활동을 가보면 아이들이 일반 가정에서 자라는 것과 하등 다를 바 없이 구김살 없고 명랑하게 지내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가장 큰 차이는 ‘감사할 줄 안다’는 것, 그리고 자기를 진정으로 좋아해주는 사람이 누구인지 금방 알아챈다는 것이란다. 어쩌면 큰 상처를 줄 수도 있는 말을 딸아이에게 조근조근 설득시키는 모습을 상상해보니 드라마에서 만나던 그의 모습이 투영된다.

그런데, 이야기 도중 의문이 생긴다. ‘연습을 하기 전에는 작품에 대해서 잘 몰랐다?’ 선뜻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그는 장난기 어린 표정으로 “사실 애니 이전에 예닐곱 번 정도 뮤지컬 출연 제의가 있었는데 다 거절했습니다. 뮤지컬을 할 수 있는 형편이 아니어서요. 그런데, 이번에는 서울시뮤지컬단 유희성 단장과의 인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출연하게 됐습니다.”라며 웃었다. 서울시뮤지컬단장과 그는 창작뮤지컬 명성황후에서 이노우에와 고종으로 만났던 사이다. 그가 리드싱어로 참여하고 있는 록밴드 ‘지풍우’가 12월 공연과 1월 앨범 발표를 준비하고 있었고, 출연하기로 약속한 영화 ‘방울토마토’도 12월부터 촬영을 시작하려 했다니 이번 출연으로 여러 가지 계획이 어긋난셈이다.

“사실 유희성 단장과의 인연 때문에 고민을 시작했지만,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선다는 것과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서울시뮤지컬단과 함께 작업한다는 것은 배우로서 큰 영광이지요. 가급적 다른 일정은 잡지 않고 매일 연습장에 나와서 ‘애니’에만 전념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야,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해야 해서 다른 일을 함께 하기 힘든 뮤지컬이 부담스럽지만, 기회를 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하지요.” 그는, 출연료도 ‘왕복 버스 값 정도 밖에 안된다’고 조심스럽게 털어놓았다. 배우들에게 출연료는 단순한 금전 이상의 의미가 있는 ‘자존심’인데 적어도 너무 적더라는 것. 헐리웃 영화에 출연할 기회도 있었는데 적절한 출연료를 제시하지 않아 그만둔 적도 있다고 덧 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놓치고 싶지 않은 기회라 생각해서 모든 일정 미루고 '올인(All-in)' 하고 있단다. “영화배우 더스틴 호프만이 영국의 작은 공연장에서 열린 연극에 출연하면서 ‘연극을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말하면서 3개월 동안 공연을 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공연은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지요. 저 역시, 이번 공연에 참가한 것을 영광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공연에 와주신 모든 관객들께 최고의 공연을 선사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세종문화회관 개요
1978년 4월 설립된 세종문화회관은 1999년 재단법인으로 출범하였다. 2003년 시설개보수공사를 통해 최첨단 시설을 갖추고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공연장으로 문화예술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웹사이트: http://www.sejongpa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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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문화회관 홍보팀 박정민 399-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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