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이양(李洋·56·심리학과) 교수가 미국에서 발행되는 사회과학논문인용색인(SSCI) 등재 학술지인 ‘언어심리학연구’(Journal of Psycholinguistic Research) 11월호에 ‘발음동화와 어휘 인식’(Phonological Assimilation and Visual Word Recognition)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제1저자’로 발표했다.
이 학술지는 미국의 스프링거(Springer)사에서 발간되는 학술지로서 사회과학으로 세계적 정평을 가진 색인 SSCI에 등록되어 있다. 국내 사회과학자들이 SSCI 등재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는 일은 매우 드문 일로 알려져 있다. 언어심리 관련 분야 최고의 학술지인 ‘언어심리학연구’에 국내 학자가 올해 논문을 발표한 것은 이양 교수가 처음이다.
그러나 이양 교수의 이런 성과는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 이양 교수는 현재 ‘사이코노믹 리뷰’(Psychonomic Review)에 논문을 제출해 놓고 있으며, ‘사이언스’(Science)에도 조만간 논문을 낼 예정이라고 한다.
사이언스에 사회과학도가 논문을 싣는 경우는 아주 이례적인 일로서, 학계 최고 수준의 연구결과만 고르고 골라 게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거기에 이양 교수가 도전장을 내밀었고, 내년 상반기 안으로 게재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양 교수는 방송통신대교를 나온 뒤 서울대학교에서 석사·박사 학위를 받은 순수 토종 국내파 심리학자다. 나이 50을 넘어 처음 미국땅을 밟았을 만큼 이양 교수는 이른바 ‘해외파’와는 사이를 두고 있었다.
그런 이양 교수가 ‘언어심리학연구’ 11월호에 제1저자로 논문을 발표했다. 이양 교수의 관심분야는 ‘언어를 인지할 때 자극은 눈으로 먼저 들어오지만 마음으로 소리를 만들어 인식한다’는 것이다. 마음소리가 혼돈되면 인식도 헷갈리고, 마음에서 소리를 만들지 못하면 인식하는 것도 곤란해진다는 것.
하지만 이런 이양 교수의 관심사는 이미 관련학계에서 100여년 넘는 전통을 가진 분야다. 이번에 이양 교수가 발표한 논문은 그동안 많은 연구가 진행중이던 것을 ‘실험적 자료를 바탕으로 더 명확한 증거를 얻었다’는 것이다.
이양 교수는 “우리가 글로 써 놓은 어휘를 인식할 때(예를 들어 책을 볼 때) 단순히 시각적 형태(글자들을 형태로 구분하는 특징)를 바탕으로 과거에 학습했던 기억을 활용하여 이해한다는 것이 종래의 관점이었다”면서 “이번에 발표한 논문에서는 이를 벗어나는 연구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양 교수는 “비록 어휘가 글자라는 시각적 기호로 쓰여 있지만 그 이해는 청각적인 변수(예로써 발음규칙)에 좌우된다는 것이 사실로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이는 시각적 언어처리에 청각적 변수가 작용한다는, 즉 의식이 감각을 교차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양 교수는 “나아가 이는 의식의 문제를 의식의 변수로 설명하려는 종래의 틀을 벗어나 매개 변수로, 여기서는 운동 변수로 설명하였고 다음에는 에너지 변수를 개념화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러한 발상은 한글의 구조적 특성을 분석하여 얻은 것이어서 우리 문화의 자랑이라고도 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이양 교수는 “우리말과 한글의 관계는 세계 어느 언어보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이어서 이같은 연구결과를 도출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또 이양 교수는 미국 예일대학교 교수와 공동연구로 진행했지만 경상대학교 심리학과 정신물리실험실에서 모든 연구를 진행했다는 것도 자랑스럽다고 강조했다.
이번 이양 교수의 연구는 미국 NIH(국가건강기구)의 지원을 받아 터비(M. Turvey) 교수, 카렐로(C. Carello) 교수, 모레노(M. Moreno) 교수와 협동으로 연구하여, 경상대학교 실험실에서 수집한 자료로 이루어진 것이다. 토종학자가 미국 유명 교수와 ‘국내에서’ 공동연구를 한다는 것도 화제라는 게 주변의 이야기다. 모레노 교수는 지난 2000년 이후 10여회에 걸쳐 경상대학교를 방문하여 이양 교수와 공동연구를 하고 있다.
이양 교수는 2000년부터 미국 예일(Yale)대학교 하스킨스(Haskins) 연구소 연구교수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1990년부터는 한국실험심리학회 이사를 맡고 있고 최근저서로는 ‘심리학으로 본 氣’(2006)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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