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리그의 미녀 리포터 서여경 씨의 표현을 빌자면 경기 한게임은 8개 팀 중 가장 흥미진진한 팀이다. 주위의 평가에 아랑곳하지 않고 폭풍처럼 전기리그를 휘몰아쳤는가 하면, 후기리그 미풍은 포스트시즌의 돌풍을 위한 숨고르기가 아니었나 하는 의구심마저 자아낸다. [KB국민은행 2006 한국바둑리그] 플레이오프에서 경기 한게임은 강적 경북 월드메르디앙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금년 바둑리그의 최종 관문 챔피언결정전으로 향했다.
양 팀의 오더에서 알 수 있듯, 월드메르디앙은 초,중반에 한게임은 중,후반에 승부를 걸어갔다. 그러나 유창혁, 이정우, 윤준상, 조한승을 전진 배치한 월드메르디앙의 전략은 출발부터 어긋나기 시작했다. 믿었던 맏형 유창혁이 손쉽게 제압하리라 여겼던 한게임 김영삼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한 것. 김영삼의 홈런은 준플레이오프 김성룡의 그랜드슬램에 버금가는 또 하나의 랑데부 만루포로써, 응원 차 바둑리그 관전실을 찾은 월드메르디앙의 20여 임직원들을 불길한 상상에 빠뜨렸다.
그러나, 월드메르디앙의 저력은 역시 만만치 않았다. 이어진 2국과 이튿날의 3국에서 이정우와 윤준상이 한게임 김성룡과 온소진을 잠재우며 전세를 뒤집은 것. 한게임으로써는 첫 대국에서 김영삼의 승리가 더욱 값진 결과로, 월드메르디앙으로써는 유창혁의 패배가 더욱 뼈아픈 결과로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승부 판으로 지목했던 월드메르디앙의 조한승과 한게임의 원성진이 만났다. 최종국이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한 판이라는 긴장감이 바둑TV 스튜디오를 휘감는 가운데, 대국은 원성진의 실리 대 조한승의 세력으로 시작됐다. 세 귀를 차지한 원성진, 우상 중앙에 세력을 쌓은 조한승, 먼저 승부의 고삐를 당긴 쪽은 원성진이었다. 상대의 진영에 깊숙한 삭감을 감행한 것. 기다렸다는 듯 조한승은 공세로 전환하며 상대를 핍박하기 시작했고, 이어서 원성진의 의문수까지 등장하며 다시 한 번 상극이라는 단어가 머리 속을 스쳐갔다. 그러나 옥쇄를 각오한 듯한 원성진의 기세에 눌렸을까, 조한승은 중앙 대마의 삶을 너무나 쉽게 허용했다. 그리고 두터움을 바탕으로 승부의 호흡을 길게 가져가려 했던 조한승에게 더 이상의 기회는 찾아오지 않았다.
팀이 자랑하던 원투펀치가 동시에 무너져 내린 월드메르디앙의 마지막 주자는 5지명자 김만수, 반면 한게임의 마지막 주자는 기회가 오기만을 고대하던 1지명자 이영구. 이영구는 준플레이오프의 이세돌, 플레이오프의 유창혁이 맡았던 이변의 조연 역을 거부했다. 가볍게 상대를 제압하며 팀에게 챔피언결정전 진출이라는 큰 선물을 안긴 것. 대국 후 한게임 선수들은 정수현 감독을 헹가래 치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이로써 준플레이오프에서 거짓말 같은 드라마로 서울 제일화재를 울렸던 경기 한게임은, 거함 월드메르디앙마저 격침시키며 광주 KIXX의 도전자로 나섰다. 테이블 세터 김성룡과 김영삼의 깜짝 활약, 이영구, 원성진, 온소진으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의 든든한 활약. 과연 경기 한게임의 돌풍이 최강으로 평가받는 광주 KIXX라는 장벽마저 허물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KB국민은행 2006 한국바둑리그]의 최종 승부처, 챔피언결정전은 12월 14일부터 3번기로 진행된다.
준플레이오프 경북 월드메르디앙 경기 한게임 대국 결과
1국 : 12월 9일 18시 백 유창혁 흑 김영삼 흑 5집반승
2국 : 12월 9일 20시 흑 이정우 백 김성룡 흑 불계승
3국 : 12월 10일 18시 백 윤준상 흑 온소진 백 불계승
4국 : 12월 10일 20시 흑 조한승 백 원성진 백 불계승
5국 : 12월 10일 22시 백 김만수 흑 이영구 흑 불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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