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연대 성명-선관위는 ‘국민의 알권리’를 껍데기로만 이해하지 말라

서울--(뉴스와이어)--우리는 내년 대선을 1년여 앞둔 11월경부터 유력한 대권주자들이 정책구상을 내놓고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면서 대권주자 보도가 늘어나는 경향을 지켜보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언론사들의 보도경향은 예전과 다름없이 지지율 추이에 지나친 관심을 보이는 아주 고질적인 ‘경마중계식 보도’를 하고 있음을 경계한다.

또한 후보자들의 동정 하나하나에 관심을 기울이며, 예비 후보자의 꽁무니만 쫄쫄 따라다니며 취재 보도하는 ‘쫄쫄이 저널리즘’에 대해서도 경계한다.

대선을 앞두고 언론은 우리사회의 구조적 문제들을 찾아내 의제 설정하고, 대선 예비 후보자들의 공약에 대해서 재원마련 등 실현가능성 그리고 사회적 영향 등을 종합 심층 보도하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이런 보도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 현실임 또한 사실이다. 후보자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사안에 대해서 먼저 제시하여 그들의 입장을 끌어내기 보다는 외려 후보자들이 내놓고 있는 의제에 무비판적으로 끌려 다니는 보도태도나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지금의 대선관련 보도에 심각한 회의를 갖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한국언론들이 경마중계식 보도를 하고 쫄쫄이저널리즘을 극복하지 못하며 대선 예비후보자들의 의제에 끌려 다닌다고 해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이를 못하게 하는 것은 언론보도의 해악적인 요소보다 더 큰 문제라는게 우리의 판단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기계적인 법해석으로 국민의 알권리와 언론보도의 자유를 정면으로 침해하고 나섰다. 선관위는 18일 중앙과 지방의 신문사와 방송사, 인터넷 언론사에 “대담ㆍ토론 형태의 대선후보 인터뷰는 안 된다”는 내용의 협조공문을 일제히 발송했다. 선관위가 제시한 조항은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접 82조. 여기에는 “언론기관은 대통령선거일 전 120일부터 대담ㆍ토론회를 개최하고 이를 보도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2년 이하 징역이나 4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몇 명의 패널이 특정 장소에서 (유력 대선주자를) 만나 집중적으로 일문일답을 한 뒤, 그것을 그대로 기사화한 것은 취재보도가 아니라 대담”이라며 “명백한 선거법 위반”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모든 보도가 다 선거법 위반은 아니며 동행 취재하면서 보도하는 것은 상관없다”고 덧붙였다. 선관위의 논리대로라면 대통령선거일(12월 19일) 전 120일인 내년 8월 21일 전까지는 대선주자 인터뷰를 보도할 수 없게 된다.

동아일보가 18일자에 보도한 것처럼, 선관위의 공문내용은 기본권침해의 소지가 있음은 물론 취재와 보도, 대권주자, 시기 등을 둘러싼 모호한 기준으로 혼란만 부추길 수 있어 우려스럽다.

선관위의 공문내용은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첫째, 선거과열방지 명분으로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

둘째, 문답식의 취재방식은 ‘명백한 선거법 위반’이라고 하였으나 그렇다면 어떤 취재와 보도방식이 ‘위반사유’에 해당되지 않는 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셋째, 선관위 논리대로라면 언제부터 대담·토론 형태의 인터뷰를 보도하면 안된다는 것인지 의문이며, 규제대상인 공직선거 입후보자가 구체적으로 누구인지도 알 길이 없다.

선관위는 선거과열을 막고 엄정한 선거관리를 위해 기능하는 조직이다. 올바른 선거문화 정착을 위해 선관위는 유권자와 공직선거출마자 간의 원활한 소통의 중개자 역할에 매진해야 한다. 언론 역시 이미지와 홍보성 기사에만 열을 올릴 것이 아니라, 후보자들에 대한 정보제공과 정책검증을 통해 민주주의 발전에 한 축을 담당해야 할 것이다.

지금 언론이 제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해서 선관위가 나서서 ‘보도를 해도 되니 안되니 판단을 내릴 것’은 아무래도 ‘국민의 알권리’를 껍데기로만 이해하고 있다는 판단이니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조치를 재고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선관위의 자의적인 ‘선거과열’보다 ‘언론의 자유 침해’가 더 심각한 문제임을 우리는 다시 한 번 더 강조하는 바이다.

2006년 12월 18일 언론개혁시민연대(약칭 언론연대)

웹사이트: http://www.pcmr.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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