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일본 국회(参院本会議)는 이번 달 13일, 이른바 회색금리*를 폐지함으로써 이자상한선을 현행 29.2%에서 원금액에 따라 15~20% 수준으로 낮추는 것을 골자로 하는 대부업(일본: 貸金業)규제법개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대부업체들은 앞으로 대출금리를 원금액**에 따라 15~20% 수준으로 낮추어야 한다.

*회색금리(gray zone: ): 현행 일본의 금리상한은 출자법(出資法)에는 29.2%, 이자제한법(일본: 利息制限法)에는 15~20%로 이원적으로 규정되어 있다. 灰色금리란 출자법과 이자제한법 사이의 금리를 말하며 여기에는 처벌조항을 두고 있지 않다.

**원금 100만 엔 이상: 15%, 10만 엔~100만 엔: 18%, 10만 엔 이하: 18%

개정안은 이자규제 외에도 차입자의 연간 수입의 3분의 1을 초과하는 대출의 금지(融資 總額規制), 법을 위반해서 대출을 해준 대부업자에게는 최고 1억엔(円)의 벌금, 대부업자 등록요건을 현행 300~500만 엔에서 5,000만 엔으로 상향 조정, 무등록업자에 대한 벌칙을 현행 5년 이하에서 10년 이하로 하는 등 대부업체에 대한 규제와 감독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또한 일본 정부는 금리인하로 발생할지도 모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중채무자(多重債務者)대책본부”를 설치하고, 금리인하에 따른 이용자들의 단기 어려움을 줄여주기 위해 시군구에 상담창구를 설치하는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개정안의 시행으로 대부업체들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 4대 사금융업체들의 주가가 올해 들어 평균 50% 정도 하락한 것으로 알려진다(뉴스핌, 12.13). 이에 따라 일본 대부업체들의 주식을 적극 매수한 외국계 뮤추얼펀드나 헤지펀드 등도 큰 손실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본 대부업에 적극 투자한 시티그룹(Citigroup), 제네랄 일렉트릭(GE) 등의 영업기반이 앞으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대부업법 개정은 우리나라 대부업 시장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대부업의 금리가 15~20%이고 우리나라의 우리나라 대부업의 법정 상한 금리는 70%(감독원 조사에 따르면 실질 평균 금리220% 이상임)이기 때문에 일본 대부업체들의 우리나라 진출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도 우리나라 대부시장에서 상위권은 일본계 대부업체이 장악하고 있다. 또한 시티그룹(Citigroup)나 제네랄 일렉트릭(GE) 등 일본대부시장에서 타격을 받은 영미계 대부업체들이 우리나라로 몰려올 수도 있다.

대부업규제법안을 둘러싼 일본의 움직임은 우리나라와 대비된다. 일본에서는 금융청의 3인자인 정무관이 내부에서 법안을 후퇴시키려는 움직임이 일자 사표까지 던졌다. 이와는 달리 우리 정부는 심각한 다중채무자, 신용불량자 문제에 대해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 오직 시장에 맡기자는 것이 대책의 전부다. 게다가 민주노동당이 제출한 이자율 제한 법률에 대해 “시장주의에 어긋난다”든가 “사채금융시장을 오히려 확대시킬 수도 있다”는 논리로 반대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대부업체의 불법행위를 감독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다중채무자, 신용불량자 문제는 일본과 유사하다. 대부업법을 제정한 나라도 우리나라와 일본뿐이다. 외국자본이 대부업계에 대대적으로 진출하기 시작한 것도 유사하다. 더구나 일본의 추가 이자제한에 따라 일본계 대부업체의 진출이 더욱 활발해 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현재 대출이자를 연 25%로 제한하는 민주노동당 심상정의원이 대표발의한 이자제한법이 국회 법사위에 계류중이다. 서민경제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일본과 마찬가지로 과감한 법정이자 인하조치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서민경제의 붕괴에 따라 고금리로 인한 서민들의 고통이 더욱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와 국회는 조속히 이자제한법을 제정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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