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예산처 등 정부 부처 의견, 철도공사와 달라: KTX 승무원 업무, “파견에 가깝다” 판단
KTX 문제가 안풀리는 이유는?: 기획예산처 등 정부부처 의견, 철도공사와 달라
오는 12월 25일은 KTX 승무원들이 철도공사 직접고용을 요구하면 싸워 온 지 300일이 되는 날이다. 철도공사는 여전히 300일 전의 입장을 고수하며 직접고용 절대 불가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철도공사(사장 이철)는 승무원 직접고용 여부 결정이 철도공사 사장 및 경영진의 권한을 넘어선 문제라는 주장을 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이 아무런 근거가 없음이 확인되었다.
KTX 직접고용을 촉구하는 교수모임(이하 교수모임)은 최근 기획예산처의 철도공사에 대한 경영 평가 (기관 평가 및 사장 평가) 보고서를 통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이 경영평가 보고서를 통해 볼 때, 지금까지 철도공사가 주장해 온 승무원 직접고용 절대불가 방침이 기획예산처 등 관련 부처의 정책 방향과도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기획예산처의 공기업 경영평가는 정부투자기관관리기본법에 의거하여 시행하는 것으로 경영평가단의 평가내용을 정부투자기관 운영위원회에 부의하여 확정된 결과를 대통령과 국회에 보고하게 되어 있다. 정부투자기관 운영위원회는 기획예산처 장관(위원장), 재정경제부 차관(부위원장) 및 정부투자기관 각 주무부처 차관과 민간위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경영평가 결과 내용을 각 주무부처 장관 및 차관으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확정하여 보고한다는 사실로 미루어 경영평가 내용이 기획예산처 및 정부의 입장 및 의견이라고 볼 수 있으며, 경영 평가 보고서에서 제시한 개선 조치 권고 등 또한 정부의 입장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사실은 기획예산처 공기업 정책 담당자를 통해 재확인하였음).
1. 기획예산처 경영평가에서 KTX 승무업무 파견근로에 가깝다, 개선 조치 지적
[2005년도 정부투자기관 경영실적 평가] 중 철도공사에 대한 평가 내용에 따르면, KTX 승무원 업무는 파견 근로의 성격에 가까우며, 승무업무는 파견의 형태로 이루어져서는 안될 업무라는 점을 강조, 다음과 같이 개선조치를 취할 것을 기대한다고 되어 있다.
“KTX 여승무원의 경우 한국철도유통에 소속되어 있으며, 위탁계약의 형태로 철도공사에서 근무하였다. 그러나 KTX 여승무원의 근무내용을 보면 위탁계약이라기보다는 실제로는 파견근로에 가까운 측면이 있다. 하지만 서비스업의 경우는 파견근로 대상이 아니다. 물론 다수의 기업에서 관행적으로 이러한 변형된 위탁 혹은 파견근로가 이루어지고 있음은 사실이나, 공기업은 노사관계에서도 민간기업과는 달리 솔선수범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할 것이다. 향후에는 이에 대한 적절한 관리 혹은 조치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평가보고서는 KTX 승무원 문제를 포함, 노사관리의 합리화를 위한 기관과 사장의 노력 평가에서 모두 낮은 평가 ( ‘Co’)를 하고 있다.
공기업 경영평가 보고서에서 현안과 관련된 구체적 내용이 제시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KTX 승무원 문제에 대한 이러한 지적은 ‘기관 평가’ 뿐 아니라 ‘사장 평가’ 보고서에도 동일한 내용으로 다시한번 강조되고 있다.(정부투자기관 경영평가는 기관 평가와 사장 평가 두가지 종류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의견에 대해 철도공사 스스로 수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기획예산처 자료에 따르면, 경영평가 과정에서 “사장 면담 및 투자기관 실사를 통하여 필요한 평가자료를 보완하였으며, 평가과정에서 사장 및 투자기관의 의견개진 및 설명·토의 기회를 최대한 부여”한 것으로 되어 있다. 또한 철도공사가 국정감사 건교위에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기획예산처에서 한 철도공사 경영평가 결과에 대해 모두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
2. 정원 제한 때문에 불가하다?
철도공사 경영진이 직접고용 정규직 절대 불가라는 이유로 가장 많이 들었던 이유 가운데 하나는 정원이 없다는 것이다. 400여 승무인력을 정규직화하려면 정부로부터 새로운 정원을 받아내야 하는데, 그것이 가능하지 않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기획예산처와 협의할 필요도 없이 이미 승무원을 정규직화 할 수 있는 정원은 확보되어 있었다. 2004년, 2005년, 그리고 2006년 초에 이르기까지 철도공사의 현원은 항상 400-500여명 정도 정원에 못미치는 수준이었다. 기획예산처와 협의할 필요도 없이, 철도공사 경영진이 승무업무를 정규직화하고자 한다면 자율적으로 기존의 정원 내에서 가능한 일이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이철 사장은 “총 정원이 여유가 있다고 마음대로 승무원에 그 정원을 배정할 수 없다. 업무별로 정원이 따로 정해져 있기에 불가하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그러나 기획예산처의 공기업 정책 담당자에 의하면 정부는 직급별 정원만 정해놓고 있을 뿐 업무나 부서별 정원에 대해서는 관여하지 않는다고 한다.
2006년 2월 말 현재 철도공사의 현원은 모두 31,070명으로 정원 31,480명에 비해 410명의 여유 정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도의 경우도 정원 31,480명에 비해 현원은 그보다 517명이 적다. 정원대비 현원을 직급별로 보면, 6급의 경우 1,062명이, 그리고 5급의 경우 657명 정도의 T/O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철도공사 내부자료)
직급별 정원을 보면 승무원이 정규직화되었을 때 해당되는 6급의 경우 현원은 정원에 비해 1,000명 정도가 더 적다. 파업 당시 여승무원 수는 380명 정도로 기존의 총정원 및 직급별 정원 모두의 경우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이다.
이러한 명백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철도공사 사장 및 관련 임원들은 “정원 문제 때문에 불가하다”는 입장을 계속 취해 왔다. 이러한 사실에 위배되는 주장은 철도공사가 스스로 풀어야 할 문제를 정부 다른 부처의 책임으로 돌림으로써 책임을 면하고자하는 행위라고 이해할 수 밖에 없다.
정원의 문제는 정규직화를 전제로 할 경우에 문제가 된다. 그러나 승무원들은 당초 직접고용 정규직화가 당장 어렵다면 비정규직(계약직 등)이라도 좋으니 철도공사가 직접고용하라는 요구를 해 왔다. KTX 관광레저라는 외주위탁회사의 ‘정규직’(간접고용) 보다는 차라리 철도공사의 비정규직(직접고용)이 낫다는 것이며, 그것이라면 수용할 의사가 있음을 밝혀왔다. 철도공사 직접고용 비정규직이라면 더 더욱 정원 문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3. 예산 문제 때문에 불가하다?
철도공사 경영진은 승무원들의 직접고용이 불가한 이유의 하나로 예산 문제를 들곤했다. 정부의 예산 제약으로 인해 철도공사가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기획예산처의 2005년도 정부투자가관 사장경영계약 이행실적 평가 (이하 공기업 사장 평가) 결과에 따르면, 철도공사는 2005년도 예산 중 사용하지 않은 불용액이 7천4백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철도공사 사장은 ‘예산 운용’ 부분에서 거의 최하위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난다.
“[불용액과 이월액이 과다하다]
예산의 운용에 있어서 불용액(7천 4백억)과 이월건수가 과다하게 나타나고 있는바 전반적으로 수익과다계상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예산의 편성과 결산의 연계가 이루 어지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합리적 예산편성을 위해 전년도 결산 의 분석내용이 충분히 반영되어야 하며 변경사유에 대해서도 단순히 이사회의 의결 을 거쳤다는 것으로는 불충분하여 그 내용의 타당성이 입증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결산시기와 예산편성의 시간적 불일치에 따른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실시간 차이분 석 또는 가결산제도 등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예산운용에 대한 사장의 노력을 ‘Do’로 평가한다.”
승무원들을 직접고용하는 데에는 외주위탁하는 것 보다 특별히 더 많은 예산이 들어가지 않는다. 직접고용 비정규직으로 한다면 오히려 외주위탁보다 더 적은 비용이 든다. 만약 예산 사용에 있어서 항목별 이동 (예, 외주 위탁의 경우 사업비에서 직접 고용의 경우 인건비로)이 필요하다면 기존의 예산에서 전용이 가능하다. 기획예산처가 정부투자기관과 협의를 하는 부분은 경상비성 경비에 한한다. 그 이외의 경우 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자율적으로 예산 전용이 가능한 것으로 되어 있다. 2005년도 예산 중 불용액이 7천4백억원인 철도공사가 예산문제로 직접고용 할 수 없다는 주장은 아무런 근거가 없다.
4. 철도공사가 진정으로 비용절감을 원한다면
1) 사장 직속 비서실 인원을 7배 늘리지 않을 것.
이철 사장은 3명의 비서실 직원을 취임후 20명으로 늘린 것으로 국정감사에서 확인되었다. 건교위 주승용 위원이 국감에서 지적한 바에 따르면 비서실 인력을 7배 증원함에 따라 인건비가 7.5배 증가해 9억 2천만원에 달한다. 고객의 안전을 위해서는 필수적인 승무인력의 직접고용은 구조조정과 비용 절감을 위해 불가하다 하면서 사장 직속의 비서팀 인력을 7배나 증원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는가.
2) 2개월 걸리는 연구 용역에 1억원을 쓰지 않을 것.
만약 철도공사가 진정한 의미의 “뼈를 깍는 구조조정”이나 “비용 절감”을 하고자 한다면, 두달이 소요되는 연구 용역을 위해 1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지난 2월 철도공사가 발주한 ‘출자회사 구조조정 연구’ 용역 제안서에 따르면 용역 제안액이 거의 1억원에 달한다(99,940,000원). 이 연구용역은 60여일동안 수행해야 하는 것으로, 원고지 200매 정도 분량의 제안서를 제출하도록 되어 있다. “출자회사 관리실태’에 대한 감사원 감사결과 지적사항에 대한 효율적 처리방안 도출과 철도공사 및 계열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경영관리방안을 마련하고자 발주된 이 용역 결과를 토대로 철도공사는 계열사 구조조정안을 마련하게 된다.
3) 눈속임 식의 자회사 숫자 줄이기만을 하지 않을 것
철도공사가 감사원의 자회사에 대한 부당 지원 및 부실 운영 실태 감사 결과 권고한 부실 자회사 통폐합 방안은 국정감사에서 “구호만 요란한” 형식뿐인 구조조정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2006년 국감 건교위 박승환 위원에 따르면, 철도공사는 4개 부실 자회사의 2005년도 부채가 540억원에 이르는데도 일체의 중복자산을 매각하지 않고, 부채탕감도 하지 채 통합하였으며, 이는 단순한 자회사 숫자만 줄이는 것으로, “아무런 의미없는 눈가리고 아웅식의 눈속임일 뿐 경영 정상화와는 무관하 것”이라는 지적이다.
5.“떼를 쓰고 있는 것”은 승무원이 아니라 철도공사 경영진
철도공사는 비정규직인줄 알고 들어온 승무원들이 정규직을 해 달라고 ‘떼를 쓰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미 여러차례 지적되었지만, 승무원들은 채용당시 홍익회 및 철도공사 간부로부터 여러차례 1년뒤 철도공사 정규직화를 해 준다는 약속에 KTX 승무원이 되기를 선택한 것이다.
승무원들은 그러한 정규직화가 당장 어렵다면 비정규 계약직이라도 직접고용을 해 달라며 양보안을 내 놓은 것이다. 그러나 철도공사는 채용 1년 후 철도공사 정규직으로 전환해 주겠다는 약속을 한지 3년이 가까워오는 지금까지도 지키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철도공사 직접고용은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에서 한 발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문제는 철도공사 스스로 승무원을 직접고용할 수 없다는 아무런 근거나 정당한 이유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철 사장은 지난 11월 1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KTX 승무원 문제는 비용의 문제도, 경영 효율성의 문제도, 경영 합리화의 문제도 아니라고 증언한 바 있다. 교수모임은 이러한 문제와 관련하여 지난 11월 7일 철도공사 이철 사장에게 14개 항의 질의내용을 담은 공개질의서를 보낸 바 있다. 한달이 넘는 지금까지 이철 사장은 아무런 답변을 보내오고 있지 않다.
기획예산처와 건설교통부 등 관련 정부부처에서 철도공사에 요구하는 것은 인력 운용의 효율성이나 경영의 효율성이지 KTX 승무원 인력을 외주화하라는 것은 아니다. 특히 승무원의 업무가 국가인권위원회와 관련 학자 및 전문가들이 반복적으로 지적하듯 고객의 안전을 담당하는 주요한 핵심 업무라는 것이 확인된 이상, 더 더욱 이 업무는 외주화해서는 안되는 핵심 업무이다.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대책에서도 핵심 업무는 외주화해서는 안될 업무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모든 명백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철도공사에서 무분별하게 승무원 업무를 외주화하고 “직접고용 절대 불가” 방침을 고수하는 것은 철도공사가 아무런 이유없이 정부와 국민을 상대로 “떼를 쓰고 있는 것”이라 할 수 밖에 없다.
의도하지 않은 것이겠지만, 승무원 직접고용을 300일 넘게 거부하고 있는 철도공사는 마치 승무업무의 외주화 강행이 철도공사의 “뼈를 깍는 자구노력”을 하는 상징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한 외주화가 실제 비용절감 효과가 있는가 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6. KTX 문제 해결의 주체는 철도공사
우리은행은 전체 인원의 28%에 달하는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였다. 기획예산처의 지적대로 철도공사는 공기업으로서 노사 관계에 있어서 민간 부분에 앞서 선도적 모범이 되어야 할 것이다.
전체 철도공사 인력의 1.3%에도 못미치는 승무원을 정규직화하는 것은 철도공사 경영진이 능력과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것이다. 승무직무의 정규직화를 통한 문제 해결은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다 할지라도 직접고용 계약직 등의 방법은 철도공사 사장이 자신의 비서실 인력을 7배로 늘리는 것이 어렵지 않게 이루어졌듯이, 어려움없이 할 수 있을 것이다.
철도공사의 KTX 승무원에 대한 취업 사기로 시작된 'KTX 승무원 문제‘는 철도공사가 결자해지의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것이다. 철도공사 사장은 더 이상 국민을 상대로 ’철도공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라든지 기획예산처나 정부의 압력 때문에 승무원을 직접고용할 수 없다는 주장을 더 이상 해서는 안될 것이다. 철도공사 사장과 임원들의 의지만 있다면 해결할 수 있는 이 문제를 올 한해가 지나기 전에 전향적인 결정을 하기를 촉구한다.
7. 교수모임, 조사연구단 구성 계획.
교수모임은 KTX 여승무원 뿐 아니라 새마을호 여승무원도 외주위탁하려는 철도공사의 경영 방식 및 철도공사 내부의 경영상의 문제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다. 승무 인력의 외주위탁이 과연 비용 절감 효과가 있는 것인가? 다른 부문에서의 비용절감은 과연 어떠한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는가?
이 문제에 대해 보다 집중적이고 심도있는 분석을 하기 위해 외주화와 관련된 모든 영역에 있어서의 철도공사의 경영상의 문제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연구단을 구성하여 내년 초부터 조사연구 작업을 수행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조사 연구를 위해 교수모임은 일차적으로 필요한 관련 자료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를 할 계획이다.
2006. 12. 21.
KTX 승무원 직접고용을 촉구하는 교수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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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보도자료는 KTX 승무원 직접 고용을 촉구하는 교수모임가(이) 작성해 뉴스와이어 서비스를 통해 배포한 뉴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