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시민단체들의 세금에 대한 인식을 살펴보자.
참여연대, 경실련, 민주노총, 환경운동연합 등 133개 시민단체들이 포함되어 있는 사회양극화해소국민연대는 “조세형평과 소득재분배, 자원배분의 왜곡 방지를 위한 세정·세제개혁”을 정책과제로 밝히고, 양극화 해소를 위한 재정지출 확대 정책을 지지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감세정책은 고소득층에 보다 많은 세부담 경감 혜택을 줌으로써 조세의 소득재분배 기능을 약화시킨다”고 밝힌바 있으며, 경실련 역시 “조세 시스템이 양극화를 부추기고 있다”는 입장을 표명하며 세금을 통한 소득재분배를 강조하고 있다. 경실련은 또한 “세율 인하 혜택은 중산층 이상에게 간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으며, 경기부양을 위한 세율 인하 역시 효과가 의문시 된다”고 밝히며, 증세의 필요성을 주장해 왔다.
민주노총은 세금을 “계층간 불평등을 완화시키는 정책수단”이라고 정의 내리고, “법인세 인하 등의 부유계층, 기업에게 한없이 너그러운 세법개정은 조세정의를 크게 훼손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대부분의 시민단체들은 세금을 재분배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어 문제
상당수의 시민단체가 조세문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진 않지만, 공동성명의 형식으로 발표된 내용을 보면 그들의 주장에는 다음 세가지의 공통된 주장이 포함되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 사회 양극화 해소를 위해 증세가 필요하다.
둘째, 고소득층에 대한 감세를 반대하며, 증세에 찬성한다.
셋째, 대기업에 대한 법인세 인하를 반대한다.
이들 주장을 종합해 보면, 상당수 시민단체가 세금을 부의 재분배 수단인 동시에, 복지 정책의 중요한 재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이들 단체들은 더 많이 벌었다고 판단되는 부유층과 대기업이 더 많은 세금을 내는 것은 소득 평준화를 위해 당연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세금을 많이 내면 복지정책이 실현가능하며, 양극화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러나 세금은 벌금이 아니다.
이들 시민단체들이 주장하는‘많이 번 사람과 많이 가진 사람에게서 빼앗아서 가난한 사람을 도와준다’는 세금의 소득재분배 기능은 세금에 대한 잘못된 오해에서 비롯된다. 세금은 국가로부터 받은 서비스만큼 부담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능력이 좋고, 열심히 일한 사람이 돈을 많이 벌게 마련인데, 그렇다고 무조건 많은 내야 한다면 그것은 세금이 아니라 벌금이다.
경제활동을 열심히 한 사람에 대한 징벌적 과세는 시장경제의 근간인 재산권을 훼손시키고, 이는 개인의 자유마저 위협해 경제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 뻔하다. 과도한 누진과세를 시도한 북유럽의 복지국가의 실패와 개인의 재산권을 인정하지 않았던 사회주의 국가의 몰락이 이를 증명한다.
증세로 복지재원을 충당하는 것은 위험한 행동이다.
이들 시민단체는 복지정책을 강화하기 위해 세금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복지재정을 늘리더라도 세금을 늘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 비효율적으로 집행되는 세금을 철저히 관리해 정부지출을 줄이는 방법을 통해 복지재원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 또한 복지혜택은 소년소녀가장, 독거노인 등과 같은 극빈층에 한정해 효율적으로 지출하면 된다.
이들 시민단체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세금을 늘려 조세부담률을 높이는 것은 결과적으로 저소득층에게 피해가 돌아가게 되므로 신중해야 한다. 세금이 늘어나면, 민간경제의 활력이 떨어지고 경기가 침체되며, 실업률이 높아진다. 일자리를 잃은 중산층은 저소득층으로, 저소득층은 극빈곤계층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세금은 정부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대가다.
‘세금의 주요 기능을 소득의 재분배’라고 주장하는 시민단체들은 세금에 대한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 세금은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여러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가일 뿐이다.
따라서 국가는 국민들로부터 거두어들인 세금만큼 국민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며, 시민단체가 할 일은 정부가 예산을 비효율적으로 쓰지 않도록 감시하는 일이지, 정부의 재정을 확대시키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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