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 2006년 10월의 추천 방송

MBC <PD수첩> ‘북한과 미국, 벼랑에 서다!’
- 방송날짜 : 2006년 10월 17일
- 제작 : 박건식, 박상환

북한 핵실험 사태, 차분하고 현실적 대응 방안 제시

지난 10월 9일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했다. 10월 17일 방송된 MBC <PD수첩> ‘북한과 미국, 벼랑에 서다!’ 편은 핵실험 사태의 원인과 해결방안을 북미관계의 역사와 미국내 다양한 의견을 통해 짚어보고 시청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했다.

북핵 실험 후 대부분의 언론이 강경일변도의 주장을 주로 전달하는 것에 반해 <PD수첩>은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시각을 보여줬다.

북한 핵실험 직후 미국을 비롯한 주변 국가들은 북한에 대한 비난과 함께 강력한 제재를 주장했다. 특히 미국과 일본은 UN 안보리의 대북제재 방안에 군사제재를 명기한 7조를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한국과 중국의 PSI(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 참여 등 강경대응을 요구했다. 또한 한국의 보수진영들은 포용정책 폐기나 PSI 참여 확대를 강하게 요구하기도 했다. 이런 강력한 제재 방안들은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남북간 물리적 충돌, 나아가 전쟁의 불씨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제재방안을 비중 있게 다뤄왔던 방송들은 대부분 무비판적인 보도태도를 보여 문제가 있었다.

이런 방송보도와 달리 <PD수첩>은 대북 제재 주장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북핵사태의 원인과 해법에 비중을 뒀다.

<PD수첩>은 북핵 실험 후 바로 미국으로 건너가 대북정책과 연관 있는 전문가·정치인, 언론, 일반시민 등 미국 내 다양한 목소리를 전했다. 이들은 북핵 사태의 주요한 원인이 부시 행정부의 대북강경정책, 일관성 없는 대북정책이라고 비판했고, 부시 행정부의 ‘대화보다는 응징’, ‘출구를 남겨두지 않는 압박’이 결국 북한으로 하여금 핵개발에 집착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물론 네오콘과 그 외 다른 의견들도 전했다.

또한 <PD수첩>은 북핵 사태의 원인과 해법을 ‘북미관계의 역사’ 속에서 찾아냈다.

북한과 미국은 과거 여러 차례에 걸쳐 대화를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94년 북핵 사태는 제네바합의로 해결되었고, 98년 미사일 사태 역시 북미간의 직접 대화로 위기를 넘겼다. ‘9.19 6자회담 공동합의’도 지난 해 북핵 위기의 돌파구가 됐다. 그러나 이런 합의가 모두 미국에 의해 폐기되었다는 사실을 <PD수첩>은 지적했다. 제네바합의는 미 의회의 인준을 받지 못했으며, 클린턴 정부의 대북정책은 부시 대통령 취임 이후 모두 배제되어 북한과의 대화 통로가 막혀 버린 것이다. 또한 작년 ‘9.19 공동합의’ 역시 미국의 북한에 대한 금융제재로 교착 상태에 빠졌다.

이 프로그램은 북핵 사태의 원인을 역사적으로 짚어주고 시청자들이 다른 측면에서 이번 사태를 바라볼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북미간 양자대화와 6자회담 등 ‘대화’만이 한반도 위기를 돌파할 수 있다는 사실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었다.

다만 한반도 위기 상황을 보여주며 군사훈련 장면이나 위압감이 느껴지는 음악, 핵실험 장면 등 불안감을 줄 수 있는 불필요한 장면을 반복해서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자칫 전쟁까지 불러올 수 있는 강경대응 방안에 힘이 실리던 시점에 <PD수첩>이 사태의 원인이 ‘북미관계의 역사’에서 발생했고, 사태의 해결 방식은 ‘대화’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점을 차분하게 짚어낸 것은 의미가 있다.

앞으로 핵실험 사태가 평화적으로 해결되어 한반도 평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모든 언론들이 차분하게 대안을 모색하는 방송을 해주길 기대한다.

○ 2006년 10월의 유감방송

MBC <추석특집 스타권투 선수권 대회 내 주먹이 운다>
- 방송일시 : 2006년 10월 5일 오후 7시
- 제작진 : 조희진 PD

가학성 오락프로그램, <추석특집 내 주먹이 운다>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는 2006년 10월 이달의 유감방송으로 MBC <추석특집 스타권투 선수권 대회 내 주먹이 운다>(이하 <내 주먹이 운다>)를 선정했다.

한때 국민스포츠로 사랑받던 권투를 살려보자는 취지에서 만들었다는 <내 주먹이 운다>는 권투를 전문적으로 배우지도 않은 연예인에게 권투시합을 시키는 내용이었다. 남 8명, 여 8명, 총 16명이 출전해 1라운드 당 1분씩 총 3라운드로 경기를 진행했다.

이 프로그램은 매우 사실적인 싸움장면을 연출했으며, 방송 도중 진행자와 출연진들은 몇 차례나 이 경기가 짜고 하는 시합이 아님을 강조했다. 특히 여성 출연자의 예선전 도중에 한 출연자가 상대 출연자의 주먹에 맞고 경기장 가운데에서 실신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여성 결승전에서도 한 출연자가 상대 출연자의 공격에 코피를 흘렸다.

남성 출연자의 경기도 실제 권투에 버금가는 폭력적인 장면이 난무했다. 특히 한 남성 출연자는 상대 출연자를 눕혀놓고 얼굴을 마구 때리거나 다리를 꺾는 등 이중 격투기를 연상케 하는 경기를 펼쳤다.

또한 ‘반칙왕 쇼’ 라는 코너에서는 권투경기와 관련이 없는 레슬링 선수들과 한 남성 출연자를 등장시켜 각종 반칙기술을 보여줘 억지 웃음을 끌어내려 했다. 남성 출연자를 링 줄 위에 올려놓고 줄을 흔드는 모습, 눕혀놓고 다리를 찢는 모습, 한 선수를 고무줄로 묶은 뒤 링 밖으로까지 고무줄을 늘였다가 놓는 모습 등이다.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문제는 폭력적 게임 이외에는 다른 장치가 없다는 점이다. 여러 오락프로그램들이 웃음의 소재로 폭력적 방식을 쓰고 있지만 대체로 프로그램 중간에 ‘벌칙을 주는 수단’ 정도이다. 이 중에는 깔대기로 때리기(KBS <상상플러스>), 뽕망치로 때리기(KBS <해피선데이> ‘여걸식스’), 박으로 때리기(MBC <무한도전>)같은 비교적 가벼운 벌칙도 있지만 집단으로 나와 괴롭히는 벌칙주기(KBS <해피선데이> ‘여걸식스’, MBC <무한도전>), 물대포 쏘기(KBS <해피선데이> ‘여걸식스’)등 의 다소 강도 높은 폭력이 사용되는 경우도 많아 문제로 지적돼 왔다. 그런데 <내 주먹이 운다>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본격적으로 연예인끼리의 난투극을 연출하여 그 모습을 통해 오락적 재미를 주려는 시도였다는 점에서 이전의 오락프로그램과는 정도의 차이가 크다. 제작진은 ‘치열한 승부욕’ 그리고 ‘정정당당한 스포츠 정신’을 강조하려 했다고 밝혔으나, 피가 나고 기절하고 울음을 터트리는 연예인들을 보며, ‘스포츠 정신’을 느끼기는 어려웠다.

출연 연예인들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도 이 프로그램의 문제로 지적된다. 자극적 재미와 영상을 추구하는 오락프로그램에서 연예인의 안전문제는 늘 뒷전이었다. 각종 오락 프로그램에서 출연자들이 무리한 동작을 하다가 탈골이나 골절상을 입는 경우는 허다했으며, 2004년, 성우 장정진 씨가 KBS <일요일은 101%>의 ‘골목의 제왕’ 촬영 중 떡먹기 게임을 하다가 사망하기까지 했다. 이후 오락프로그램의 가학성이 많이 개선되고 있었는데, <내 주먹이 운다>가 이런 분위기를 깨뜨린 셈이다.

물론 제작진은 앰뷸런스까지 불러 안전에 최선을 다했다고 한다. 그러나 전문 운동선수가 아닌 연예인들에게 권투를 시키는 것 자체가 과연 적절한지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내 주먹이 운다>의 권투 경기가 실제 경기와 같은 수준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하더라고, 체계적으로 권투를 배우지 않은 출연자들에게는 매우 위험할 수 있다. 실제로 여성 출연자가 맞아 실신하기까지 하였고, 프로그램 도중 한 남성 출연자의 헤드기어가 벗겨져 있는데도 경기를 계속 진행해 안전에 대한 최소한의 조치도 지켜지지 않았다.

진행자들의 발언도 부적절했다. 링 위에서 출연자들이 한 여성 출연자에게 무자비하게 맞는 것을 보고 한 진행자는 “저게 어디 여자라고 믿기십니까?”라고 말했다. 여성 출연자에게 거친 경기를 시켜놓고 “저게 어디 여자냐”는 식의 발언을 하는 것은 성차별적일 뿐 아니라 출연자의 인격을 모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동안 명절 특집 오락프로그램은 진부하고 상투적인 내용이 반복되거나, 시선을 끌기 위해 지나치게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소재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명절에는 바쁘게 일상을 지내던 국민들이 모처럼 가족들과 만나 평안한 마음으로 오락거리를 찾아 텔레비전 앞에 모인다. 따라서 명절 오락 프로그램은 어느때 보다 더 알차고 즐거운 내용이었으면 한다. 명절의 의미를 살리면서 유쾌하고 따뜻한 즐거움을 주는 오락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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