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정원’ 임상수 영화제 성황리 개최
역시 임상수 감독! 쿨하고, 신랄하고, 과감하다!
오전 10시, <처녀들의 저녁식사>로 막을 연 영화제는 오전 이른 시간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뜨거운 열기를 보여주었다. <처녀들의 저녁식사>를 본 관객들은 “98년도 영화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세련된 이야기와 연출, 그리고 역동적인 화면에서 감동을 받았다.”는 말로 이번 영화제를 찾은 보람(!)을 표현하기도 했다. 이번 영화제의 백미는 매회 상영이 끝날 때마다 임상수 감독이 직접 관객과의 대화를 주도한 것. 임상수 감독은 각각의 영화를 만들게 된 배경과 지금 다시 본 소감 등을 그만의 거침없고 재치 있는 말투로 털어놓아 주목을 받았다. 예를 들어 <처녀들의 저녁식사>에 대해서는 “지금 보니 홍경표 촬영감독의 화면이 상당히 좋다… <버자이너 모놀로그>같은 걸작을 만들고 싶었는데 지금 보니 성적으로 미성숙한 언니들을 위한 성교육 지침서정도인 것 같다.(웃음)” 라고 평했고, <눈물>에 대해서는 “<처녀들의 저녁식사>보다 더 먼저 시나리오를 썼었는데, 첫영화로는 투자를 못받을 거라고들 해서 <처녀…>이후로 미뤄 놨었다… 이 영화로 봉태규와 조은지를 발견했다. 지금 다시 봐도 두사람의 몸이 참 예쁘다.(웃음)”라는 소감을 전했다. <바람난 가족>에 대해서는 “이 영화가 출세작인데 그만큼 발전한 게 느껴진다. 나 혼자 잘했다는 게 아니라 이후로 계속 작업하고 있는 김우형 촬영감독, 이은수 편집기사의 공이 너무 크다.”라는 감사의 말을 전했고, <그때 그사람들>의 연출의도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어떻게 이렇게 드라마틱한 사건을 영화로 만들지 않을 수 있겠나?”라는 반문으로 영화화의 당위성을 말했다.
임상수의 따뜻하고 넓어진 세계 <오래된 정원>
영화제의 열기는 역시나 신작 <오래된 정원>에서 절정을 이루었다. 영화관을 가득 매운 관객들은 늦은 시간에도 자리를 떠나지 않고 열띤 질문과 답변이 오가는 흥미진진한 관객과의 대화의 장을 만들어 냈다. 임상수 감독은 원작과 다른 주인공들의 캐릭터에 대한 질문에는 “’운동권’이라고 하면 모두가 심각하고 숭고하다고 생각하는 고정관념을 깨고 싶었다. 그들도 우리들과 다 비슷한 사람들임을 보여주고 싶었다.”라는 답을, 전작에 비해 따뜻해진 영화 같다 라는 질문에는 “난 원래 부드러운 사람이고, 내 영화의 모든 캐릭터에 애정과 연민을 가지고 있다. 오늘 내 영화들을 다시 보니 인물들이 참 안됐고 슬프더라. 그동안 남들이 건드리지 않는 뾰족한 소재들을 건드리다 보니 내 영화들이 차갑게 보였던 것이지, 그것을 다루는 나의 태도는 차가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번 영화는 원래 따뜻한 걸 좀 더 따뜻하게 표현했을 뿐이다.”라고 답해 공감을 자아냈다.
관객들에게 공개되면서, 더욱 따뜻하고 넓어진 임상수 감독의 영화로 주목받는 <오래된 정원>은 1월 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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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2월 11일 1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