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질오염을 막기 위해 수질계약제를 도입하자
그 동안 수질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가 시행한 정책들은 오염물질을 배출할 위험이 있는 시설의 입지를 제한하고, 오염물질의 배출을 규제하는 방식이 주류를 이룬다<표 참조>. 또 지역별로는 상수원보호구역이나 수질보전특별대책지역, 수도권정비계획법에 의한 자연환경권역 같은 지역지구 등을 지정하고 각각에 대해서 특별한 입지 규제나 배출행위 규제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들이 수질오염을 막고, 환경의 질을 높이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기는 하지만, 그것으로 인해 다른 경제활동이 지나치게 위축된다면 성공한 정책이라 말하기 어렵다. 따라서 오염방지를 위한 규제가 규제의 대상이 되는 경제활동을 얼마나 위축시키는지, 규제 수단들이 정해진 배출기준을 달성하기 위한 최선의 수단인지 즉, 환경규제에 따른 기회비용을 따져 보아야 한다.
수질계약제는 정부가 물의 오염도만 규제할 뿐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할지는 해당 지역 주민들이 알아서 결정하고 실천하는 방식이다. 정해진 수질 기준이 충족되는 한 정부는 해당지역에서 경제활동을 규제하지 않는다. 이 제도 하에서 주민들은 스스로 오염방지를 위한 여러 가지 수단들의 기회비용을 따져서 가장 비용이 적은 것을 선택하게 된다.
수질계약제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첫째, 중앙정부가 지키고자 하는 수질의 기준을 정한다.
둘째, 정해진 기간 내에 자발적 노력을 통해서 수질을 기준에 맞출 수 있으면 수질유지를 위한 규제를 가하지 않는다.
셋째, 자발적 노력을 통해서 수질기준을 맞추지 못한다면 상수원 보호구역의 지정 등을 통해서 직접적 규제에 착수한다.
넷째, 수질계약제가 진행 중인 상태에서도 일정한 기간 정해진 기준으로 밑으로 내려가면 규제를 한다.
다섯째, 수질의 측정은 규제권자인 중앙정부가 한다.
이러한 내용의 수질계약제가 전혀 생소한 것은 아니며,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시행되어 좋은 결과를 낳은 바가 있다. 경남 김해시 상동면 대포천의 경우가 그렇다. 1997년까지만 해도 대포천은 공장폐수와 축산폐수, 주민들이 배출하는 생활하수로 오염되어 있는 시궁창이었다. 1997년 2월 대포천변 상동면 일대를 상수도 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낙동강 특별법’이 입법예고 됐다. 주민들은 상수도 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 재산상의 피해가 막대할 것을 우려하여 규제를 막아보고자 반대 운동을 벌였다. 그러나 이 반대운동은 상수원 오염을 계속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으로 인식되어 대다수 시민들과 정부는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대포천 주민들은 고심 끝에 환경부에 1년 안에 대포천 수질을 1급수로 만들어 놓을 테니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하지 말라는 제안을 했다. 우여곡절을 거쳐 환경부도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주민들은 가구당 월 2,000~3,000원의 ‘수질개선기금’을 갹출해서 3,000만원을 마련해 그 돈으로 감시단을 구성하고 축산오물과 공장폐수의 무단 방류 감시에 들어갔으며, 각 가정과 식당에 간이침 점조를 설치하고, 주부들은 세제 덜 쓰기 운동을 전개하는 등 각종 환경정화운동에 들어갔다. 그 결과 대포천은 1998년 2월 수질검사에서 1급수 판정을 받았다.
이처럼 수질계약제 하에서는 정부가 규제의 기회비용을 계산하지 않더라도 주민들이 어떤 방식으로 오염을 줄이는 것이 가장 비용이 적게 드는지를 스스로 계산하고 실천할 수 있다. 수질계약제도는 정부의 별다른 규제 없이도 수질보호를 이뤄낼 수 있고 규제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동시에 주민들의 경제활동도 위축되지 않아 그들의 재산권을 보호할 수 있다. 규제의 효과를 거두면서도 규제 비용의 최소화가 자동으로 달성될 수 있는 효율적인 환경보호제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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