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의원, “졸속타결 우려되는 한미FTA협상”
한미FTA 협상이 종반으로 치닫고 있다. 김종훈 수석대표는 1월 15일부터 닷새간 서울에서 열리는 6차 협상을 본격적인 고위급 딜을 위한 막바지 가지치기 협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졸속추진으로 시작해서 불균형 협상으로 일관되었던 협상이 ‘더 이상 얻을 것은 없고 내줄 것만 남은 실패한 협상’으로 귀결되고 있음을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다. 사실상 공식협상은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
이미 지난 1월 7-9일 하와이에서 있었던 한미양국의 협상책임자급회담은 한미 FTA타결을 위한 막판 고위급 회담이 본격화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고위급회담에서 미국측의 획기적인 양보를 기대하기는 더더욱 어렵다. 그렇다면 고위급회담은 백기투항의 협상내용을 은폐하고 타결의 명분을 포장하는 분장실의 의미 이상은 없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의 도발적인 개헌국면 조성은 서민의 생존권과 국가의 주권이 달린 한미FTA 이슈까지를 집어삼키는 블랙홀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국면을 틈타서 국민의 관심을 개헌국면에 묶어두고 밀실에서 졸속으로 협상을 타결할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고위급회담은 실패한 협상 타결을 위한 분장실
그동안의 협상과정을 분석해보면 정부는 협상 타결을 위해 두 가지의 빅딜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하나는 이미 지난 제5차 협상에서 드러났듯이, ‘무역구제-자동차’의 교환이고, 다른 하나는 ‘섬유-농산물’의 교환이다.
첫 번째 딜이 시도되고 있는 ‘무역구제-자동차’의 경우 도대체 교환꺼리가 되는가를 근본적으로 따져봐야 한다. 5가지로 축소한 우리측의 무역구제제도 개선 요구는 알맹이가 빠져 수출업체의 부담을 실질적으로 경감하지 못한다는 껍데기 요구일 뿐이다.(업계요구사항의 4.5%) 그럼에도 미측은 그중에서도 ‘비합산’조항을 빼고 나머지 가지고 생색내듯 자동차분야의 큰 현금을 바꾸려하고 있다.
이러한 어처구니없는 교환을 하려는 발상은 타결에 연연한 외교, 경제관료를 중심을 한 협상단이 노무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 기획이 필요했기 때문에 나온 것이다. 정부에게 충고하건대 이런 경우는 ‘딜’이 아니고 ‘미국을 위한 양보’라는 점을 분명히 해주기 바란다.
진짜 중요한 분장기획은 농업-섬유분야에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섬유의 경우 미국측 세이프가드와 우회수출방지를 수용하는 전제로 얀포워드 일부 예외 인정과 관세철폐시기를 약간 앞당기는 수준에서 검토될 것인데 이 경우 기대했던 2-4억달러의 추가 수출효과는 1/10이하로 떨어지는 미미한 수준이 될 것이다.
그러면서 농산물의 경우 쌀을 제외한 대부분의 품목들이 장기관세철폐(혹은 쿼터량 확대)를 교환하는 수준으로 협상이 정리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런 점에서 농업과 섬유의 협상은 한미FTA의 기만적인 협상의 클라이막스가 될 것이 우려된다.
이 뿐만 아니라 6차 협상의 주요 의제로 되어있는 금융 및 전기,가스,발전,방송 등 공공서비스 분야, 투자자 정부제소권 등의 분야도 협상내용에 따라 대한민국 경제와 국민의 삶에 파멸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분야이다. 그럼에도 이 분야들에 대한 협상경과가 대단히 피상적으로만 알려지다가 최근 들어 미측의 높은 관심분야라는 점과 우리 측의 양보안이 제기되고 있어 좀 더 분명한 검토가 필요하다.
정부는 최종안 사전 국회 보고, 협의해야
협상이 막바지에 이르렀고 각 부처별로 분야별 최종안이 준비되고 있음에도 정부는 고위급회담에서 다룰 아직 우리 측 협상안과 협상전략에 대해 국회에 조차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아직도 부처 간에 협상에 대한 심각한 이견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아, 협상단이 제대로 된 계산서를 가지고 있는 것인지도 의심스럽다.
국회 한미FTA 특위는 ‘졸속협상 지원대책위’가 아니다. 더더욱 실패한 협상의 ‘들러리’로 만들려고해서는 안된다. 국회는 정부의 협상전략을 점검하고 필요하면 국민의 이익을 옹호하기 위해 개입,통제할수 있어야 한다. 정부는 최종안과 막바지 협상전략에 대해 국회에 사전보고와 협의를 거쳐야 함을 엄중히 촉구한다.
민주노동당은 개헌발의라는 의도된 국면에서 눈가림용 협상 타결을 저지하는데 온 힘을 쏟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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