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꿈은 자동차 기술자’...중국유학생 방중일기
부산 부암동의 한 자동차 서비스센터, 시커먼 기름때 묻은 작업복 차림의 자동차 정비기사를 틈으로 유난히 깨끗한 작업복을 입은 젊은이가 보인다. 바로 한국으로 유학을 와 자동차 정비기술을 익히며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고 있는 중국유학생 쥐웨이(25)씨다.
“처음 이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는 일본어와 섞인 공구이름을 몰라 애먹었습니다. 책에서 배운 공구명과 현장에서 사용하는 공구명이 달라 눈총을 받기도 했습니다. ‘니빠’가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를 모르는 저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던 기사 형들이 생각나네요. 그러나 한달쯤 지나면서 이제는 공구명을 몰라 곤란한 경우는 없습니다.”
중국에는 자동차기술자가 매우 인가가 높단다. 예비신부들이 가장 선망하는 신랑의 직업 중에 하나가 자동차 기술자다. 급료로 매우 높은 편으로 북경대학을 졸업한 대졸자의 초임이 3000위안 정도인 것에 비해 북경현대자동차 직원의 초임은 5000위안정도라고 한다.
인터뷰를 하는 사이에도 고참 정비기사의 호출이 이어진다. 간단한 차량정비에서부터 필요한 작업공구를 준비해 주기 위해서다.
중국 북경에서 태어나 줄곧 북경에서 학교를 다닌 쥐웨이씨의 아버지는 북경시청 건축담당 공무원이다. 아버지 덕택으로 별 어려움 없이 지내던 쥐웨이씨는 북경의 평범한 대학 컴퓨터 관련 대학에 진학했다. 그러나 전망이 그리 밝지 않아 보였다. 그러던 중 모두가 부러워하는 북경현대자동차에 취직한 친척을 보고는 자신도 북경현대자동차에 취직하겠다는 목표를 정하고 준비에 들어갔다.
중국에서 기술을 배우는 것 보다 자동차산업이 발달한 한국이나 일본으로의 유학을 결심한 쥐웨이씨는 자신이 입사를 바라는 현대자동차가 있고 또 중국과 유사하게 급격한 자동차산업 발전을 이룬 한국을 선택했다. 인터넷으로 자동차과련 학과를 찾던 중 동의과학대학 자동차과가 유명하다는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유학을 가기 위해서는, 또 자동차기술을 배우기 위해서는 우선 한국어와 자동차 관련 전공을 사전에 배워야겠다는 생각에서 1년 동안 한국어와 전공에 대한 기초학습을 선행해야만 했다. 한국어와 자동차 전공에 대해 어느 정도 습득한 쥐웨이씨는 바로 동의과학대학 자동차과에 입학했다.
“한국어를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었던 한국 유학초기에는 학과수업이 너무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일단 한국어부터 완벽하게 배우기 위해 대학에서 운영하고 있는 튜티ㆍ튜터를 적극 활용했습니다. 잠자는 시간을 빼고는 항상 붙어 다니면서 계속 말시키고 물어보고 하는 생활을 6개월 정도하고 나니까 한국말을 웬만큼 알아 들을 수 있겠더라구요. 구정을 중국에서 보내기 위해 중국으로 가는데 저의 튜터였던 중국어학과 학생과 같이 갈 계획입니다. 같이 생활하면서 도움도 많이 받으며서 서로의 우정이 깊어졌습니다”
자동차 정비기술을 배우기 위해 자동차와 관련된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었지만 한국어를 못해 거부당하기 일쑤였다. 이번에 교수님의 도움으로 이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어 대단히 기쁘다는 쥐웨이씨는 학비도 벌고 하고 싶은 자동차 공부도 할 수 있어 제 꿈을 이루기 위해서도 더없이 좋은 기회로 여기고 있다. 지금은 오직 자동차와 자동차기술자에 대한 생각으로만 지내고 있다고 한다.
“방학 때마다 중국에 계신 부모님을 뵈러 갔었다. 그러나 이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게 너무 좋아 이번 겨울방학에는 중국에 가지 않겠다고 부모님께 전했는데 집에서 난리가 났답니다. 외동아들인데다 돼지띠인 제가 돼지띠인 해 구정을 반드시 집에서 보내야 한다는 부모님의 협박(?)을 이기기 못했다. 하루라도 더 아르바이트하면서 기술을 배우고 싶은데 말입니다. 그리고 돈을 버니까 돈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중국 왕복 항공료가 50만원 정도다. 부모님한테서 얻을 때는 몰랐는데 스스로 돈을 버니까 이런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라고 말하는 쥐웨이씨의 표정에서 유학생활과 자동차기술 습득에 대한 자신감이 묻어나고 있었다.
“제가 받은 작업복에 기름이 묻거나 때가 묻으면 바로 바로 세탁합니다. 이 작업복이 너무 좋아요. 중국에 있는 여자친구에게는 사진을 찍어 인터넷으로 보여줬지만 실제 입은 모습을 보이고 자랑하고 싶다” 유난히 작업복이 깨끗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현대자동차 로고가 새겨진 작업복을 그 어떤 옷보다 소중히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유학을 마치고 중국에 돌아갈 때도 가지고 갈 생각이란다. 자동차에 대한 쥐웨이씨의 애정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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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7월 11일 09: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