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의원, “87년 이후 20년, 대통령의 시대인식에 ‘서민’은 없다”
대통령은 민주화세력이 무능하지 않다고 반론하면서 “개발 독재 연대의 경제 체질도 민주주의 연대의 경제 체질로, 또 세계화 연대의 경제 체질로 완전히 바꾸고, 그리고 사회·경제·정치, 이 모든 분야에서 꼬이고 쌓인 적폐들을 다 청소”했다고 평가했다.
개발 독재 연대의 경제 체질이 민주주의 연대의 경제 체질로 개혁되었다는데 한마디로 어이가 없다. 대통령의 말처럼 87년 이전 한국의 경제성장은 국가(관료)와 재벌들이 유착하여 외국차관을 편파적으로 독점하고 노동자, 농민을 성장의 희생자로 삼았던 ‘개발 독재 연대’에 기초했다. 그런데 87년 이후 20년간 한국사회가 민주주의 연대의 경제 체질로 전환되었다니…. 지난 20년간 한국사회의 가장 큰 변화가 불행히도 경제주체들 간에 민주주의 연대의 결핍으로 인한 양극화 아닌가? 따라서 87년 이후 한국사회가 직면한 가장 핵심적 과제 역시 바로 사회경제적 민주화이지 않은가?
87년 이후 한국의 경제체제는 IMF 경제위기를 초래하였음에도 여전히 더욱 공고화된 재벌중심의 경제권력, 그리고 경제위기 이후 전면화된 자본 개방을 계기로 한국을 장악한 초국적 자본에 지배당하고 있다. 대통령 조차도 이미 권력은 시장에 넘어갔다고 인정하지 않았는가? 한국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재벌과 외국자본의 지배체제가 대통령에겐 ‘민주주의 연대의 경제체질’로 보이는가? 진정한 연대는 여기서 신음하는 노동자, 서민, 농민들이 제대로 살 수 있는 경제체제를 위한 것이어야 하지 않는가? 결국 대통령에게는 민주주의가 서민의 연대가 아니라 재벌과 외국자본과의 연대였던 것이다.
이러한 대통령의 반서민적 시대인식은 현재를 ‘세계화 연대의 경제체질’로 인식하는 데에서도 다시 확인된다. 진정한 세계화 연대란 지구상 모두 시민들이 평등한 삶과 기회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가 직면한 세계화란 미국이 군사적 패권에 의한 ‘무장한 세계화’이며, 소수 초국적 자본들이 배를 채우는 ‘자본의 세계화’이지 않은가? 이 때문에 많은 나라 시민들은 심각한 궁핍에 고통을 받고 있지 않은가? 또 우리 사회는 양극화로 치닫고 있지 않은가? 이러한 ‘미국과 초국적자본’의 ‘결탁’을 대통령은 ‘세계화 연대’로 추앙하고 있다니…. 이런 인식을 가지고 있으니 국민 다수가 반대하는 한미 FTA를 맹목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아닌가? 결국 이처럼 대통령의 전도된 경제 인식이야말로 극단화되고 있는 양극화의 주범이지 않았는가? 우리 서민들이 지금까지 이러한 대통령과 함께 살아 왔단 말인가?
한국 현대사는 수십년간 권위주의세력이, 그리고 지난 10년은 민주개혁을 표방한 엘리트세력이 지배한 시대였다. 그런 의미에서 대통령이 이야기하는 연대는 민주주의 연대가 아니라 소수 기득권 세력의 독점적 지배를 의미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 일방적으로 배제돼 왔던 서민이 주인이 되어야 한다. 사회연대정신으로 서민들이 모여야 한다. 그래서 우리에게 요구되는 시대정신은 ‘서민의 사회연대’이다. 대통령은 ‘연대’를 말할 자격이 없다. 대통령의 연대는 독재를 의미하는 것이다. 그의 ‘연대’는 우리 서민들의 ‘연대’와는 너무도 동떨어진 세상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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