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정책포럼, 2007년 북한 신년 공동사설 분석
“승리의 신심드높이 선군조선의 일대 전성기를 열어나가자”라는 제목의 올해 신년사는 과거에 비해 솔직한 현상 인식을 노정하는 가운데 경제부문을 크게 강조
정치사상, 군사, 경제의 순서로 언급하는 것이 지금까지의 전통적인 방식이었으나, 올해는 매우 이례적으로 경제부문을 가장 우선적으로 취급
북한은 2006년의 경제실적이 저조하였음을 간접적으로 인정
“10여년간 최악의 역경”을 거쳐 왔으며, 농업부문과 관련해서도 “지난 시기와 다름없이” 농사를 천하지대본으로 삼아야 한다고 이례적인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식량난을 비롯한 경제적 어려움이 현재도 지속되고 있음을 시사
이에 따라 2007년 정책의 최우선적인 과제를 경제문제의 해결로 설정
경제발전이 현 시기 ‘절박한’ 요구라는 표현은 1995년 이래 처음 등장
경제부문의 최대 당면과제로는 인민생활의 향상을 제시
2000년대 들어 처음으로 농업과 경공업의 우선순위를 4대 선행부문(전력, 석탄, 금속, 철도운수)보다 높이 설정
또한 북한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소비품 생산에 대한 매우 강력한 의지를 표명
그러나 개별 경제단위들이 독자적으로 자력갱생하라는 것 이외에는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하지 못하는 실정
자력갱생은 2000년과 2006년에 한 차례 언급이 있었을 뿐이나 올해는 수차례 크게 강조되고 있으며, 구호성에 불과했던 과거와는 본질적 차이가 존재
특히 올해 제시된 자력갱생은 이전에 비해 보다 원론적이고 폐쇄적인 자력갱생으로의 회귀를 의미하고 있으며, 국가적 차원이 아닌 개별 경제단위 차원에서의 자력갱생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과는 상당한 차별성이 부각
결국 경제의 정상 가동을 위한 국가적 차원에서의 물적 지원이 불가능한 실정이므로 개별 주체가 자력갱생의 원칙하에 “자체적으로 알아서 먹고 살아라”라는 입장인 것으로 해석
올해 공동사설이 현지지도의 중요성을 이례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것도 ‘모범사례 따라 배우기’를 통한 분권적 자력갱생 전략의 일환인 것으로 판단
비록 북한이 올해 최우선적인 정책과제를 경제문제의 해결로 설정하고 있으나, 성공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
핵문제로 인한 경제제재로 인해 대외경제 환경이 크게 악화된데다가 올해 공동사설이 강조하고 있는 자력갱생이나 현지지도 역시 정상조업을 위한 원자재 확보가 없는 상태에서는 분명한 한계가 존재
따라서 북한은 경제제재의 완화·철폐를 위해 나름대로의 외교적 노력을 기울일 것이며, 그 결과 핵문제 해결에 대한 합의가 의외로 순조롭게 풀릴 가능성이 존재
한편 북한의 경제난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올해에도 새로운 경제정책의 제시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
결국 남한으로부터의 지원 및 경제협력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농후
올해 공동사설이 이례적으로 ‘민족중시’를 크게 강조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전망을 뒷받침
한국개발연구원 개요
한국개발연구원은 제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수립과정에서 경제·사회개발 정책을 연구하는 전문 연구 기관의 필요성에 따라 1971년 3월에 설립된 연구기관으로서 국민경제의 발전 및 이와 관련된 여러부문의 과제를 연구·분석함으로써 경제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증진시키며, 국제화를 위한 전문인력을 양성함으로써 국가의 경제정책 수립과 경제발전에 이바지 할 것을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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