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터넷기자협회논평-시사저널, 시민의신문, 한겨레 기자들의 투쟁을 지지한다
위기의 원인은 안팎에 있다. 미디어환경의 급변으로 인한 포털미디어들의 독점적 구조 심화와 종이신문의 쇠락, 대안적 가치를 표방했던 독립형 인터넷신문의 정체, 한미자유무역협정에 의한 미국 정부의 한국 미디어 시장 개방 요구 등 바깥으로부터 제기된 언론의 위기는 심각한 지경이다.
그러나 더욱 근본적 위기는 내부에 있다. 자본과 1인 지배사주에 의한 종속 심화로 언론사 경영환경은 갈수록 친자본의 지배력이 강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저널리즘 정신, 기자정신은 왜곡되고 변형되고 있다. 부인할 수 없는 시대 환경이다.
이런 가운데 시사저널, 시민의신문, 한겨레 기자들의 투쟁이 계속되고 있다.
기사삭제 등 편집권독립을 위해 나선 시사저널 기자들의 투쟁은 반년이 넘었다. 그러나 최근 시사저널을 둘러싼 국면은 해결의 실마리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전국언론노조 시사저널 분회는 편집권 수호를 위해 파업의 북을 울렸다.
반면 회사 측은 1월 22일 오후 1시부로 직장 폐쇄를 단행했다. 우리 언론사에서 언론노동자들의 파업에 대응해 언론사주가 직장 폐쇄를 단행한 경우는 그 예가 많지 않다. 사측의 대체 편집 인원 투입에 이은 파행적 시사저널 발행과 직장폐쇄 단행은 언론노동자들에게 심히 유감스러운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그렇기에 시사저널 사측은 작금의 직장폐쇄 사태를 즉각 철회하고, 노조와 대화에 나서야 한다. 기자들의 편집권 수호 정신을 존중할 때 사태 해결의 단초가 마련될 것이다.
시민의신문 사태 역시 우리가 주목해야 한다. 전 사주의 성희롱 사건으로 촉발된 시민의신문 사태는 넉 달을 넘기고 있다. '시민단체 공동신문'을 표방한 시민의신문 전 사주의 상식을 벗어난 행위는 시민사회뿐만 아니라 언론운동계 인사들에게 큰 상처와 실망을 안겨 주었다. 시민의신문 기자들과 직원들은 수개월째 급여가 체불되었지만 '시민사회 정론지'로써의 매체 발행 정상화와 지배 주주로부터의 독립을 위해서 고통을 인내하면서 싸우고 있다.
시민의신문 정상화를 위해서 시민사회단체 진영과 이사회 유력 인사들의 지원과 관심이 절대 필 요하지만, 근본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반면 전 사주는 편집국장과 노조위원장, 기자 등 직원 6명을 상대로 1억8천만원에 달하는 거액의 민사 손배소를 제기해 놓았다. 어불성설이다. 시민의신문 전 사주는 즉각 손배소를 철회해야 한다. 시민의신문 이사회와 시민사회단체 역시 <시민의신문> 직원들의 지배적 주주로부터의 언론 독립 운동을 모든 힘을 다해 지원해야 하겠다.
한겨레에서도 금속노조의 광고 게재를 거부한 사측에 항의해 젊은 기자들이 '자본권력에서 자유롭지 못한' 한겨레를 비판하면서 재발방지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88년에 국민주로 출발했던 한겨레도 현재 생존의 논리 앞에서 자본화의 물결을 거스르지 못하는 실정은 안타깝기 그지 없다. 한겨레는 창간 정신을 되찾아 자본권력의 유혹과 힘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는 언론의 정신과 근본 역할, 언론사가 지향해야 할 가치와 언론인들의 언론 행위의 본령이 무엇인지 다시금 자문해 봐야 한다. 자본화나 지배적 사주의 편집권 침해, 언론사주의 부도덕한 행위로 인해 언론사의 고유한 가치와 정신이 훼손당하고, 기자의 자긍심과 독자의 알권리 등이 침해 당하는 사례는 앞으로 더욱 빈번해 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에 현재의 시사저널, 시민의신문, 한겨레 기자들의 투쟁은 본질에 있어서 언론의 근본 정신과 기자의 사명과 역할을 사회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언론자유 투쟁이 분명하다. 특히 직장폐쇄와 체불, 손배소 등의 고통을 겪으면서도 편집권 독립과 공적 매체 제자리 찾기라는 진실한 싸움을 벌이는 시사저널과 시민의신문 기자들의 투쟁은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또한 우리 사회는 응당 그들의 투쟁을 지원해야 한다.
이제 우리 사회는 부도덕한 자본과 사주 등에 의해 포위 당한 채 언론의 고유한 정신과 책무를 포기했거나, 그럴 지경에 놓인 '언론'을 반드시 '공공의 적' 명단에 포함해야 한다. 언론의 상업화를 부추기는 타락한 자본권력과 언론을 지배하려는 지위에 있는 그 어떤 자들에 대해서 언론인들은 그들을 내.외부의 '적'으로 규정하고 감시와 견제, 비판하고, 싸워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이는 비단 언론인들의 과제만 아니다. 우리 사회, 온 국민이 나서서 함께 싸워야 할 싸움이다. 언론 자유의 요건에는 우리 국민이 제대로 된 언론매체를 볼 권리도 포함되어 있다.
언론자유를 뒤흔들고 파괴하는 그 어떤 세력과도 이제 단호히 맞서야 할 때이다. 매체와 지역, 계층을 넘어선 광범위한 언론노동자들의 연대와 국민 참여를 통해 언론의 참된 가치 회복에 나서자. 현장의 기자들부터 적극 앞장서야 한다.
2007.1.23
한국인터넷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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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1월 13일 1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