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와이어)--시계 초침이 한번 움직이면 1초다. 만약 1초를 계속 10등분씩 해나간다면 그 끝은 어디일까? 0.1초, 0.01초, 0.001초, …. 수학적으로는 무한히 가능하다. 하지만 실제 기술로는 분명 한계가 있다. 현재 그 끝이 바로 펨토초, 즉 1,000조분의 1초(10-15초)다. 이를 기반으로 한 것이 바로 펨토과학이다.

1999년 미국 캘리포니아공대 아흐메드 즈웨일(Ahmed Zweil) 교수는 펨토초 레이저를 이용해 초고속 화학반응을 규명한 공로로 노벨화학상을 수상했다. 펨토초 간격으로 촬영이 가능한 레이저를 개발해 상을 거머쥔 것.

원자나 분자의 결합,분해,치환 등 화학반응은 놀라울 정도로 빠른 속도로 일어난다. 원자의 운동 속도는 약 1 km/s 가량이므로 10-10 m 거리에 있는 원자의 움직임을 관찰하기 위해서는 100 펨토초 정도 필요하다.

이 때문에 즈웨일 교수는 한 펄스당 시간 폭이 약 10~50 펨토초에 불과한 극초단 레이저 펄스를 발생시키는 펨토초 레이저를 개발해 원자와 분자의 화학반응을 관찰했다. 레이저에서 높은 에너지와 낮은 에너지를 가진 2개의 펄스를 분자에 때린 후 이 둘의 반응을 비교해 화학반응이 일어나는 원자나 분자의 움직임을 잡아냈다.

국내에서는 이런 펨토초 레이저를 이용해 길이와 시간 두 마리 ‘표준’을 잡으려는 연구가 한창이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의 ‘광주파수제어연구단’이 그 주인공이다.

연구단에서 사용하는 펨토초 레이저는 정확히 말해 ‘주파수 안정화된 펨토초 모드록 레이저’다.

2000년에 개발된 주파수 안정화된 펨토초 모드록 레이저는 일반 펨토초 모드록 레이저와 달리 펨토초 단위의 ‘찰나’의 순간을 정확히 제어해 주파수 및 시공간에서 원하는 빛을 연속적으로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단에서는 이를 이용해 ‘광시계’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국제적으로 시간(주파수) 표준은 마이크로주파수 영역에서 동작하는 세슘(Cs) 원자시계를 이용한다. 연구단은 이 표준을 광주파수 영역에서 동작하는 광시계로 바꾸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갖고 있다.

윤 박사는 “주파수 안정화된 펨토초 모드록 레이저를 이용하면 광주파수 절대 측정이 가능하다”면서 “옛날처럼 세슘 원자시계로부터 광주파수를 합성해 광주파수를 측정하면 과정도 복잡할 뿐 아니라 시간이나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레이저, 즉 빛의 주파수를 직접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면서 “1 펨토초 밖에 안되는 빛의 진동주기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주파수 안정화된 펨토초 모드록 레이저가 유일하다”고 밝혔다.

빛의 진동 주기, 즉 광주파수가 측정된 레이저를 광주파수 표준기라 부른다. 그런데 빛의 속도는 일정하고, 빛의 속도는 주파수와 파장을 곱하면 나온다. 광주파수를 알면 그 빛의 파장도 알 수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광주파수를 측정하면 길이 표준의 ‘길’이 열린다.

또 광주파수 표준기의 주파수의 흔들림이 세슘 원자시계보다 더 정확하기 때문에 시간 표준도 가능하다. 결국 길이와 시간 표준을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세슘 원자시계의 주파수 정확도는 10-15 수준이다. 세계 각국에서 이보다 높은 정확도를 얻기 위해 뜨거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 영국, 일본, 프랑스, 독일 등이 이미 3년여 전부터 광시계 개발에 뛰어들었다.

윤 박사는 “새로운 원리를 이용하지 않으면 10-15 보다 높은 정확도를 갖는 광시계를 만드는 일은 불가능하다”면서 “앞으로 10-15 보다 한 단계 높은 정확도를 갖는 광격자 시계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연구단에서는 이터븀(Yb) 원자를 지목했다. 이터븀 원자를 레이저로 냉각해 포획한 후 원하는 광격자에 넣은 뒤 이터븀 원자의 고유 진동수에 레이저의 주파수를 고정해 새로운 이터븀 광격자 시계를 구현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외국에서 대부분 스트론튬(Sr)을 이용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윤 박사는 “이터븀이 스트론튬보다 광격자 시계 연구에 유리한 점이 많다”며 “우리가 이터븀을 쓸 것을 제안한 후로 미국의 표준연구원인 NIST와 영국의 NPL 등도 스트론튬 대신 이터븀을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연구단은 광주파수 합성기를 제작하고, 이터븀 원자의 공간 포획에 성공하는 등 이터븀 광격자 시계 개발에 한 발짝씩 다가서고 있다.
연구단을 이끄는 윤태현 박사는 “주파수 또는 위상 안정화된 펨토초 모드록 레이저는 차기 노벨상 후보”라고 소개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개요
국가측정표준 정점이며 가장 앞서가는 측정을 연구하는 대덕연구단지내의 출연연구기관입니다.

웹사이트: http://www.kriss.re.kr

연락처

광주파수제어 연구단 윤태현 단장(042-868-52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