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학교병원, 첫 뇌사자 간이식 수술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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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학교병원
2007-02-06 16:47
서울--(뉴스와이어)--지난 주 수요일(1월 31일) 방송된 드라마 속의 한 장면. 아이의 심장 기능이 급격히 나빠져 심장 이식만이 유일한 희망이었다. 모두가 초조한 그 순간 다른 병원의 환자에 대한 뇌사 판정이 나고 그 심장을 이식받은 아이는 생명을 건졌다. 건국대학교병원 (원장 이경영)에서 촬영 중인 ‘외과의사 봉달희’의 한 장면이었다.

드라마 방영 이틀뒤인 금요일 건국대학교병원에서 드라마와 똑같은 상황이 일어났다. 다만 이식 장기가 심장이 아니라 간이라는 점만 달랐다. 건국대학교병원은 2월 3일 장기 이식 관련 전 의료진이 장기적출, 환자대기, 수술준비 등의 역할을 분담하고 숨 가쁘게 24시간을 뛰어 촌각을 다투고 있던 환자에게 뇌사자의 간을 이식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건국대학교병원 응급실로 H씨(44)가 실려 온 것은 지난 1월 9일이었다. 그는 오랜 기간 B형간염을 앓아오다 간경화로 위급한 상황을 맞이했다. 의식이 없는데다 복막염이 동반되어 생존 자체가 불투명한 상태였다.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는 간이식 자체가 어렵다. 게다가 복수가 차 간이식을 해도 감염의 위험이 큰 상황이라, 환자의 목숨이 촌각에 달려있었다.

그러나 자신의 간을 내어 놓겠다는 열일곱 살 딸의 용기 때문일까. 아버지가 의식을 되찾는 듯싶었다. 하지만 여전히 희망적인 상태는 아니었다. 더구나 미성년자인 딸의 간을 이식하기 위해서는 윤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2월 14일에나 수술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고비의 순간만 여러 차례 넘기면서, 워낙 상태가 급박해지자 의료진은 환자가 14일까지 생존하기는 어렵다는 판단 하에 그를 뇌사자 장기이식 1순위 대기자로 올려놓았다.

그리고 기적적으로 2월 2일 오후 2시 계명대학교병원에서 환자에게 적합한 장기를 가진 뇌사자가 나타났다는 연락이 왔다. 1차 판정 이후 뇌사판정위원회로부터 최종 판정이 날 때까지 수 시간. 건국대학교병원 장기이식팀은 첫 번째 뇌사자 간이식을 앞두고 수술 준비에 심혈을 기울였다.

드디어 저녁 7시. 최종 뇌사 판정을 받자마자 외과 윤익진 교수 외 적출팀이 계명대학교병원으로 달려갔다. 또 병원에는 장성환 교수 외 환자 대기팀이 환자에게 수술에 관해 설명을 하고, 정확한 시간에 수술을 진행할 수 있도록 새벽 2시부터 만반의 준비를 했다. 그 외에도 소화기내과, 감염내과, 마취과, 수술실 간호팀과 병동 간호팀, 장기이식코디네이터가 총 출동하여 수술 준비에 임했다.

오후 11시 계명대학교병원에서 간을 적출하였고 건국대학교병원으로 돌아온 것이 새벽 6시, 그리고 다시 8시간 후인 3일 오후 2시에야 비로소 간이식 수술이 끝났다. 24시간 만에 찾아온 안도의 시간이었다.

간이식수술을 총괄한 외과 윤익진 교수는 “간을 기증한 45세의 남자가 건강한 상태였고, 환자 역시 빠르게 호전되고 있어 희망적인 상태”라고 전했다. 또한 “이번 수술이 건국대학교병원에서 실시한 첫 뇌사자 장기이식 수술임과 동시에 적출에서부터 이식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자체 의료진의 역량으로 해낸 수술이기에 더욱 뜻 깊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건국대학교병원은 신축개원 1년 6개월 만에 간이식 5건, 신장 이식 6건으로 11 건의 장기이식과 1건의 조혈모세포 이식을 성공적으로 치러냈으며, 어떤 응급상황에도 적극 대처할 수 있는 병원으로 성장했음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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