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실천연합회, “한반도 대운하 건설 과연, 가능한가? 아님, 논쟁의 의미조차 없는 것인가?"

서울--(뉴스와이어)--요즘, 한반도에 물길을 낼 수 있을 까? 없을까? 를 두고 사회적, 환경적인 논쟁이 우리를 휩싸고 있다.
한 대선주자의 입에서부터 불거졌다는 논쟁의 태생 상 ‘한반도 대운하 건설’이 찬반에 관계없이 정치권과 국민들 사이에서 이슈화 될수록 대선에 큰 영향을 미칠만한 정책적 선거 기반을 마련해 주는 꼴이라는 것을 잘 알기에 논쟁에 동참하는 것이 여간 껄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근거 없이 계속되고 있는 그릇된 환경 논란에 눈을 감고 있을 수만은 없는 일이다.

한반도의 운하 건설은 1995년「한/낙동강 운하의 가능성과 내륙수운 체계의 필요성」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처음 등장하였다. 서울에서 부산간 물류비를 절감하여 국민경제 성장에 막대한 보탬이 되겠다는 요지였으나 당시 물류랑에 따른 경제성 부족, 수질 오염, 생태계의 파괴 등의 문제점으로 한반도의 운하건설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그렇다면, 10년 전에 이미 실현가능하지 않은 이론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받은 운하 건설이 지금에 와서 왜 다시 등장하였는가? 지금은 한반도 내 운하 건설이 가능한단 말인가? 운하 건설을 주장하는 이들이 근거의 타당성과 객관성을 가졌단 말인가?

이러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운하건설 가능성 홍보를 위해 하루가 멀다 하고 열리는 심포지엄이나 토론회의 발표내용을 살펴보면, 현재 운하 건설의 필요성으로 제시한 근거는 이미 95년 세종연구원이 주장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수도권과 부산항 간 컨테이너 물동량이 도로운송에서 내륙운하 운송으로 전환되는데 따른 막연한 수송비 절감만을 내세우고 있을 뿐, 증가한 물동량이나 이에 따른 경제적 효과, 한반도 내의 운하 건설의 지리적 가능성, 강과 하천 공사에 대한 우리의 기술력 등에 대한 과학적인 논증과 통계는 여전히 제시되지 않고 있다.
즉, 550km 길이의 어마어마한 국토 내 물길 내기를 4년 만에 완공하겠다고 장담하며 한반도 운하 사업이 ‘즉흥적 발상이 아니라, 10년 동안 준비해 온 국가적 사업’이고, ‘이미 기술적 검토를 끝낸 사안’ 이며, ‘정보가 부족해서 반대하는 이들에게 충분한 사례를 제시하겠다.’라는 발언들은 설득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우리라나는 연강수량 1200mL에서 1300mL, 이도 여름철 우수기에 약 800mL가 집중적으로 쏟아지는 UN이 정한 물 부족 국가로 2400톤에서 5000톤급의 큰 배가 다닐 만큼 하천의 수량이 되질 않는다. 여기에 경사가 급한 하천의 형태는 한반도 내의 운하 건설의 불가능함을 더하고 있다.
여기에 시공 이후 집중호우로 해마다 높아지는 하상고로 인한 대대적인 준설 작업과 운하 통행 차단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 역시 당연한 결과로 나타날 것이라는 의견이다.

우리 지형에 부적합한 운하를 외국의 성공사례만을 가지고 억지로 끼워 맞춘다면 이에 따른 국토훼손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즉, 강바닥을 일정한 깊이로 긁어내 수로를 만들고, 곳곳에 댐을 건설하여 거대한 인공호수를 만드는 사업은 계획부터 우리의 생태계와 자연환경은 안중에 없다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하다.
자정작용 약화에 따른 부영양화로 인한 수질 악화와 흐르던 물에 살던 토종 생물들의 도태 시키고 두 강이 이어지는 데 따른 생태계 교란이 일어난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를 두고 배가 다니기 때문에 프로펠러에 의해 수질이 좋아질 것이라거나, 생태계가 다양화되고, 갈수기 때 물을 공급하기에 수질 개선 효과가 있다라는 등의 친환경적 운하라는 주장은 웃음만 나올 뿐이다.

이처럼 근거 없는 추측성 환경이론을 들먹거리며 운하 건설의 가능성과 경제적 수익성 부분의 의문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지 못하고 지금의 경제상황을 이용한 여론 몰이만을 지속한다면 ‘한반도 운하 사업’은 실현 가능한 국책사업이 아닌, 대선을 위한 정치적 도구라는 평가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운하건설의 불가능성과 경제성 부족, 환경파괴 등을 의심하는 이들에게 ‘운하건설을 반대하는 것이 우리의 경제성장을 막는 일’인 것처럼 매도하는 것 또한 안 될 말이다.

한반도 운하 건설이 일개 한 정치인의 개인적 신념의 하나라면 우리의 관심 밖의 일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입에서 튀어 나와 한반도의 경제 기적을 다시 한번 만드느니, 계산된 정치적 발언일 뿐이니, 라는 논란이 지속된다면 우리는 반드시 그 필요성과 가능성, 파급효과 등을 면밀하고 과학적으로 진단할 필요가 있다. 물론 “건설 됐으면 좋겠다.”식의 실체가 없고 무책임한 주장과 신화처럼 부풀려져 공상만화 같은 홍보는 당연히 배제하고 말이다.

2천만 수도권 시민의 젖줄인 한강을 파헤치고 낙동강을 뒤집어서 수많은 댐을 만들고 수문을 세워야만 우리가 선진국이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월악산 운하 용수를 대기 위해 충주댐과 팔당댐의 연간 1300억 원대에 이르는 전력생산 수익을 포기하고, 백두대간에 24km나 되는 터널을 뚫어야만 GDP 3~4만 달러의 경제 강대국이 될 수 있다는 것 또한 아니라는 걸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 우리는 모두 원래 ‘빈 수레가 더 요란을 떤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환경실천연합회 개요
환경실천연합회는 환경부 법인설립 제228호, 등록 제53호로 인가된 비영리 민간단체로 아름다운 자연과 환경을 보전해 미래의 유산으로 물려주기 위해 환경 파괴·오염 행위 지도 점검, 환경 의식 고취, 실천 방안 홍보, 환경 정책 및 대안 제시 활동을 구호가 아닌 실천을 통해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또한 지구온난화 방지 등의 지구촌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교류 활동을 진행 중이며 UN 경제사회이사회(UN ECOSOC)의 특별 협의적 지위(Special Consultative Status)와 UNEP 집행이사를 취득해 국제 NGO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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