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대학교 신경득 교수, 이효석 소설의 아름다움 연구한 평론집 펴내
신경득 교수는 최근 ‘우리 이야기 문학의 아름다움·이효석-출생의 비밀, 그루갈이 삶을 위한 씨뿌리기’(살림터刊·이하 ‘이효석’)를 펴냈다. 지난해 황석영에 대한 본격적인 평론서인 ‘황석영 아름다움 찾기-사람 살리고 가난 구하는 역성혁명’을 펴낸 데 이어 두 번째 작가작품론이다.
신경득 교수는 ‘이효석’에서 “향토적·이국적 요소에 대한 관심을 단편소설에 담아온 근대 최고의 작가”로 평가받고 있는 이효석의 작품세계에 대해 크게 4가지 관점에서 본격적인 분석을 펼쳐 보였다. 신경득 교수가 들이댄 잣대는 ‘현실도피인가 자연순응인가’, ‘친일인가 아닌가’, ‘제물갈이 삶인가 그루갈이 삶인가’, ‘창작인가 개작인가’ 등이다.
신경득 교수는 현실도피와 관련하여 “이효석은 동반자작가로서 계급성과 아지프로적 기능을 전면에 밑칠하거나 부분적으로 초칠하는 경향과 동물적 성에 탐닉하는 자연주의적 경향 2가지로 갈라볼 수 있다”면서 “시대를 외면하고 성적 쾌락만을 위해 자연주의에 침몰할 때 작가는 민중을 우매화하여 결과적으로 일제강점기 식민지 정책에 협조하였다는 책임을 벗어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효석의 친일문제와 관련하여 신경득 교수는 일제시대 작가로서 친일성향을 띤 작품과 반일적 민족주의 색채가 강한 작품을 창작하기도 했다면서 “친일문제를 놓고 냉엄한 중립적 위치에서 딴청을 부렸다기보다는 언제나 친일과 반일이라는 작두날 위에서 뜀뛰기를 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신경득 교수는 이효석의 대표 단편인 ‘모밀꽃 필 무렵’이 창작인가 개작인가 논란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하여 “표절은 아닐지라도 어떤 실화나 자료에 기대어 개작한 흔적은 역력하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청구야담’에 비를 화소로 하여 남녀관계를 맺고 아들을 낳는 한문소설 ‘소나기’를 표절한 것은 아닐지라도 적어도 개작한 흔적은 역력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신경득 교수가 이효석의 작품세계를 분석하면서 사실 공을 가장 많이 들인 부분은 ‘제물갈이 삶인가, 그루갈이 삶인가’라는 부분이다. 신경득 교수는 ‘이효석’에서 “‘모밀꽃 필 무렵’의 동이뿐만 아니라 허 생원·성씨 처녀·조 선달, 심지어 허 생원의 분신인 나귀와 동이의 분신인 새끼노새까지도 제물갈이 삶이 아니라 그루갈이 삶을 살아간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루갈이 삶’이란 ‘때를 놓치거나 가뭄이나 홍수 때문에 문전옥답이 아닌 산야나 박토에 오곡 대신 구황작물로 멋대로 뿌려져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인생’을 가리킨다.
신경득 교수는 그루갈이 삶인 허 생원·동이의 모습은 고구려·신라·백제·가야를 세웠던 주몽·박혁거세·온조·김수로왕의 신화를 비롯하여 우리나라의 서사무가, 입말이야기(구비문학) 등에서 ‘아비 없는 아이의 이야기’ 형태로 수없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한다. 건국신화 등의 방대한 자료들로 하나하나 거증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신경득 교수의 ‘이효석’이 하나의 작가작품론이면서, 건국신화, 서사무가, ‘모밀꽃 필 무렵’ 등 우리나라 신화와 문학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이른바 ‘서자 콤플렉스’를 파헤친 민족 서사시와 같은 대형 논문이 되고 있는 이유는 이처럼 그루갈이 삶의 근원을 철저하게 파헤치고 고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학평론이 역사서로도 읽히고 신화의 해설서로도 읽히는 이유이다. 신화와 역사는 오늘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다.
신경득 교수는 ‘이효석’의 결론에 가서 “건국신화·서사무가·입말이야기·주인공 동이는 고난과 역경을 거듭하는 그루갈이 삶을 살아가면서도 세상 사람들을 위하여 자신의 몸과 마음을 바쳤으니, 우리 이야기 문학의 아름다움이 아니겠는가”라면서 “이 한마디 말을 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 독자 대중은 저 빛나는 땅으로 돌아가라”고 말하고 있다.
“중생의 수행목표는 다음 세상에 사람으로 태어나는데 있고 승려의 수행목표는 영원히 열반에 들어 이승으로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데 있다. 오늘도 날개를 편 민들레 씨앗은 하늘을 덮고 있다. 출생의 비밀을 거듭하는 순환고리를 누가 막을 수 있으며 그루갈이 삶을 어찌 마다하겠는가”라며 독자에게 묻고 있다.
한편 신경득 교수는 이번 평론집을 펴내기에 앞서 자신의 블로그에 논문을 연재해 독자와 동료 평론가들과 소통을 하면서 글을 쓰겠다고 하여 관심을 끌었는데 현재 6450여 명이 방문한 상태다.
신경득 교수는 건국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1984년부터 경상대학교 교수로 재직중이며, ‘소백산맥 아래서’(시집), ‘낮은 데를 채우고야 흐르는 물은’(시집), ‘한민족사상론’(평론), ‘조선 종군실화로 본 민간인 학살’(평론), ‘사람 살리고 가난 구하는 역성혁명’(평론) 등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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