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의원, ‘대형화는 미국식 투자자 보호는 재래식’ 비판
그동안 국내의 자본시장은 그 규모나 기능이 위축되어 자금조달기능 확대와 직접금융시장 육성이라는 증권업 본래의 기능을 다하지 못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로인해 정부는 올 상반기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자본시장법)의 제정을 통하여 한국판 금융빅뱅을 유도하여 자본시장 기반을 확대하고 대형투자은행을 육성하여 한국을 동북아 금융허브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오늘 2월 22일 국회 재경위에 상정되는 자본시장법은 증권업의 본래 기능은 도외시한 채 정부도 예상하듯이 4-5개의 투자은행과 투기자본의 이해를 충족시키기 위해 금융빅뱅을 유도하고, 자본시장을 전면 개방하는 정책에 불과하다. 결국 은행식의 숫자 줄이기를 통한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자본시장법이 통과될 경우 관련업계의 인수합병은 불가피하게 되고 통폐합 등으로 구조조정의 후폭풍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입법 발의된 자본시장법으로는 심각한 이해상충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자본시장법에는 ‘투자자권유제도’, ‘내부관리시스템 구축 의무화’, ’chinese wall’ 등의 이해상충 방지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업종간 겸업허용으로 고객자산(펀드)과 회사 고유자산간, 펀드와 펀드간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동일한 주주가 복수의 금융투자업 영위 시 회사 간에도 동일한 이해상충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겸업화·대형화와 더불어 상품의 포괄주의로 사전 예측 불가능한 이해상충 문제도 충분히 발생 가능하다. 통합법의 주요한 모델인 미국에서도 대형 투자은행의 조사분석 왜곡, 부정사례가 빈발하여 보다 엄격한 시장규제제도로 집단소송제, 징벌적손배제도 등을 도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2003년 도입된 증권관련 집단소송제는 피해집단의 구성이 50인 이상이어야 하고 발행주식의 0.01%이상을 보유해야 제기할 수 있고, 자산규모 2조원이상은 ’06년, 2조원 미만은 ‘07년부터 적용된다. 시민단체, 법조계에 따르면 금융감독당국에 의해 혐의가 드러나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사안이 수십 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현재까지 증권관련 집단소송은 1건도 제기되지 않았다.
그 원인은 소의 제기가 금감위의 조사발표에 의존할 수 밖에 없고, 선의의 소송도 패소 시 천문학적인 액수의 회사측 소송비용을 배상해야 하는 부담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악의적 소송이 아닌 경우 패소 시에도 회사측 소송비용은 물어주지 않아도 된다. 자본시장법에서도 보다 현실적인 집단소송제의 도입이 필요한 것이다.
재경부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이중·다중대표소송제도 등의 도입에 대하여 동 제도들은 국민의 권리구제를 담당하는 사법제도와 관련된 사항이므로 자본시장법과 같은 특정 금융업을 규율하는 법률에서 이러한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전체 사법체계와의 조화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으며, 필요한 경우 ‘민사소송법’이나 ‘상법’ 등에서 규율할 사항이라고 하고 있다.
정부관료의 업적주의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설명이다. 법체계상 그러한 문제가 있다면 당연히 관련법의 제,개정을 촉구하여 투자자 보호장치를 완비한 후에 자본시장법을 도입하여야 마땅한 것이 아닌가. 시장은 미국식으로 통합하고 대형화를 추구하면서 투자자보호제도는 왜 미국과 같은 수준으로 제도화하지 않는가? 투자자 보호책임은 사법제도에 미루면서 통합화, 대형화만 추구하면 자본시장의 활성화가 달성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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