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기사의 경쟁은 서로 부침이 엇갈려 더욱 흥미롭다. 2001년 나란히 스타트라인에 선 두 동갑내기 중 좋은 출발을 보인 이는 윤준상. 입단 이듬해인 2002년 LG배 본선을 통해 초단 돌풍을 일으킨 윤준상은 2003년에는 기성전 도전자 결정전까지 치고 올라가 조훈현 九단과 박빙의 승부를 펼치며 황제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한편 이영구는 윤준상이 잠시 숨을 고르는 사이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2003년과 2004년에는 비씨카드배, 2005년에는 오스람코리아배의 신예기전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것. 비록 우승을 놓친 아쉬움이 있지만 입신기전보다 치열하다는 신예기전에서 보인 그의 탄탄한 실력은 충분한 검증과정을 거치며 2006년 한국바둑리그의 한게임팀으로부터 주장으로 깜짝 지명된다.
2004년과 2005년 한국바둑리그에서 4장과 3장으로 활약했던 이영구와 달리 연거푸 2장으로 중용되던 윤준상은 라이벌의 주장 지명에 충격을, 본인의 3장 지명에 더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결국 이영구는 팀의 기대대로 11승 3패를 거두며 주장의 소임을 120% 수행한 반면, 윤준상은 초반 슬럼프를 혹독하게 겪은 이후 8승 6패의 준수한 성적을 올린다.
그리고 2007년 두 라이벌간의 또 다른 터닝포인트가 만들어졌다. 윤준상 五단이 돌부처 이창호 九단을 물리치며 국수위에 오른 것. 이렇듯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두 기사는 서로에게 좋은 동기 부여로써 한국 바둑계의 든든한 재목으로 성장하고 있다.
[제17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의 우승을 향한 가장 큰 고비에서 만난 두 기사는 이런 경쟁의식을 바탕으로 한 치의 양보가 없는 접전을 펼쳤다. 평소의 느긋한 기풍을 미루어 미세한 승부를 예상한 진행자와 해설자를 민망하게 할 정도. 윤준상 五단은 돌을 놓는 손길에 기세가 실려 있음이 느껴졌고, 이영구 六단 역시 평소보다 더욱 날카로운 안광으로 상대를 살폈다. 거친 승부 호흡 속에 엎치락 뒤치락 종반을 향한 바둑은 조심스럽게 흑을 쥔 이영구의 우세가 점쳐졌다. 그러나 정확한 형세판단으로 유명한 이영구 六단이 하변에서 기세를 살린 것이 패인. 하변에서 발생한 1선의 패는 끝내기에 불과하지만 양보한다면 미세한 우세를 넘겨줘야 하는 작지만 커다란 패, 결국 팻감의 개수가 승부를 갈랐다. 228수 끝 백 불계승.
이로써 신인왕전을 향한 서바이벌에는 원성진과 윤준상, 백홍석과 박승화만이 생존해 있다.
한국바둑의 탑포인트를 적립하고 있는 [제17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은 ㈜비씨카드에서 후원한다. 우승 상금은 신예 기전 중 최고인 2,500만원, 제한시간 각 10분에 40초 초읽기 3회가 주어진다. 윤준상과 이영구의 라이벌전은 3월 28일 밤 9시 바둑TV를 통해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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