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뉴스와이어)--포커 게임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은 가장 낮은 패를 가진 사람이 아니라 두 번째로 높은 패를 가진 사람이다. 가장 낮은 패를 가진 사람은 일찌감치 게임을 포기할 수 있지만, 두 번째로 높은 패를 가진 사람은 결국 가장 높은 패를 가진 사람에게 큰 돈을 잃게 되는 것. 이와 유사하게 승부의 세계 바둑 역시 우승과 준우승은 명예와 실익에서 극명하게 대조된다. 우승자는 양지에서 화려한 스팟라이트를 받으며 그 기쁨을 만끽하는 반면, 준우승자는 음지에서 조용히 아픈 상처를 치유해야 하며, 때로는 그 상처를 치유하지 못하고 승부의 세계를 외면하는 극단적인 경우도 있다.

4월 2일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제17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 두 번째 준결승전의 주인공 원성진 七단과 윤준상 六단이 만났다. 원성진 七단은 현재의 바둑계에서 준우승 징크스에 가장 혹독하게 시달리고 있는 주인공. 송아지 삼총사로 일찌감치 대성의 재목으로 꼽혔으나, 라이벌인 최철한과 박영훈 九단이 하나, 둘 타이틀을 차지하는 동안 준우승 이력을 추가하는 데 그치며, 어느덧 후배들에게마저 추월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 날 원성진의 상대인 윤준상 六단 역시 금년 초 돌부처 이창호 九단을 꺾으며 국수전 타이틀을 쟁취한 바 있다.

213명 프로기사 중 가장 두터운 바둑을 둔다는 원성진과 윤준상의 대결. 많은 이들은 각자의 진영을 견고하게 다진 후, 중반 이후에서 승부처를 맞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두 기사는 초반부터 격렬하게 부딪쳤다. 좌상과 좌변, 좌하에 걸친 몸싸움은 패로 귀결됐고, 원성진 七단은 악수 패감까지 쓰며 좌변의 백대마를 잡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윤준상 六단 역시 상대의 악수 패감으로 중앙을 두텁게 하고 우하를 제압하는데 성공하며 우세를 확보. 두 번째 전투는 우상귀와 상변에서 벌어졌다. 윤준상 六단은 우상의 흑진에 미끄러져 들어갔고, 불리를 의식한 원성진 七단은 강수를 연발하며 총공세에 나선 것. 서슬 퍼런 상대의 기세에 당황했을까, 혹은 평소 최고의 낙관파라는 자신의 닉네임에 충실했을까. 윤준상 六단은 지나치게 두텁게 약점을 지키는 완착을 두었고, 원성진 七단은 좌상의 백진을 위협하며 상변에 알뜰한 터전을 마련하여 역전에 성공했다. 203수 끝 흑 불계승.

이로써 원성진 七단은 미리 결승 무대에 선착해 있는 백홍석 五단과 4월 12일부터 결승 3번기를 펼치게 된다. 원성진 七단은 이미 2001년과 2006년 비씨카드배 신인왕전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쓰라린 기억이 있다. 이제 그의 나이와 경력을 비추어 볼 때 신인왕 타이틀을 획득하여 신예 딱지를 탈피해야 한다. 참고로 한국기원에서 발표하는 2007년 3월 프로기사 랭킹 중 원성진 七단은 우승 경력이 없는 프로기사 중 가장 높은 순위인 9위에 랭크 되어 있다. 원성진 七단의 화려한 비상을 기대해 본다.

[제17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은 ㈜비씨카드에서 후원한다. 우승 상금은 신예기전 중 최고인 2,500만원, 준우승 상금은 1,000만원이다. 이 날 원성진과 윤준상의 대결은 4월 11일 수요일 밤 10시, 바둑TV를 통해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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