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의원, “한미FTA협상 영어원문 왜 여당만 보여주나”
그러나 정부는 지금 타결문 원본을 공개하지 않은 채 국민들을 향해 마치 협상이 대단히 성공적인 것처럼 일방적으로 홍보하고 있을 뿐 아니라, 심지어 한미FTA에 찬성하는 의원에게는 원본을 보여주고 반대하는 의원에게는 보여주지 않는 파렴치한 행위를 서심지 않고 있다.
외통부의 “한미 FTA 분야별 최종 협상 결과”에 따르면 국문 및 협정본은 동등한 효력을 가지는 정본으로 인정한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사실상 국문본은 영어본을 번역한 것이어서 영어본을 보기 전에는 의미를 알 수 없는 부분이 매우 많다.
가장 큰 쟁점이 되고 있는 투자자-국가 소송제에도 명확하지 않는 표현이 많이 나타나고 있는데, 표현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의미가 전혀 달라질 수 있어 협상 결과를 평가하기에 어려움이 많다.
부동산 간접수용이나 조세관련 사항이 특히 애매한 표현이 많다. 부동산 가격 안정화 정책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부동산 정책이 투자자국가소송 대상이 될 수도 안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에 본 의원은 이를 명확해 이해하기 위해 5일 낮 외통부와 재경부 담당 교섭관에게 영문본 해당 부분을 열람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정식으로 요청했으나, 교섭관은 상부의 지침에 따를 것이라면서 당장은 열람이 곤란하다며 자료를 줄 수 없다고 거절하였다.
이 때까지만 해도 본 의원은 영문본 열람이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금지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그런데 어제 저녁 MBC <100분토론>에 출연한 열린우리당 송영길의원은 한미FTA 타결 영문원문을 봤다면서 자세하게 인용하였다. 한미FTA협상 결과에 대해 일관되게 반대해온 본 의원에게는 보여주지 않더니, 일관되게 찬성해온 송영길 의원한테는 영어원본을 보여준 것이다.
오늘 6일 오전 열린 국회 한미FTA특위에서 본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정부가 한미FTA협상 타결을 찬성하는 의원에게는 자료를 공개하고 반대하는 의원에게는 안 주는 것인지 따지고, 특위 차원에서 한미FTA 타결 영문원본을 국회에 제출토록 공식 요구할 것을 제안했다.
그런데 이 문제에 대한 정부측 답변이 더 가관이었다. 김종훈 한미FTA 수석대표에 따르면 열린우리당 송영길 의원이 한 토론회에 나간다며 특별히 열람을 요청해 관련된 6줄만 보여줬다는 것이다.
6줄만 보여줬다니, 그렇다면 6줄 앞 뒤 부분은 테이프로 가리고 보여줬다는 말인가.
협상 결과를 정확하게 평가하기 위해서는 협상 결과를 담은 영어원문을 하루빨리 공개해야만 한다. 결과도 공개하지 않고 정부가 일방적으로 협상 결과에 대해 자화자찬하는 것은 희극이다. 평가는 국민이 하는 것이며, 정부는 국민들이 올바른 평가를 할 수 있도록 관련 정보는 성실하고 겸허하게 제공해야 한다. 특히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 관련정보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제공하는 것은 정부의 기본 책무이기도 하다.
그런데 정부가 영어원문 공개도 하지 않고 일방적인 자화자찬을 하는 것도 모자라, 한미FTA에 찬성하는 의원에게만 원문을 보여주고 반대하는 의원에게는 보여주지 않는 파렴치한 행태를 보이는 것은 참으로 유감이다.
외교통상부는 왜 본 의원에게는 원문 공개를 거부하고 송영길 의원에게는 원문을 보여줬는지, 또 6줄만 보여줬다는 게 사실인지, 언제 어디서 누가 어떤 방법으로 보여줬는지 등 관련 사실을 정확하게 밝히고 국민과 국회 앞에 공개 사과해야 한다. 정부는 일방적인 자화자찬식 홍보를 중단하고 하루빨리 영어원본을 공개해서 한미FTA협상 결과를 둘러싼 국민적 혼란을 말끔히 씻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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